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애학교 기숙사 방 잠글 수 없다”

3차 재판 증인조사서 밝혀 … 학교 측 생활관리 미흡 드러나

지역내일 2012-04-18

“아이들이 자는 방문은 어떻게 잠그지요?” “방은 잠글 수 없습니다. 잠금장치가 없어요.”
재판부와 증인의 질문과 대답이 오간 순간, 방청객이 술렁였다. 인애학교 기숙사 내 아이들이 기거하는 방은 안전을 이유로 잠금장치가 없었다.
9일 오전 10시 30분 열린 천안 인애학교 재판에서 학교 기숙사생활지도원 두 명에 대한 증인조사가 있었다.
이날 조사에서 2011년 피해학생의 방과후지도와 기숙사생활을 담당했던 생활지도원 심 모씨는 “2010년 피해학생의 이야기를 들은 후 어머니와 통화해서 아이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이후 학교에 보고했기 때문에 제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천안인애학교성폭력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에서 주장한 ‘학교가 성폭력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도 2년 동안 사건을 은폐·축소했다’는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또한 기숙사 건물은 잠금장치가 있어 외부인을 통제할 수 있지만 방은 잠글 수 없게 하는 등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점도 확인됐다.


◆ 충남교육청 전수조사서 3명 피해학생 더 나와 = 한편, 충남교육청이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인애학교 전 학생에 대한 개별전수조사에서 피해학생이 추가로 나왔다. 천안 인애학교 장애순 학부모 회장은 “이번 전수조사에서 협박이나 성폭력이 의심되는 3명이 더 나왔다”며 “아이들의 특성 상 정확한 피해사실을 못 밝힐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인애학교 성폭력 사건과 관련, 직접적인 피해나 협박 등을 당했다고 진술한 학생은 총 11명. 이에 따라 피해학생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요구가 커지고 있다. 대책위 김난주 간사는 “학교측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동안 피해학생은 물론, 추가로 파악한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고통이 컸을 것”이라며 “사건에 대한 빠른 조사는 물론, 아이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심리치료 프로그램 지원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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