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시샘하는 아침 밤 추위 탓에 아직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낀다는 게 그렇지만 어느새 4월은 시작됐다. 꽃과 나무의 시즌, 이번 식목일엔 가정의 소망과 아이의 이름을 단 나무 한 그루를 가족들과 함께 심어보는 건 어떨까. 꼭 식목일이 아니어도 좋다. 따뜻한 어느 봄날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은 여유만으로 충분할 듯.
자연과 환경의 중요성을 떠나서라도 아이 이름을 단 작은 나무를 심는다는 것만으로도 새 봄을 맞이하는 꽤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물론 마당이 있으면 좋겠지만, 아파트여도 괜찮다. 예쁜 화분에 실내에서 잘 크는 작은 묘목을 심어준다면 건강과 실내 인테리어 효과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나무시장 오픈, 시민들의 꾸준한 발길 이어져
소양강 건너 육림공원 가기 전 대로변 오른쪽 편에 올해도 변함없이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도지회에서 운영하는 ‘나무시장’이 오픈했다. 춘천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산림조합 나무시장은 1만4천 평의 너른 땅에 100여 종, 15만 분 정도의 다양한 묘목들이 나무시장 개장과 함께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몇 주째 주말 날씨가 영 시원찮았지만 나무를 보러 찾아오는 춘천시민들의 발걸음은 꾸준하다고 한다. 보통 평일에는 300명, 주말이면 평균적으로 하루 4~500명 정도 되는 시민들을 맞게 된다고 한다.
3월 10일~4월 30일까지 개장하는 이곳엔 매주 나무 수종이 바뀌어서 들어오기 때문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볼 수 있다. 운영만도 벌써 18년 째. 춘천뿐 아니라 강원도에서도 규모가 가장 커 도 전역에서 찾아온다. 고객의 80% 가까이가 매년 찾아오는 단골분이라는 게 산림조합중앙회 강원도지회 추연형 대리의 귀띔. “주로 외곽에 살면서 상대적으로 땅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이 장차 수익 면을 고려해 많은 나무를 사 가시는 편이죠. 하지만 최근엔 집안 마당이나 아파트 내 화분에서 취미삼아 키울 나무를 보러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가족 나들이 삼아 구경 오시기도 하고요.”
아파트 거주자들을 위한 조언도 들려준다. “남천단풍이나 영산홍, 자산홍 같은 철쭉류들은 실내 화분에 키우기에 좋아요. 블루베리 특용작물도 실내에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열매도 수확할 수 있지요.” 수종별로 진열된 나무들마다 직원들이 재배방법과 특징 등 다양한 정보들을 상세히 전달해 주고 있어, 나무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지역과 위치 등을 얘기하면 자신에게 맞는 나무를 권해준다.
식목일 맞아 춘천시 다양한 나무 나눠주기 행사 펼쳐져
나무시장 외에 춘천시 등에서도 식목일을 전후해 다양한 나무 나눠주기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먼저 지난 30일 식목일을 앞두고 춘천시에서는 춘천 수변공원일대에서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가졌다. 매실나무, 산수유, 영산홍 등의 묘목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준 이번 행사의 시작은 오전10시부터였지만 이른 아침부터 나무를 받기 위해 긴 줄이 만들어지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편 춘천 생명의 숲에서는 4월 7일 오전10시부터 호반초등학교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개최한다. 가족회원 기준 2만원 정도의 회비를 납부해야 하지만 이 기회에 가족과 함께 숲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 회원이 되면 생명의 숲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밖에 강원도립화목원에서도 봄을 맞이해 입장객들을 대상으로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정확한 날짜와 시간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새봄 특별한 이벤트
매년 봄 나무시장에 들러 한 두 그루씩의 나무를 꼭 사간다는 강호욱(후평동, 43) 씨에게 나무시장은 새 봄을 맞는 특별한 이벤트가 되고 있다고 한다. “딸아이의 삼촌 집 텃밭에 나무를 심어놨는데, 매번 갈 때마다 커진 나무를 신기해하는 걸 보면 교육적인 측면에도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집 거실을 아름답게 꾸미고 있는 화병의 꽃이며, 졸업식이다 예술제다 하며 각종 행사 때마다 화려하게 포장된 꽃다발에 익숙한 우리 아이들. 이들에게 나무시장과 나무 나눠주기 행사는 소박한 화분에서 싹을 틔우고 춥고 거친 땅속에서 뿌리를 내리는, 강인한 나무의 성장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문의 : 산림조합중앙회 나무시장 255-5458
춘천 생명의 숲 242-7454
강원도립화목원 248-6691
김연주 리포터 fa1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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