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의 적정기술 연구

“봉사·창의력 계발 동시에 할 수 있어”

지역내일 2012-04-23

20세기 초 간디는 물레를 이용한 전통적인 방식의 천짜기를 통해 적정기술의 상징적인 행동을 전 세계에 처음으로 소개했다.
적정기술은 저개발국의 저소득층을 위해 개발된 것으로, 빈곤상황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국제개발의 대안적 방법이다. 저개발국가 토착기술보다는 훨씬 우수하지만 선진국 거대기술에 비해선 값싸고 소박한 ‘착한기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3월 19일 카이스트(KAIST)에서 기계공학과 이승섭 교수가 주관하는 1차 적정기술관련 모임이 있었다. 이 모임에 실제 몽골에서 현지형 사회적기업인 ‘Good Sharing’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윤석원(사회적기업사업단 대외협력팀) 과장이 참여해 현지상황을 설명했다.
윤 과장은 “적정기술은 우리가 ‘갑’이 아니라 ‘을’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첨단기술을 가지고 만든 것들은 그대로 현지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저하게 현지 생활에 맞춰 현지인이 만족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한 것이다.
카이스트 ‘G-saver(축열기)’ 적정기술 연구사업팀장 강주석(기계공학과 4학년) 군은 “적정기술은 봉사와 창의력 계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좋은 연구로, 기계공학과 ‘창의적 시스템 구현’이란 과목을 수강하면서 G-saver 관련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적정기술 연구를 위해 창의적 시스템 구현 수업과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강 군은 지난해 여름 캄보디아에 봉사활동을 다녀오면서 느낀 것이 많다. 현지인이 사각형 정수기를 설치해주니까 ‘둥근 정수기가 디자인이 더 예쁘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강 군은 “물의 질이 아니라 정수기 모양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보면서 현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적정기술 연구는 KAIST 학생들의 역량강화와 봉사정신을 키우고 더불어 사는 사회의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적정기술은 소득증대를 넘어 빈곤층의 복지까지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환경적 측면에서도 인류 생존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미아 리포터 eppe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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