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와 강서구 영등포구에는 백화점 문화센터부터 할인매장 문화센터, 문화원까지 여러 개의 문화센터가 있다. 문화센터 강좌는 운동 예술 요리 등 주부들의 건강과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점점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까워 이용이 편리하고 저렴한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퀄러티로 몇몇 인기 강좌는 대기자가 몰려 한두 달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양천 강서 영등포 내일신문에서는 우리 동네 문화센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좌를 직접 찾아가 회원들을 만나보았다. 그 첫 번째 이야기 양천문화원의 ‘생활도예’ 강좌를 소개한다.
자신만의 숨결이 느껴져
생활도예라…. 무척 기대되는 만남이다. 도자기를 만든다고 하면 흔히 ‘사랑과 영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남녀 주인공이 물레를 돌리며 낭만 가득한 모습도 한 몫을 했거니와 빙글빙글 물레를 돌리며 만들어지는 매끈한 도자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양천문화원의 도예강좌는 어떨까?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양천문화원을 찾았다.
마침 찾아간 날에 ‘작품’이 나와 회원들의 마음은 설레고 있었다. 강의실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작품을 먼저 찾는 회원들, 역시나 뜨거운 가마 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내 탄생되는 도자기는 자신만의 숨결이 느껴지는 작품인가 보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소박하지만 정감 있고 내 손으로 직접 빚고 무늬를 새겨 넣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해 보인다. 자신의 작품을 만져보는 회원들의 손길에 만족감이 읽혀진다.
자신의 작품들을 보고 난 뒤 자리에 앉아 지난 시간에 이어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영화에서처럼 물레를 돌리며 그럴싸한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조물조물 주물럭주물럭 흙을 매만지면 어느새 그럴싸한 모양의 그릇이 되어간다. 숙련된 솜씨다. 문제는 이제부터, 정성을 불어넣어 나만의 무늬와 모양을 만든다.
이제 한 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전명숙(47) 회원도 첫 작품인 ‘컵’을 손에 들고 자랑스러워한다. “컵 2개와 보석함을 만들었는데 너무 뿌듯하다”며 “흙을 내손으로 직접 빚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소개한다. 장식장에 넣을 ‘술잔’과 ‘술병’을 만든 조혜진(28) 회원은 ‘생활도예’반에서 가장 막내. 젊어서 그런지 원래 손재주가 있는 건지 강사가 이끄는 대로 척척 잘도 만들어낸다. “1~2달 정도 기다려 등록하게 되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그릇이 만들어져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고 전한다. “첫 작품을 봤을 때 ‘이게 정말 내가 만든 것이 맞는지’ 신기했다”고 고백하는 혜진양은 “요즘은 지나가는 길에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이 보이면 꼭 기억해두었다가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다”며 미소 지어 보인다.
그릇 안에 정성과 꿈을 가득히
이성옥(55) 회원은 지금까지 붓통, 연필통, 수반, 접시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문화원에 만든 홍보용 책자를 보고 왔는데 만족한다”며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긴 하지만 만들고 기다리기만 하면 작품이 되어 나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고 덧붙인다.
‘생활도예’반에서 가장 어르신 문건호(73) 회원, 마음속으로 간직하고 있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자신과는 상관없는 강좌일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만들어보니 너무 재미있고 특히 작품을 들고 가면 딸이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다. “딸이 연구실에 있는데 화분도 만들어 갔다 주고 컵도 만들어 주면 너무 좋아해”라며 “서예, 사군자, 요가 등 다양한 강좌를 배우고 있지만 도예가 제일 재미있다”고 소개한다.
스스로를 왕초보라 소개하는 좌경애(55) 회원. “옛날부터 하고 싶었지만 정말 멀리 있다고 생각되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정말 ‘하기를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지금 시작이지만 숙련되면 선물도 하고 싶고 근사한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거꾸로 가는 듯한 ‘생활도예’강좌. 판에 박은 듯한 많은 도예 중에서 나만의 숨결이 느껴지는 결 고은 밥그릇 하나쯤 빚고 싶다면 생활도예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은 어떨까? 정성과 개성으로 빚어진 ''나만의 도자기''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봄의 숨결을 새겨 보는 즐거움을 누려볼 수 있으니....
양천문화원의 도예 강좌를 듣는 주부들이 주로 만드는 도예품은 컵, 접시, 주전자 등의 생활도자기이다. 보통 1∼2주에 걸쳐 생활에 필요한 물건 중심의 작품을 완성한다. 도예 전문가가 직접 강의하며 웬만한 눈썰미만 있으면 초보자도 금세 기술을 배워 능수능란하게 도예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강의시간: 매주 금 1시~3시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인터뷰_양천문화원 생활도예반 김은수 강사
도자기의 매력은… 해본 사람만이 알아
도자기의 매력은 해본 사람만이 안다. 양천문화원의 생활도예 강좌를 이끌고 있는 김은수 강사도 대학에서 세라믹디자인을 전공했고 경희대교육대학원에서 도예교육을 공부했다. 그만큼 도자기에 대한 애착도 강하고 그 특유의 흙냄새를 사랑할 만큼 도자기에만 빠져 있다. 그러기에 수강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전해주고자 강의 시간보다 2시간이나 일찍 와서 회원들이 만든 작품을 일일이 돌아보며 부러진 곳은 없는지 다시 수정해야 할 곳은 없는지 살핀다.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고 무늬를 새기고 깎아내고 굽는 과정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웬만한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하는 김 강사는 “손으로 직접 빚어서인지 세련된 느낌보다 무겁고 투박한 느낌이 많지만 집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회원들이 더 애착을 가지게 된다”고 덧붙인다.
“빚으면 빚는 대로 모양이 나오고 가마에서 구워질 때까지 오랜 기다림”이 또 다른 도예의 매력이라 전하는 김 강사는 “첫 작품이 나올 때 가마 곁을 떠나지 못할 만큼 설레임이 있었다고 소개한다.
“흔히 손재주가 있어야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하는 분이 있지만 사실 생활도예는 빚기만 하면 나오기 때문에 특별한 재주는 필요 없다”며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면 자연히 늘기 때문에 누구든지 도전이 가능하다”고 전한다.
기회가 된다면 회원들이 만든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생활도예반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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