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은 단순히 소변을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단순무식(?)한 일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대단히 섬세한 장기이다. 방광 용적은 350mL 정도로 대략 3~4시간만에 차도록 되어 있다. 방관은 소변이 차는 동안 아무런 감각을 느끼지 않게 하고, 이 동안 소변이 새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드디어 300mL 이상 소변이 차면, 이 감각이 대뇌에 전달되어 화장실을 찾아가도록 명령을 내리게 된다. 화장실에 도착하여 모든 자세가 갖추어졌다고 판단이 되면 대뇌는 방광에게 이제 소변을 내보내도 된다는 승인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면 방광은 자율신경의 작용에 의해 방광근육을 수축하고 요도괄약근을 풀어서, 시원하게 소변을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보통 소변보는 불편함을 ‘배뇨장애’라고 포괄적으로 얘기하는데, 배뇨장애는 방광과 관련되어지는 모든 불편한 상태를 말한다. 오줌이 차는 동안에 계속 마려운 느낌이 생기는 ‘방광자극 증상’, 오줌을 밖으로 배출시키기 어려운 ‘폐쇄증상’, 방광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통증을 일으키는 ‘감각증상’, 그리고 요도와 관련되어 소변을 보고난 후 깔끔하게 마무리가 되지 않는 ‘배뇨후 증상’ 등이 있다. 그리고 각 증상들마다 여러 세부증상들이 있고, 이러한 배뇨장애는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다.
먹는 양, 음식의 종류, 생활형태, 날씨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하루에 소변을 보는 횟수의 기준은 있다. 통상적으로 여름에는 6회, 겨울에는 8회 정도 소변을 본다. 그런데 대부분 대변을 볼 때 소변도 같이 보기 때문에 순수하게 소변만을 보기 위해 화장실을 가는 경우는 평균 5-7회가 정상이다.
아이들의 경우에는 방광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어른에 비해 조금 더 자주 소변을 보다가 초등학교 입학할 무렵에는 어른과 비슷한 횟수가 된다.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위험요인과 남자와 여자의 차이
여러 가지 소변의 불편함은 남녀에 따라 다르고, 나이에 따라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40대까지는 여자가 남자에 비해서 많은데. 이는 여성들의 요도가 짧고 성생활이나 임신, 분만 등 여성 고유의 생리현상이 배뇨장애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50대 이후에는 남녀의 비율이 비슷해지는데, 이는 남자들만 가지고 있는 ‘전립선’이라는 장기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방광’ ‘요실금’ 등이 있지만, 아쉽게도 아직 원인이나 발병과정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나 잘못된 배뇨습관, 변비, 비만 등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노화에 따라 발생빈도가 증가하긴 하지만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는 중년만의 문제가 아니고, 청년층에도 잘못된 배뇨습관, 재발성방광염, 스트레스 등으로 배뇨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청년층의 배뇨장애는 남자는 ‘전립선염’, 여자는 오줌소태라고 불리는 ‘방광염’이 흔하다.
배뇨장애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나쁜 생활습관이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운동부족, 음주와 흡연, 비만 등이 일반적으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나쁜 생활습관이다. 오래 동안 앉아서 생활하는 경우나 스트레스, 심지어는 변비도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습관적으로 소변을 억지로 오래 참는 것도 좋지 않다. 소변을 일부러 참게 되면 골반근육이나 방광근육이 긴장하게 되어 만성골반통증후군, 과민성방광 등의 배뇨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마렵지 않으면서 괜히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보는 습관도 그리 좋지 않다.
소변 건강을 위한 좋은 생활습관 지키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첫째, 항상 물을 넉넉하게 마신다. 둘째, 소변을 너무 억지로 오래 참지 말고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간다. 셋째,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하는데, 특히 성생활 후 위생처리에 신경을 쓴다. 넷째,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고, 신선한 야채를 많이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피하고 동물성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한데, 배뇨장애를 가진 사람은 회음부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자전거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나이가 들어서는 소변의 불편함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경우나, 어느 정도 불편하면 비뇨기과의 진료를 받아 볼 필요가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소변 횟수에 있어 하루 8회 이상, 잠자는 동안 2회 이상 등의 기준은 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소변 때문에 생활에 지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남들과는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화장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면 방광에 문제가 있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는 비뇨기과의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배뇨장애는 하루 이틀 치료해서 낫는 병이 아니라, 나이의 병, 생활의 병, 관리를 해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하여야 한다. 또한 배뇨장애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특히 40대 이후라면 평상시의 건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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