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주부들의 선거토크

주부들은 피부에 와 닿는 공약을 원한다!

지역내일 2012-04-02 (수정 2012-04-02 오후 11:52:30)

4·11 총선을 앞두고 선거를 바라보는 주부 유권자들은 무관심하다. 주부들이 선거에 무관심하다고 정치에 영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본격 선거이야기가 나오면서 주부들은 각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우리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생각은 하지만 지역을 위해 얼마나 소신 있게 일할 수 있겠냐며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생활정치의 한 중심에 있는 주부들이 진정 바라는 공약은 어떤 것일까.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주부 유권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번 선거토크에는 전주시 완산갑과 완산을 선거구 주부들이 참여했다. <편집자주>

◇ 전주시 완산갑 주부 유권자들의 표심은?


전주시 완산갑 참가자 : 이진희(44), 이미숙(44), 박성자(48), 오정연(47)

“사실 주부들이 정치에 얼마나 관심있겠어요. 만날 하는 이야기가 그 이야기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거든요.”
오정연 씨는 “후보자 대다수가 선거 때 ‘친서민’을 표방하지만 정작 생활수준은 서민과 거리가 멀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에게 특권의식을 너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유권자들은 투표에 앞서 후보자들의 진정한 서민의식을 바라고 있었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특권의식이 생긴다는 것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숙 씨는 “정작 국회의원이 되면 달라지는 게 그 자리인 것 같다”며 “선거철에 유권자들에게 친한 척 다가오지만, 국회의원 돼서 위로 올라가면 다음 선거 때나 보게 된다”고 말했다.




뜬구름 잡기보다 현실성 있는 공약 필요
주부들은 각 후보자들이 내놓은 공약들을 살펴보면서 사실 어떤 공약을 내세웠는지 별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복지지원, 문화기반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지만 가슴에 와 닿는 공약은 아니라는 것이다.
주부들 관심은 복지지원 보다는 지금 당장 살고 있는 지역 환경에 관심이 많았다. 주부들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나 문화시설을 건립해 주는 게 당장 주부들에 와 닿는 것들이었다. 특히 전주시 완산갑 지역은 인구대비 문화시설과 체육공원시설이 부족하다고 주부 유권자들은 호소했다.
박성자 씨는 “일자리를 만들겠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식의 공약은 막연해 보인다”며 “지역민이 원하는 문화시설을 지어주겠다면 언제 무엇을 건립하겠다는 식의 현실적인 공약이 주부들에게 와 닿는다”고 강조했다.
지금 같은 식의 공약은 단지 후보자들의 호소력 없는 공약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미숙 씨는 “40대 중반이 돼서 일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곳이 없더라”며 “많은 월급을 원하지도 않는데, 40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40대 여성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여성취업교육에 적극 나서 줄 후보자를 원했다.




공교육 강화에 목소리 높여
총선을 바라보고 있는 주부 유권자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공약은 ‘교육’이었다. 주부들은 공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안 시킬 수 있도록 공교육 강화를 1등 공약으로 들었다.
이진희 씨는 “항상 교육문제는 ‘돈’이 문제에요. 돈을 많이 들여 공부시킨 아이가 요즘 실력이 더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잖아요. 아이들 교육비에 치여 결국 부모들 노후준비가 안되어 악순환이 됩니다. 공교육 강화 정책을 내 놓는 후보자에게 투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성자 씨는 “서울로 대학가는 전북 인재들을 위한 장학숙 건립에도 신경을 써주었으면 한다”며 “경제적으로 어려워 전북에 눌러 앉는 아까운 인재들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전북의 우수 인재들을 키울 수 있도록 폭넓은 장학제도나 장학숙 건립 등의 정책이 주부들에게 훨씬 호소력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이야말로 우수 인재들을 발굴하여 장기적으로도 전북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추진력 있는 신선한 후보자 원해
주부 유권자들은 무조건 당 위주의 인물보다는 추진력 있는 인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또 나이가 많은 후보자보다 젊은 후보자를 원했다. 주부들은 매 선거 때마다 나왔던 후보자가 아닌 청렴하고 참신한 인물을 지지하고 있었다. 이는 젊고 소신 있는 후보자들은 왠지 비리도 적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미숙 씨는 “인상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잘생긴 외모보다 추진력 있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인물이 좋다”며 “젊고 신선한 인물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국회의원 후보자들 중 우리 지역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없다는 것에 목소리를 높였다. 누가 당선되든지 별로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진희 씨는 “자신이 생각하는 인물에 투표를 하게 되면 사표가 될까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당을 보고 투표를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속내를 털어 놓았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 전주시 완산을 주부 유권자들, 총선에 목소리를 높이다


전주시 완산을 참가자 : 김희연(42), 온유정(41), 김은영(54), 윤미희(44), 김미숙(48) 


