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통과 생리불순

지역내일 2012-04-02
한방에서는 자궁을 혈해(血海), 즉 피의 바다라고 한다. 하지만 월경은 일반 출혈과 다른 것이 아기를 키우기 위해 준비했다가 내보내는 자연적인 현상이다. 
피 자체는 활동성이 없다. 피는 모든 물체와 마찬가지로 기운을 받아야 움직이므로 기운이 정상적이라야 월경이 순조롭다. 밀물과 썰물도 우주의 기운으로 발생하는 것이지, 혼자가 아니듯 월경도 우리 몸 상중하 기운을 받아서 한다. 그러므로 월경이 있을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모든 기운이 아래로 내려가서 월경을 슬그머니 밀어낸다. 밀어낼 때는 아무리 실한 사람이라도 기운이 조금 빠진다. 
생리불순이란 이렇게 혈액을 모으는 것도 수월찮고, 막상 문을 열어서 내보내기도 시원찮은 것을 말한다. 생리불순은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고, 월경주기가 당겨서 오거나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월경량이 많아지거나 적어지는 경우도 있고, 덩어리지거나 색이 검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이 섞여서 빨라졌다, 늦어졌다 하기도 하고 양이 많았다, 적었다 한다. 
많은 여성분들이 생리불순이 있더라도 통증이 없으면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생리불순은 여성의 여러 가지 기능이상을 나타내는 것이므로 원인을 찾아 반드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또한, 월경이 고르지 않으면 임신에 지장이 있고 생리불순이 자궁허약 때문이라면 유산 가능성도 있다. 30대이후부터는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생리통은 하복부 냉증과 자궁내 어혈, 자궁 발육 부전, 자궁경관 협착, 또는 자궁의 과도한 굴곡 등 원인이 다양하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없다면 쉽게 치료될 수 있으며 구조적인 문제도 원인이 제거되면 자연히 소실된다. 
한방에서는 월경주기가 빨라지고, 양이 많고, 월경색이 검정색에 가까우면 자궁에 열이 많은 상태로 본다. 이런 사람은 혹이 생기거나 암으로도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대로 월경주기가 늦고, 양이 적고, 월경색이 옅으면 자궁이 허냉(虛冷)하다고 보며,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불임이 될 수 있다. 
현대인에게 이런 생리불순이 많은 것은 감정이 불안정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마음이 안정돼야 몸이 더웠다 식었다 하는 일이 없어 월경이 고를 것이다. 한방치료와 함께 마음을 다스려 기운을 조절하면 생리뿐만 아니라, 내 몸이 모두 건강해지는 것이다.



하나한의원 한성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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