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왠지 몸이 나른해지고 자꾸만 잠이 쏟아지는 탓에 곤혹스러울 때가 많다. 더욱이 점심식사 후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직장인과 학생들은 더더욱 밀려오는 졸음 때문에 힘든 경우를 겪게 된다. 봄이면 누구나 다 춘곤증을 경험하지만 자칫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만성피로증후군과 증세가 비슷해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졸음으로 인해 운전 중 깜빡 잠들게 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경제상황 어렵고 스트레스 많으면 심각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연보에 따르면 봄은 고혈압과 심장병, 호흡기 질환 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특히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춘곤증은 겨울동안 운동량이 부족하고 피로가 많이 누적된 사람들에게 더욱 심하게 찾아올 수 있다. 올해처럼 경제상황이 어렵고 스트레스가 많은 때에는 더욱 심각하게 찾아올 수 있다고 한다.
본한의원 우비룡 원장은 "봄이 되면 나타나는 춘곤증은 신체의 생리적 불균형 상태로 겨우내 움츠려있던 몸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봄에는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인데 우리 몸은 겨울동안 잠복기에 접어들어 계절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계절이 바뀌어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면 질환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보라고 충고했다. 이처럼 춘곤증은 낮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수면 시간이 줄어들고 저녁 늦게까지 활동하는 일이 많아져 피로감까지 쌓이게 된다. 낮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길어지고 일교차까지 심해지게 되면 체온 보호를 위해 피부와 근육, 혈관의 수축, 이완이 잦아지면서 심장박동의 변화가 많아지게 된다. 이는 호르몬의 분비 증가로 이어져 몸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많아 피곤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춘곤증은 나른한 피로감이외에도 졸음, 집중력 저하, 식욕부진, 권태감, 소화불량, 현기증 등 여러 가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나비아이 한의원 최무환 원장도 “일조량이 늘어나고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에는 신체활동이 활발해져 춘곤증이 나타나기 쉽다”면서 “한의학적으로 보면 간은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간이나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대개 이러한 춘곤증은 1∼3주 정도면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춘곤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만성피로증후군은 충분한 수면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기억력 감퇴나 집중력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피로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하며 이때 결핵, 간염, 당뇨병, 갑상선질환, 빈혈, 암, 심장병, 류머티스질환 등 각종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아침식사 거르면 식곤증 더 심해져
식곤증은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많이 먹게 되면 더 심해진다. 졸음을 쫒기 위해 마시는 커피는 오히려 지나친 카페인 섭취로 춘곤증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커피대신 인삼차, 생강차, 국화차 등 한방차를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음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
춘곤증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1. 가벼운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점심식사 후에는 실내에 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춘곤증은 비타민 B1이 부족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 콩, 보리, 팥, 현미 등 잡곡을 섭취하고 신선한 야채와 나물 등 비타민C와 무기질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춘곤증을 이겨내는 음식들 가운데 요즘 같은 봄철에 볼 수 있는 가죽나물, 방풍나물, 참나물, 곤드레 나물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 섬유질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춘곤증을 이겨내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곤드레나물을 넣고 지은 곤드레밥도 춘곤증을 이겨내는 음식 중 하나이다.
3. 규칙적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밤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고 만약 제대로 못 잤다면 낮에 가볍게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배경미 리포터 ba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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