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블로그 등 소통의 통로는 예전보다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의 관계는 소원해지거나 느슨해진 면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잡지라는 아날로그 매체로 사람들과 길게 호흡하고 소통하며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지역에서 발행하는 문화 무가지 ‘행복한 고민’ 4호가 세상에 나왔다. 2011년 봄 창간호 이후 네 번째다.
‘행복한 고민’은 편집장 윤평호씨를 비롯해 네 사람이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사람 냄새나는 잡지를 만들고 싶다는 윤평호 씨와 시민단체에서 소식지를 편집하던 이명재씨(Design 사과나무 대표)의 고민이 만나 만든 작품이다. 사회복지협의회 이선영 사무처장, 일러스트레이터 백지선 씨도 첫 호에 열정을 담았다.
첫 호부터 지금까지 모든 지면은 기자, 카투니스트, 일러스트레이터 등 전국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이들의 재능 기부로 채우고 있다.
북카페 ‘산새’지기가 생업인 윤 편집장은 늦은 밤이나 주말을 이용해 잡지를 만들었다. 소를 키우면서 1인 출판사를 만들어 번역일을 하는 유학파 박영기씨는 시간을 쪼개가며 만난 사람 중 한 명. 윤 편집장은 박영기씨처럼 열심히 자신의 삶을 꾸리며 사는 사람들의 ‘행복한 고민’을 글로 옮겼고 소중한 인연을 4호에 담았다.
4호가 세상에 나온 지금 윤 편집장은 “‘행복한 고민’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잡지”라며 자신이 꼭 ‘행복한 고민’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고 한다. 윤 편집장이 잡지를 만들면서 느끼는 즐거움을 누구하고든 나누고 싶고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 삶을 채우는 글쓰기 =
윤평호 편집장은 10여 년간 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기사로 못 푸는 ‘글’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어요. ‘행복한 고민’은 그런 갈증을 내려놓는 공간이자 기자 생활 퇴직 후에도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었지요.”
기자의 길을 택해 10여 년간 글쟁이의 길을 걸은 그지만 행복한 삶이 멋진 글, 좋은 글에 우선한다고 생각한다. 윤 편집장은 “서툴지만 좋은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글을 쓴다면 그 글이 좋은 글”이라며 “자신의 글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독립잡지가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 편집장은 ‘행복한 고민’ 1년의 이정표로 ‘산새’의 책장을 채우는 독서문화 운동을 펼치려 한다. 헌 책을 기부하면 ‘행복한 고민’을 만들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이 들어간 새 노트로 교환해 줄 계획이라고.
“내년에는 현재 멤버들로, 잡지라는 공간 외에 ‘글쓰기 강좌’ 등을 통한 재능 기부를 해보려고 합니다. 거기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2, 제3의 ‘행복한 고민’을 이어갈 수 있겠지요.”
문의 : 윤평호 편집장 571-3336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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