특정당 NO, 성실한 후보에게 한 표 던질 터
바야흐로 선거철이 다가왔지만 여느 때보다 침착한 분위기다. 완산을은 오래전부터 이번 총선을 준비하며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이 있어 주부들도 그들의 이름석자가 낯설지 않다고.
김희연 씨는 “특히 전주는 민주당의 텃밭이라 ‘공천이 곧 당선’인 줄 아는데 이젠 그런 분위기는 아닌듯해요. 가끔 저희 남편이랑 선거이야기를 할 때가 있는데 ‘성실한 후보에게 한 표를 주자’는 말들을 합니다. 특히 남편은 민주통합당을 경계하고 새누리당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도 하지만 사실 저도 이성적으로는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공약이나 인물을 보고 표를 줘야 한다는 생각은 하는데... 중요한건 투표장에 가봐야 한다는거죠”라며 웃는다.
그는 덧붙여 “저는 친서민적인 사람을 뽑고 싶습니다. 선거 전 잠깐 얼굴 비추다 당선되면 서울 가서 다시 얼굴 보기 힘든 그런 사람이 아니라 우리지역을 위해서 발로 뛰며 일할 그런 사람 말이죠”라고 말한다.     


셋째 아이 무상교육! 팍 와 닿지 않나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만들기’라며 이런 정책 저런 정책들을 내놓지만 사실, 자식 셋 가진 부모들이 몸으로 느끼는 혜택은 ‘간지럽다’라고 표현할 정도다.
“셋째 낳자”는 남편의 애걸복걸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엄마들이 모였다.
온유정 씨는 “세째가 유치원엘 다니고 있는데 원비가 장난이 아닙니다. 집값이 얼마고 차값이 얼마인지 등 재산을 따져 지원을 받고 못 받고를 가리는데 대출을 끼고 집을 샀음에도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원비가 어느 정도냐면 어지간한 사립대 등록금 수준입니다”라고 말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는 이미 오래전, 선거철 노인들의 표를 얻기 위한 ‘노령연금 인상’ 등의 선심성 공약보다 ‘세째 아이, 나라에서 책임지고 키워주겠다’ 이런 말이 더욱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는 게 그의 말이다.


선거에도 수준 높은 시민의식 필요해
잦은 이사로 광주, 부산, 대구, 전주 등 영호남에 두루두루 터를 잡고 살아봤다는 김은영씨. 그는 정치판도 바뀌어야 하지만 우리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조심스레 내놓는다. “전주 양반, 양반 하니 좋은 말인 줄 아는데 그거 좋은 말 아니예요. 예전에 양반들이 어떻게 했습니까? 집안에 처자식 먹고 살 양식이 떨어져도 책만 보고 있으면 아내가 이웃집에 품 팔고 옷 지어 가정을 보살피지 않았습니까? 전주 양반이 어쩜 꼭 그 꼴입니다. 자신한테 이익이 되는 일엔 열심을 다하면서 나에게 조금 불리하다 싶으면 트집잡고 배째란 식이지요. 상식적으로 아닌 일에도 양반이라 절대 그 앞에서는 ‘아니다’ 말하지 못하고..대부분 영남이나 광주 지역 사람들은 이에 비하면 아주 솔직한 사람들입니다. 때론 ‘사납다’ 싶을 정도로 강할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때는 정말 ‘독하다’ 싶을 정도로 똘똘 뭉치는 성격들이지요. 그래서 저는 ‘우리’를 위해 ‘나’를 버릴 줄도 아는 그런 근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한다. 더불어 그는 지역민들이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무장을 해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한다.    
   
천잠산 공원화 추진을 건의합니다!
‘효자동의 등산로?’ 하면 떠오르는 것이 황방산. 하지만 윤미희 씨는 “황방산 황토 순례길 조성 뭐 이런 공약보다 전주대 뒤편 천잠산을 등산코스로 정비를 좀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천잠산은 왕복으로 딱 2시간 걸리는 산인데 여자들끼리 가면 좀 무서운 산이예요. 계단도 위험하고 발 디디기도 힘들어 아이들과 산행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아요. 또 여름철에는 그늘을 만드는 나무가 별로 없어 자주 찾기가 힘들어요. 산림도 좀 가꾸고 쉴 수 있는 공간도 좀 만들어 인근 주민들이 쉴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김미숙 씨는 당원비가 통장에서 빠져 나갈 정도로 나름 특정당을 지지하는 주부이다. 하지만 그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원장들의 배만 불리기보다 유치원 교사들의 처우개선을 바라는 동시에 믿을만하고 질높은 국공립 유치원이나 병설 유치원의 수를 늘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부신시가지의 교통체계 개선과 쓰레기 없는 깨끗한 도시 만들기’에도 나서야 할 때라고.
‘일만 벌이는 생색내기 식의 공약이나 이행보다 이미 이루어진 일도 잘 닦고 관리하여 가꾸며 진정 지역민들을 위해 미쳐 날뛰는 후보였음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4 · 11 총선, 이제 우리 아줌마들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임에 틀림없다.




김갑련 리포터 ktwor04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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