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물이 들어가는 4월 초입, 특별한 주말나들이에 초대를 받고 따라 나섰다.
‘더불어 사는 지역 공동체’를 추구하는 푸른내서주민회의 ‘봄맞이 즐거운 날’이 지난 일요일 감천 초등학교에서 열린 것이다. 나물 캐서 비벼먹고 화전 구워 나눠먹는 12번째 봄나물 캐기 마을 행사였다.
스피커를 통한 전래 동요의 흥겨움이 분위기를 돋우고 나물 씻는 아낙, 공을 차거나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 화전에 장식할 꽃을 따는 가족들의 화사하고 자유로운 움직임 등이 학교 운동장을 가득 메웠다.
이웃 간 오고가는 말속으로 웃음이 묻어나고, 손잡아 이끌어 꾹꾹 눌러 담아주는 밥에는 정 또한 수북했다. 모양도 맛도 갖가지인 봄나물은 보약이라는데, 막 캐온 나물 다듬어 손으로 슥슥 비벼낸 생채 비빔밥은 자꾸 먹어도 또 먹고 싶도록 일품이었다.
따뜻함과 정겨움, 평화로움과 감사가 출렁이는 가운데 이름만큼 풋풋하고 넉넉한 푸른 내서 주민들의 귀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리라.
밥을 먹은 뒤 팀별로 화전을 굽는 시간. 에코 상점 숙영 씨가 갑자기 작은 약병들을 꺼냈다. 푸른내서주민회는?
카레, 커피, 오미자, 녹차 등 색색별 재료를 담아온 화전도구들이었다. 미리 준비해온 찹쌀반죽에 색을 섞어 예쁘게 새알크기로 빚어 놓으면, 예지엄마와 민숙 씨가 다섯 개씩 모아 꽃모양으로 펼쳐 화전을 구워냈다. 먹음직하고 예쁜 모양이 완성됐다.
직접 딴 꽃으로 장식하며 화전 만들기에 몰두하던 아이들은 “예뻐서 못 먹겠어. 먹기에는 아까워..” 탄성을 지르면서도 금세 접시를 비워냈다.
각양각색의 꽃잎이나 잎사귀 들이 각각 다른 맛의 반죽과 어울려 아주 이색적인 맛을 연출한 푸른내서주민표 화전이었다.
화전을 구운 뒤엔 운동장 한 가운데서 공동체 놀이가 이어졌다. 비석치기, 제기차기, 솔방울 던지기, 이인삼각 등 아기자기하고 건전한 놀이가 가족애를 더욱 끈끈하게 했다.
팀의 승리를 위해 마음모아 힘모아 엔돌핀 팍팍 일으킨 이날 행사는 발야구 게임과 화분에 풀꽃을 심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푸른내서주민회 231-3924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 공동체”
푸른내서주민회는 ‘살기 좋은 내서읍 만들기’에 힘쓴다는 기치를 내걸고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98년 만들어진 순수생활모임이다.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 속에서 도농복합지역이 겪는 교육·환경·문화·복지·교통 등 삶의 질을 좌우하는 제반 문제에 대해 함께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주민이 직접 나선 것이 탄생 배경이다.
광려천 청소, 광려천 생태지도 완성, 벽화그리기 및 아파트 숲 체험, 환경영화 상영, 알뜰장터 등의 행사와 함께 갖가지 교육 강좌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화 읽는 엄마모임’, ‘풍물패 부뚜막’, ‘내서지역연구회’, ‘어린이 예술단 아름나라’, ‘주부밴드’, ‘주부통기타클럽’ 등의 동아리 활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윤영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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