많은 사람들에게 인문학은 막연하다, 뜬구름 잡기다. 그러나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문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고 어려워야 할 이유도 없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고 칡뿌리 얽히듯 얽혀 이런저런 관계를 만들며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문학은 막연한 것도, 뜬구름 잡기도 아니다.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한 것도, 접근하기 어려울 만큼 근엄한 것도, 세상살이와 단절해야만 가능한 혼자만의 구도행도 아니다.
인문학은 대학에만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시장에도, 공장에도, 동네 구멍가게에도, 회사 사무실에도 있다. 인문학은 모든 곳에 있어야 하고 만인의 것이어야 한다. 인문학의 중요한 사회적 효용의 하나는 그것이 민주주의의 토대를 다진다는 것이다. 인문학이 실패하는 곳에서는 정치가 실패하고 경제가 실패하고 사업이 실패한다. 그런 곳에서는 시장전체주의가 사회를 거꾸로 세우고 사람을 물건 만들고 팔 것과 팔아먹을 수 없는 것의 구분을 사라지게 한다. 수단과 목적의 자리가 뒤바뀌고 어떤 것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인가를 따지는 토론도 불가능해진다.
아이들 때문에 바쁘고, 먹을거리 입을 거리 따질 것 많은 이봄에 인문학을 만나 함께 걸어가 보자. 고개를 조금만 돌려보면 도처에 가볼만한, 함께 할만한 인문학 강좌들이 넘쳐난다. 나에게 약간만 투자하면 어쩌면 내일은 분홍빛으로 물든 미소가 내 얼굴에 담길 지도 모를 일이다.
책읽기와 함께 하는 겸재정선 기념관의 강좌
겸재정선기념관에서는 ‘명사·석학과 함께하는 미술·인문학 강좌’를 개최한다. 조선시대의 문화, 예술, 사상을 통해 우리 미술문화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2012년 1월부터 매월 명사·석학을 초청하여 강의를 실시한다.
강사로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 이광주 인제대학교 명예교수,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 등이 참여하여 ‘한국문학과 미술’, ‘유럽 교양인과 조선시대 선비의 교양, 놀이, 문화’ ‘동서 문화 교류의 어제와 오늘’ 등을 주제로 강의를 한다.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총 12강이 진행되는 ‘미술·인문학 강좌’는 겸재정선기념관 3층 다목적실에서 개최된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10시부터 2시간씩 강의가 진행되며, 문화예술에 관심 있는 성인이면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1년(12강) 수강료는 1인당 3만5000원이다. 강의 일정 등 자세한 사항은 겸재정선기념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겸재정선기념관에서 만나는 또다른 인문학 강좌로 ‘책읽기와 함께하는 미술,인문학 강좌’가 있다. 4월에는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를 마련하고 개화사 주지로 계신 송강 스님의 특강으로 법정 스님의 책을 통해 법정 스님 삶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석할 수 있고 수강료는 무료이다.
이밖에도 책과 함께 하는 인문학 교실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인문학 전문 사이트들이 꽤 여러 곳 운영 중이다. 내게 맞는 인문학 강좌들을 자유롭게 골라 수강할 수 잇는 것이 다양한 강좌를 운영 중인 인문학 사이트들의 장점이다. 시간도 선택의 폭이 넓고 커리큐럼도 다양한 이곳을 이용하면 좀더 활발하게 인문학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강서와 양천 영등포 주변의 온라인과 오프라인 인문학 강좌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는 마포구 서교동 홍대 부근의 ‘상상마당’ 마포구 서교동의 ‘아트앤 스터디’ 그로동의 ‘행복한 인문학당’ 등이 있다.
국립극장과 백화점에서 만나는 프리미엄 강좌들
국립극단이 2012년 ‘월요 인문학 강좌’를 시작했다. 공연이 없는 월요일 오후 다섯시를 통해 매달 한국의 대표적인 인문학자들이 창작자들과 함께 사유와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본 강좌는 연출가, 극작가, 배우, 스태프뿐 아니라 관심 있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는 강좌이다.
4월의 국립극장 강좌는 파트리스 파비스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초빙교수)의 ‘연극학 사전의 새로운 언어들‘이 준비되어 있고, 하반기에는 ‘우리가 삼국유사에 대해 알고 싶은 두 세가지 것들’ 등이 예정되어 있다.
인문학 열풍이 계속되면서 백화점들의 인문학 관련 강의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백화점은 시인 신달자 명작 스캔들의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교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유홍준 교수의 특강을 마련하는 등 인문학 강좌를 확장해 가고 있다. 영등포 롯데백화점에서 현재 진행 중인 ‘영광의 유럽회화’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루벤스와 렘브란트, 밀레를 거쳐 마네와 모네, 르느와르, 세잔, 고흐 고갱까지 유럽회화의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유럽의 문화와 역사를 조명한다.
신세계 백화점은 다양한 강좌가 준비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림 너머 화가 이야기’는 르네상스부터 인상주의 초현실주의와 팝아트까지 미술사조별 대표 화파들의 특징과 그림이 탄생한 시대적 배경을 공부한다.
‘대영박물관에서 보는 세계사’ 강좌를 통해서는 박물관에 앉아서 한눈에 들여다보는 세계 역사. 재미있는 박물관 역사여행의 세계로 안내한다. 세계 문화유산의 보고인 대영박물관의 소장품들을 통해 고대 이집트나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의 문명들을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는 임헌영 중앙대 국문과 교수의 광활한 대지 러시아의 문학과 음악과 미술을 통한 역사 탐험이 ‘러시아 역사와 문학예술’ 강좌가 고품격 강좌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밖에 지역의 도서관과 구청, 주민자치센터와 여성문화센터를 자주 눈여겨보면 좋은 강좌정보를 얻을 수 있다.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문학 강좌들
롯데백화점 영광의 유럽 회화 (120,000원) 771-2500
신세계백화점 그림너머 화가이야기 (40,000원) 1588-1234
러시아문화와역사 (40,000원) 1588-1234
낭독의 즐거움 (40,000원) 1588-1234
영국위4대뮤지컬 (40,000원) 1588-1234
클래식 매너(20,000원) 1588-1234
현대백화점 러시아 역사와 문학 2653-4560
겸재정선기념관 명사,석학과 함께하는 미술,인문학(35,000원) 2659-2206
책읽기와 함께하는 미술,인문학 (무료) 2659-2206
국립극장 월요 인문학강좌 2280-4114
행복한인문학당 http://happyinmun.hunet.co.kr/ 구로구 구로3동
아트앤스터디 http://www.artnstudy.com/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 http://www.sangsangmadang.com/ 마포구 서교동
유창림 리포터 yumus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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