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매서운 갑천의 강바람도 이들의 달리기 사랑을 막지 못한다.
강풍이 몰아치는 갑천변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맞바람이 불어도 이들은 조금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린다.
뛰어야 사는 사람들, ‘대전마라톤클럽’ 동호인이다. 올해 13주년을 맞은 이들은 마라톤이 좋아 틈만 나면 달리는 ‘달림이’들이다. ‘이렇게 힘든 운동 뭐가 좋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구동성 답한다. “일단 뛰어 보시라.”
동호인의 훈련을 맡고 있는 이광한(48)씨는 “마라톤을 하면 보약이 따로 필요 없다”고 말한다.
마라톤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 중 하나로 전신 운동 효과가 탁월하다. 때문에 온 몸의 근육을 골고루 발달시킬 수 있으며, 체지방 제거 또한 효과적이다. 운동의 효과도 크고 성취감도 큰 운동이 바로 마라톤이다. 그래서 달리는 도중 숨이 턱까지 차올라 가슴이 터질 것 같아도 멈출 수 없다. 달리면 달리수록 달리기에 대한 갈망이 커진다. 그들의 표현을 쓰자면 미치게 좋단다. 이것이 마라톤의 매력이다. 처음 달릴 땐 5㎞를 힘겹게 뛰었지만 두 번째 달릴 땐 5㎞는 쉽게 달릴 수 있다. 그러면 욕심이 생겨 코스를 조금씩 늘리고 그러다 하프 마라톤과 풀코스 마라톤에 차례로 도전한다. 조금씩 목표를 높이고, 힘겹지만 그것을 성취했을 땐 그야말로 스스로를 꼭 안아주고 싶다.
뛰는 사람만 즐거울 순 없다. 지난 ‘고창 고인돌 마라톤’대회에서 교복 퍼포먼스로 보는 이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대전마라톤클럽 동호인.
건강과 성취감 동시에
7년차 마라토너인 윤태자(53)씨는 마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했다. 마라톤을 하는 남편을 응원하며 훈련장을 오고가다 아예 같이 뛰기로 한 것이다.
윤 씨는 “걷기 빼고 처음 한 운동이 마라톤이다”며 “아무도 내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할 것이라 생각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마라톤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풀코스를 완주했다.
첫 풀코스 완주의 감흥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는다. 마흔 후반 주부로서 맛 봤던 성취감 중 이와 바꿀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자신감이 부쩍 늘고 또래 주부들이 흔히 겪는 우울증도 윤 씨 곁엔 얼씬도 못했다. 그는 주부들에게 “거창한 도전이라 생각하지 말고 일단 달려라”고 조언한다.
사방이 탁 트인 곳에서 바람을 느끼며 하는 운동이라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다는 것이다. 특히 봄을 맞은 갑천변은 그야말로 마라토너들에겐 천국 같다. 시원한 강변 바람에 절로 땀이 식고 경사가 완만해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올 수 있다. 박종헌(40)씨는 “중년이 되면 체중은 줄었는데 배는 나온다”며 “근육량이 감소하고 체지방이 늘어난 것이니 필히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브 쓰리(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것)를 6번 기록한 윤영철(46)씨는 처음 계족산을 뛰며 달리기의 매력에 빠졌다. 조용한 숲 속을 홀로 뛰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윤 씨는 “마라톤은 머리가 쉴 수 있는 운동이다”고 말한다. 운동화 하나면 행복한 이들, 그들은 오늘도 갑천변을 달린다.
대전마라톤클럽 : www.daejeonmarathon.com
문의 : 010-5074-0051, 010-3405-7180
안시언 리포터 :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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