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문화거리 신부동 만들 것”
노점상․상인 ‘상생 발전 토론회’ … 천안시 “시민들 대안 정책에 적극 반영”
천안시 신부동에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인 개발이 아니라 기존의 것을 최대한 살리고 새로운 것을 접목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 8일 신부동 백석빌딩 지하 회의실에 이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참석한 사람들은 신부동 상가 상인들과 전국노점상연합회 천안지부노점․한울타리노점․공원노점상들이다.
이들은 “청소년이 찾고 싶은 문화공간을 조성하자” “각 노점상에 적합한 간판들 걸자” 등 침체된 신부동 거리를 개성 있고 창조적인 문화공간으로 바꾸고,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신부동을 문화가 살아 있는 거리로 =
신부동거리는 항상 활기가 넘친다.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백화점, 주변상가, 터미널, 영화관 등을 오가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주차 등 교통문제, 불법전단지가 에워싼 지저분한 환경, 거리의 정체성 약화 등으로 지금 신부동은 중병을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부동상점가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상인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다. 상인들은 “우리가 힘을 합쳐 생계의 터전인 신부동상점가를 아름답고 개성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며 힘을 합쳤다.
상인들은 이미 지난해 여름 ‘상가벽화그리기사업’을 진행해 신부동을 오고 싶은 거리로 만들자는 노력을 기울였다. 성공적인 변화를 경험한 상인․노점상이 ‘토론회’를 조직, 신부동상점가를 개성 있고 창조적인 문화공간으로 바꾸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토론회를 제안한 신부동상점가상인회 이서경 홍보이사는 “처음 천안시에서 마련한 공청회에 두 번 정도 참여했는데 의견이 잘 모이지 않았다”며 “상가벽화그리기사업을 하면서 진행했던 ‘색다른 공청회’를 제안했더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토론회는 관 주도가 아니라 거리를 함께 구성하는 상인․노점상이 자발적으로 거리의 정화와 공존․공생을 고민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한울타리노점 양성규 회장은 “처음에는 토론회에 대해 부정적인 노점상도 많았지만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며 “청소년이 많이 찾는 신부동을 문화의 거리로 조성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노점상․상인 상생하는 아름다운 거리 만들겠다” =
토론회 진행은 퓨어퍼실리테이션 연구소 구기옥 소장(국제공인퍼실리테이터 프로세스 컨설턴트)이 맡고 있다. 퍼실리테이션은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최근 많은 기업에서 도입하는 방식으로 회의 진행자가 그룹 토의를 이끌어 가는 토론 방법이다.
여섯 번의 토론회를 주도한 구 소장은 “이런 토론회를 시도하기 어려운데 좋은 결과를 낸다면 전국에서 주목할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3월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낼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구 소장은 “상생은 어느 한쪽의 이익을 위하거나 누군가의 피해로 얻는 것이 아니다”라며 “난립해 있는 노점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느냐는 디자인과 스토리가 해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부동 노점상․상인들은 토론회 결과를 시에서 내년 9월 열리는 웰빙식품엑스포를 앞두고 조성하려는 ‘걷고 싶은 거리’와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낼 계획이다.
◆ 충돌보다 대안 제시하는 상생 … 천안시 “토론회 결과 검토하겠다” =
천안시는 지난해 11월 신부동 주공2단지 도로변 노점상 2개소를 철거했다. 이어 시는 지난 1월 신부동 종합버스터미널 일대 노점상에 대한 철거 방침을 내비쳤다. 이에 천안지역 노점상연합회가 반발하고 나서며 충돌이 예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의 진행에 따라 천안시는 한 발 뒤로 물러서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천안시 도시건설계획과 길중섭 지도단속팀장은 “토론회를 통해 모은 다양한 의견을 검토해 시의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시민들에게 불편함이 없고 상가나 주민들이 반대하지 않는, 다수가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 내용을 적극 받아들여 결정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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