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대학원)가 유성에 문을 연지 40년이 지났다. 그동안 카이스트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대전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군자녀캠프’ ‘4-90 프로그램’ ‘적정기술’ 등을 통해 카이스트 학생들의 봉사와 인성교육에 힘쓰고 있는 이승섭 교수를 만나 카이스트의 사회적 기부에 대해 들어봤다.
지역사회에서 카이스트의 위상은
세계적인 대학이 모여 있는 미국 보스턴에선 대학들이 지역사회와 고민을 나누고 기업들과 활발히 교류한다. 보스턴 시민들은 도시에 있는 대학들에 대해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
대전에는 수십 개의 국립연구소들이 있고 카이스트가 있어도 서로 교류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의 입장에선 대전시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 대전시도 카이스트를 이용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카이스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카이스트는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사회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많다. 카이스트가 학부가 있는 대학이었으면 달랐을 것이다. 학자인 우리는 그냥 착한사람 일뿐이다.
이제 카이스트는 세계의 대학들 중 100위권 안에 들어왔다. 카이스트가 생긴 지 40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낸 성과였다. 기계 전자 등 기술적인 면에서 따진다면 20위권 안에 든다고 자부한다. 사실 교수들은 이것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연구와 논문 쓰기에도 바쁘다. 하지만 보스턴의 MIT같이 이제는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 카이스트의 지난 40년을 살펴보고 앞으로 40년을 고민해야 한다.
카이스트의 리더십에 대한 생각은
지난 40년 동안 못사는 나라에서 잘살기 위해 과학기술 인재를 키우려고 노력하다보니 지금의 카이스트가 됐다. 이제 지역사회 인재 양성을 위해 카이스트가 리더십을 발휘해야한다.
카이스트와 지역사회 연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역사회와 교류하기 위해 시스템을 변화시켜 정책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와의 연관성을 고민하다 보니 ‘군 자녀캠프’를 생각했다. 초창기 카이스트가 클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군면제 때문이었다. 그 빚을 갚기 위해서 ‘군 자녀캠프’를 하게 됐다고 군인들에게 말했다. 시작한 지 3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자리를 잡았다.
카이스트의 사회적 기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적정기술’이다. 기술에 관련된 것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고, 저개발국가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기부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KAIST 학생들의 인성과 봉사정신, 창의력 계발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4-90’ 프로그램은 카이스트 학생들의 다양한 봉사 경험을 위해 만들게 됐는데 카이스트에 없던 RCY 봉사 동아리를 만드는 계기가 됐다.
학생들 선에서 하는 봉사나 기부는 한계가 있다. 카이스트에서 공식적으로 제도화시켜 나갈 시점에 와 있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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