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석 고지’를 향한 결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2030세대 유권자의 투표율이 승부를 가를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전체 지역구 의석의 45.5%를 차지하는 수도권 112석 대부분에서 박빙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만큼 장년층에 비해 변동의 여지가 많은 젊은층의 투표율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30세대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2000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했지만 투표율이 높았던 2004년엔 열린우리당이 승리했다.
2000년과 2004년 총선 투표율은 각각 57.2%와 60.6%로 격차는 3.4%p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0년엔 한나라당이 지역구 112석을, 2004년엔 열린우리당이 지역구 129석을 얻어 승리했다. 두 선거의 결정적인 차이는 2030세대의 투표율이었다.
2000년의 20대 투표율은 36.8%였지만 2004년엔 44.7%로 7.9%p 높아졌다. 30대는 50.6%에서 56.5%로 5.9%p 상승했다. 반면 40대는 66.8%→66.0%로 거의 비슷했고 50대(77.6%→74.8%), 60대 이상(75.2%→71.5%)은 오히려 낮아졌다. 야권 성향이 강한 2030세대의 투표율 상승이 선거의 흐름을 바꿨던 셈이다.
특히 2000년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은 수도권 97석 중 과반을 넘는 56석을 얻었지만 패배했다. 수도권에서 압승하지 못하면서 영남(65석)과 호남(29석)의 의석수 차이를 넘어서진 못한 결과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은 영남에서 크게 패했지만 수도권 109석 중에서 76석을 석권하며 완승을 거머쥐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 40석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새누리당이나, 70석 이상을 얻으며 제1당을 노리는 민주통합당 모두에게 수도권 2030세대의 투표율은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준석 비대위원을 영입하고 손수조 후보를 공천하면서 2030세대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1000표 이내로 승부가 결정되는 곳이 40~50곳 이상인 수도권에서는 2030세대의 참여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30세대가 최근 선거에서 야권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았다고 해서 총선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야권에 실망한 이탈표까지 생각하면 2030세대 투표율이 50%대까지는 올라서야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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