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도, 최장수를 누리는 장수마을 사람들도 어느 누구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
최근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유사한 예로 일본에서는 `항노화’가 아닌 늙음을 즐기자는 `향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최영숙 교수는 말했다. “맞이하는 죽음을 통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삶을 훨씬 가치 있게 만들 수 있답니다.”
웰다잉은 정리하고 화해하고 준비하는 작업
최 교수가 대학에서 호스피스에 대한 강의를 할 때였다. 한 여학생의 아버지가 강의실로 애타게 딸을 찾는 연락을 했다. 최 교수의 ‘가장 고마운 사람에게 문자를 남기고 전화기 전원을 꺼두라’는 지시를 학생들이 실행에 옮긴 후였다.
강의실은 뒤집혔다. 여학생을 찾은 사람은 다름 아닌 그동안 딸과 연락을 끊고 지냈던 아버지. 아버지가 전화를 건 순간, 이미 딸과 화해를 시작한 것이었다.
잘 살아간다는 것은 바로 잘 죽어가는 것이다. 역설적인 이 문장은 죽음이 있기 때문에 삶이 의미 있다는 말과 같다. 최 교수는 “웰다잉은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라는 뜻”이라고 짚었다.
최영숙 교수는 어릴 적 오빠가 갑자기 죽었던 충격이 컸다. 또 언니마저 세상을 뜨는 아픔을 겪었다. 최 교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나는 언제까지인가….” 갑자기 당할 수 있는 죽음에 대비해야겠다는 결심이 생긴 계기였다.
최 교수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피할 수만은 없다”며 “주변을 잘 정리하고 마음에 걸리는 이들과 화해하고 떠날 준비를 다했을 때 비로소 우리는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전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이 충남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최 교수는 ‘암울한 죽음’을 ‘맞이하는 죽음’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2009년 천안 웰다잉 연구소를 모태로 올해 충남 웰다잉협회로 규모를 확대시켰다. 또한 백석문화센터에서 4기까지 100여명의 `웰다잉전문지도사’를 양성했다. 백석문화센터 웰다잉전문지도사과정은 3월 26일 개강한다.
최 교수는 천안시에서 주최하는 `아름다운 소풍길’ `아름다운 노을’ 등의 강의를 맡아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장례식장 견학하기, 수의입고 입관체험하기, 유서쓰기 등의 체험을 진행했다.
경로당 활성화 사업의 일환인 `노인통합교육’에 3인조 웰다잉전문지도사를 보내 웰다잉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켰다. 레크리에이션, 콩트, 갈등 표현극 등 노인들의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갈등의 해결방법을 찾는 강의를 진행했다.
최 교수는 “웰다잉에 대한 강의를 들은 이들은 저마다 `등 돌리고 살았던 지인들과 화해하고 싶고, 평소에 무력했는데 이제 정리를 해야겠다’며 곳곳에서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조용히 강의준비를 시작했다.
문의 : 최영숙 교수 011-404-0596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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