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화가 조도중의 ‘땅의 생명전’

지역내일 2012-02-28

도립미술관 서울관은 2월 28일까지 7일간 ‘조도중 개인전’을 개최한다. 



1948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11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그는 대학교 1학년 때 국전에 입선을 하는 등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전북대학교 미술교육과 겸임교수로 활동하였던 그는 2000년 새로운 작품 구상차 내려간 고창에서 흙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고, 지금까지 10년 이상 하루에 17시간 이상 흙과 씨름하며 혼신을 다해 작품 활동에 몰입하고 있다.
조도중의 작품은 일반 유화가 아닌 흙이 원재료이다. 흙을 구하는 작업은 고된 노동을 요구하는 힘들고 어려운 고뇌의 길이다. 그는 산에 올라 마음에 드는 색의 흙을 만나면 그곳에 표시를 해두고 매일 그곳을 오른다. 그는 그러한 행위로 흙의 또 하나의 미덕인 참을성을 말하고 있다. 흙을 고르게 가꾸고 씨를 뿌리면 우리에게 수확의 기쁨을 주듯이 그 역시 이러한 흙을 통해 모든 작업이 자기실현의 길, 또는 본연의 자기를 회복하기 위한 고행이라 여기고 작업에 임하고 있다.
조도중의 이전의 작품들은 유화작품들로 사람들에게 많은 호평도 받았지만, 유화로는 독창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그는 무수한 방법이나 테크닉을 시도해보았고, 그 결과 신앙의 힘으로 흙이라는 질료를 만나게 되었다. 작품들은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분위기로 표현되어 있고, 나무와 줄기 그리고 꽃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추상화이다. 그러나 그의 추상화는 인위적인 것이 연상되지 않고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작품 자체가 흙의 세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깊은 산속의 이른 아침 풍경, 이슬을 머금은 풀들, 거기에 풀벌레 소리와 바람소리가 스친다. 화폭에 가득 찬 맑고 그윽한 형형색색의 색들은 모두 흙이 주는 자연의 색채인 것이다. 작가 조도중은 땅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명의 근원을 포착하고 그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에게 이야기 해주는 전달자 역할을 할 것이다.


■ 조도중 개인전 ‘땅의 생명전’
기간 : 28일까지
장소 : 전북도리미술관 서울관
문의 : 063-290-6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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