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항외과 의학칼럼

신종플루, 치질, 종기

지역내일 2012-04-25

글 : 그린항외과 안중욱 원장


항문질환 치료를 오래 하다 보면 의외의 환자를 만나게 된다. 

전세계가 신종 플루로 한창 유행하여 병원마다 감기환자와 예방접종으로 정신없던 때에 신종 플루로 의심되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던 한 환자가 병원에 찾아왔다. 고열에 기침 등 감기 증세가 있었던 이 환자는 일반 감기약을 복용하다가 그 정도가 심해서 신종 플루라고 의심을 하고 병원을 찾아가서 신종 플루에 대한 검사를 하였고, 신종 플루 검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우리 병원에 온 이유는 신종 플루 때문에 온 것은 아니고 고열과 항문의 통증증상으로 치질로 오인하고 찾아 온 것이었다. 항문 진찰결과 항문주변에 종기(항문농양)가 생겨있었다. 진찰 후 바로 항문농양 수술을 하여 농양을 제거하자 이내 열이 내리면서 몸살기운도 없어지고 모든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 환자의 경우는 신종 플루로 인해 열이 난 것이 아니라 항문농양에 의해 고열이 발생하였던 것이었다. 이 환자는 이렇게 수술로서 간단하게 열이 내리고 몸이 정상이 되자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환자 본인이 신종 플루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심을 하고 퇴원을 하였고 나중에 검사 결과도 신종 플루가 아니라고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이렇듯 항문 농양의 처음 증세가 몸살기운이 있으면서 미열증상과 항문 불편감이 나타난다. 그래서 보통 환자들은 본인이 판단하여 감기약을 며칠 복용하고 그래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항문외과로 내원을 한다. 이렇듯 가벼운 질병들도 이러한 사소한 증후에 숨어서 심한 증상으로 진행되는데 무서운 질병은 더 말할 여지가 없다. 아프지 않으면 무심코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아프지 않으면서 나타나는 이상 징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변이 나오거나 변의 색이 탁하거나 변을 자주 보게 되거나 잔변감이 계속 느껴지면 꼭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사실 병의 원인을 찾는 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앞서 사례처럼 최첨단 과학시대에 살고 있고 대중매체가 발달하여 일반인들도 의학지식에 대해서  더 많은 해박한 지식을 갖게 됐지만 여전히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경험은 중요하다.  

몸에 이상 징후가 보이면 바로 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을 것이며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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