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 동네 인기 문화센터 강좌 ②

CBS문화센터 ‘성악 솔리스트’

뜨거운 열정이 만들어 내는 천상의 소리

지역내일 2012-04-08

양천구와 강서구 영등포구에는 백화점 문화센터부터 할인매장 문화센터, 문화원까지 여러 개의 문화센터가 있다. 문화센터 강좌는 운동 예술 요리 등 주부들의 건강과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점점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워 이용이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퀄리티로 몇몇 인기 강좌는 대기자가 몰려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양천 강서 영등포 내일신문에서는 우리 동네 문화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를 직접 찾아가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그 두 번째 이야기 CBS문화센터의 ‘성악 솔리스트’ 강좌를 소개한다.


하루의 피곤함을 노래로
저녁 7시, 제법 늦은 시간 깜깜한 강의실에 불을 밝히는 사람들이 있다. 40대에서 50대 초반의 남, 여 일곱 명은 무대 위에서나 만날 수 있는 솔리스트들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이면 어김없이 CBS문화센터에 모여, 직장생활로 힘들었을 하루의 피곤함을 노래로 푼다는 이들의 만남은 2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강의실에 도착하니 차를 한잔 씩 돌리는데 자세히 보니 물이다. 이 물은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성악 수업에서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한두 명씩 강의실로 들어오면서 누군가 도넛 한 상자를 사왔다. 모두들 “시스터 산타가 왔어요” 라며 반가워한다.
이 강좌에 가장 늦게 합류한 김은아씨다. “회원들을 위해 매 수업시간마다 간식을 준비해 오는 고마운 분이에요” 회원들은 그녀에게 시스터 산타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그녀는 이 강좌에서 강사님을 제외하고는 유일하게 성악을 전공했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에게서 카르멘의 이미지가 느껴졌다. “성악을 전공한 후 활동을 쉬었다가 뒤늦게 다시 공부를 시작했는데, 배운지 6개월 밖에 안 되었지만 발성법을 이미 익히신 분이라 어느 정도 수준이 되세요”라고 손 강사는 평가한다.
성악 솔리스트반에서는 남성 4명과 여성 3명이 매주 손 강사로부터 이태리가곡, 독일가곡, 한국가곡, 오페라 아리아, 성가곡, 뮤지컬 주제곡 등을 지도받고 있다. 길이가 긴 곡의 경우 3회 정도 수업으로 마무리하는데, 회원들이 집에서 개별적으로 연습을 해오기 때문에 가능하다. 보통 짧은 곡은 1회에서 2회 정도면 끝내는데, 수업에 참여해 보니 “아~ 이래서 빠른 시간에 마스터가 가능 하구나!”하고 느낄 수 있었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열정적인 수업
“2년 전부터 같은 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세 분과 함께 수업을 듣고 있어요. 성악을 전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두들 성당에서 솔리스트를 하고 있어요”라는 남경씨는 반장을 맡고 있다. 2년 동안 이 강좌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것도 수업시간마다 강의 내용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회원들에게 일일이 보내주는 남씨의 공이 크다. 집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자신의 자세를 체크하고, 강사가 지적했던 부분을 되돌려 보면서 피드백을 하는 것이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는 듯하다.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모두 일어서서 천천히 팔을 올리고 내리는 동작과 함께 호흡과 숨 고르기를 한다. 어깨를 앞으로 돌리고 호흡을 멈추었다 풀어주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손, 발 털기로 마무리 동작이 끝나면 바로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발성연습에 들어간다.
모두 함께 서서 전신 거울을 통해 자신의 입 모양과 자세를 체크하면서 발성연습을 하다가 한 명씩 돌아가면서 개인별 발성법 레슨을 받는다. 불필요한 동작을 수정하고, 입술 모양의 마무리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면서 “목에 힘 빼고, 입주위에 힘 빼고, 소리를 모아주세요. 부비동의 울림을 느끼며 소리를 내세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리를 뽑아내도록 유도한다. 남씨는 “유학파 선생님은 고자세인 경우가 많은데 손 선생님은 고칠 때까지 친절하게 반복해서 설명을 잘해주세요”라며 손 강사의 친절하고 자상한 수업방법이 수업 내내 자신감 있게 소리를 낼 수 있게 만든다고.
일곱 명이 수업에 참여하지만 일대일 개인 수업에 가깝다. 시창연습까지 끝나면 그날 준비한 악보를 가지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파트별 레슨을 받는다. 이번에는 마치 무대에 선 듯 관객을 보고 노래한다. 복식으로 발성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는 수업 내내 앉아 있을 겨를이 없다. 다들 열정과 실력이 대단해서 테너와 바리톤, 베이스, 소프라노, 알토 등 한 명씩 내는 소리가 강의실 안을 가득 채워 음악회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강의시간: 매주 화 저녁7시~8시30분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미니인터뷰_CBS문화센터 성악 솔리스트반 손명희강사
수업 내내 미소를 잃지 않는 실력 있는 강사
력 있는 강사에게 성악 개인레슨을 받으려면 시간당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CBS 문화센터라서 가능한 것일까?
저렴한 비용으로 수업을 들으면서, 수업 내내 충분히 개인 레슨을 받은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손명희 강사의 노련한 시간 배분이 그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환갑을 맞이한 손 강사는 서울음대를 졸업한 후 시카고의 아메리칸 컨서바토리(American Conservatory)를 수료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숙명여대 대학원을 졸업, 10년 이상 목동 앙상블 지휘자로, 또 인하대 평생교육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작년 9월 창단된 푸르미 합창단(화곡동)의 지휘를 맡고 있다. 올 10월에는 창단 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년간 강사로 활동하면서 공연기획자, 아나운서, 문화센터 강사 등을 배출했는데, 클래스 내에는 성당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4명 외에도 이지형씨(바리톤)는 교회 중창팀에서, 최한나씨는 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금 클래스의 50%는 전공한 사람 못 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계세요”라는 손 강사는 앞으로 전원 모두 성악을 전공한 사람과 대등한 실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가르치는 것이 감사하고 즐거워요. 가르친 대로 잘 따라와서 모두 소화하였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이 커요”라며 장기적으로는 오페라 가곡 등의 공개 오디션에 출연시켜 성과를 내는 것과 단기적으로는 올 10월에 있을 푸르미 합창단 창단 연주회에 잘하는 몇 분의 찬조출연을 계획 중에 있다.
손 강사는 “누구든지 화요 성악 솔리스트반을 수강 하실 수 있지만, 기존에 계신 분들이 잘하시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기가 어려울 수 있어, 어느 정도 기본기를 익히신 분들이 참여하는 것이 좋아요” 라며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오전에 진행되는 월요 주부반을 추천한다. 연습곡과 쉬운 시창으로 기본 음정, 박자를 배우고, 화요 성악 솔리스트반과 같은 스타일로 손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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