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공부의 신’을 찾아서-최진아(창현고등학교 3학년)
자신을 들여다보면 최적의 공부법을 찾을 수 있다
‘공부의 신’이란 호칭이 자신에게는 맞지 않는, 거창한 이름 같다는 최진아는 스스로를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 없이 그대로인, 평범한 아이였음을 강조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공부법이 있는 것도 아니란다. 타고난 성격 때문인지, 그렇게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는 진아의 얘기를 가만 듣고 있자니, ‘무한신뢰’라는 말이 번쩍 떠오른다. 인생의 고비 같은 외부의 자극은 없었어도 내 안에서 나를 믿으며 다스릴 줄 아는 힘, 대표적인 ‘공신의 조건’이다.
수학에서 배운 도전, 희열, 수학은 내 사랑!
못 풀 것 같은 문제를 풀어낼 때의 희열, 수학이 좋아진 건 그 맛을 안 순간부터였다. 마치 중독이라도 된 듯 더 어려운 문제를 찾게 되고, 또 도전하게 되고, 스스로 답을 알아내는 과정이 반복됐다. 진아는 ‘수학이 제일 좋다’며 눈을 반짝인다.
“모의고사 대비할 때는 모든 과목에 골고루 시간을 안배하는 편이지만, 내신 공부 때는 수학에 비중을 많이 둬요. 집중도 잘 되고, 지루한 줄을 모르거든요.” 한번 잡으면 끝을 보고야 마는 건 진아의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한 몫 거들지 않았나 싶다. 수학사랑에, 집요한 성격까지, 그래서 진아는 진학목표를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로 정했다. 막연하게 연구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방학 중 체험학습을 통해 아직 개발되지 않은 화학생물 분야의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최근에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게 됐다고. 느긋한 아이도 적극적으로 만들어놓은 수학, 진아가 들려주는 수학 공부법은 이렇다.
▷개념서, 수업, 문제풀이로 튼튼하게 다지기_ “개념서로 먼저 선행학습을 해둔 뒤에 수업시간에 선생님 설명을 듣고 확실하게 개념을 다져요. 그 이후에 문제집으로 문제유형을 익히죠.” 요즘엔 개념서들이 잘 나와 있어 어렵지 않게 예습도 가능하다. 수학은 문제풀이가 중요한데, 그렇다고 해서 많은 양의 문제집을 풀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 권을 서너 번 반복해서 확실하게 푸는 것이 좋다. 처음엔 문제집에, 다음엔 안 풀렸던 문제들 위주로 직접 노트에 적어서 풀어본다. 예서 나온 오답들은 별도의 오답노트에 옮겨서 또 다시 푼다.
“한번 풀었다고 해서 그 문제를 제가 완벽히 아는 게 아니에요. 우연히 문제를 해결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다음에 다시 풀어보는 거죠. 제대로 점검하는 의미에서요.”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재차 확인하는 과정 그 자체가 실력이 될 수 있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하는 불안한 마음은 버려라~
의례 그렇듯 진아에게도 ‘교과서’는 가장 훌륭한 자습서일까.
“과목별로 다르다고 봐요. 국어, 영어는 교과서나 수업 위주로, 과학은 수업 중 나눠준 프린트물 위주로 공부하죠. 과목의 특성에 따라 교과서, 프린트, 개념서, 문제집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편이에요.” 중학교 때까진 영어, 수학 사교육을 받았지만 고등학교 진학 이후 사교육을 접고 혼자만의 공부를 해왔다는 진아. 부족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학원의 도움을 받진 않았다. 이유인 즉 시간낭비! 학원수업뿐 아니라 그 이후의 자기학습화 시간까지 필요하다 보니 자신만의 공부시간을 뺏기기 때문이다.
“시험 후에 점수가 안 나오면 이건 혼자 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하지만 섣불리 그렇게 판단할 건 아닌 것 같아요. 친구들, 선생님 등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창구는 얼마든지 많거든요. 더 열심히 하자, 다음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진아는 실제로 학원을 다닐 때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혼자공부를 시작한 이후 성적이 상승세를 그리는 친구도 본 적이 있다며 자신에게 맞는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찾아볼 것을 권한다. 물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잠은 충분히 자는 게 좋은데 다섯 시간 반에서 여섯 시간 정도?(웃음) 잠 하나만으로도 기분 좋은 하루가 좌우된다”고 진아는 귀띔했다.
남들보다 늦어도 갈망만 있다면 언제든지 목표에 선착할 수 있어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잠을 자는 등 공부에 대한 생각을 과감히 접어둔다. 스스로 완급조절을 잘 한다는 진아의 가장 큰 무기는 확실히 ‘자기성찰’인 듯 했다. 진로만 해도 그렇다. 사실 연구원이란 직업도 막연하게 자리 잡고 있던 생각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조급했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마음만 있다면 언젠가는 자신의 목표에 확신이 생길 날이 올 거예요. 진로를 찾기 위해 많은 경험과 조언도 필요할 수 있지만, 자신을 가만히 되돌아보면서 제일 좋아하는 것,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진아가 들려주는 희망의 메시지다.
진아의 보물1호는 가족. 제일 먼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편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가족, 방학 때마다 여행을 다니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웃고 즐기며 함께 했던 가족,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느낀다. 관심 받는 행복한 아이, 진아의 긍정의 힘은 오늘도 가족이란 화수분에서 만들어진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Tip. 최진아의 과목별 학습법
*국어_ 교과서 위주의 공부, 수업시간에 필기했던 내용을 위주로 복습하고, 문학자습서도 병행해서 본다. 문학작품을 공부할 땐 지문을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작품을 이해하려고 한다.
*영어_ 지문을 읽으면서 독해를 위주로 한다. 한 지문에 문법, 어휘, 문장구조 등을 파악하고 모르는 어휘는 따로 정리해서 외운다. 시험기간엔 지문을 거의 외울 정도로 서너 번 정도 반복해서 본다.
*수학_ 개념서로 선행학습, 수업시간에 개념을 익힌 뒤엔 유형별 문제집을 서너 번 반복해 푼다. 모의고사나 수능기출문제 같은 심화문제를 통해 시험 대비를 한다.
*과학_ 선생님이 주시는 프린트물이나 노트 필기로 개념을 다지고, 문제집으로 문제유형을 익힌다. 틀린 문제는 해답을 다시 적어놓고, 몇 번 확인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많은 문제를 익혀야 하는 물리는 문제를 꾸준히 푸는 방법으로, 개념이 중요한 생물은 개념을 거의 외우다시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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