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쌤 대원여자고등학교 김재옥 교사

학생들과의 인연이 소중한 그의 이름은 ‘선생님’

지역내일 2012-03-23 (수정 2012-03-23 오후 7:23:55)

학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교사의 모습. 영화와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일까. ‘현실이 아닌 이상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교사와 학생들이 많을 것이다.
대원여자고등학교 김재옥(58·세계지리) 교사는 이런 면에서 조금은 특별한 교사다. 자신의 과목에서 최고 수준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철저한 수업준비로 학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점 등은 다른 교사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하려는 그의 노력은 남다르다. 김 교사의 노력은 입시에 말라버린 학생들의 메마른 마음을 녹였다. 

세계지리, 상식과 지식의 폭 넓힌다

 올해로 교사생활 33년째를 맞이한 김 교사는 교사로서의 학습지도와 진학지도에 그 누구보다 베테랑이다. 세계지리를 가르치고 있는 그는 매 시간마다 교재를 재편집하고 세계지도를 스캔하는 등 수업 준비를 아끼지 않는다.
 “사회탐구과목 중에서도 세계지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과정 자체는 힘이 들지 몰라도 선택 시 성적은 더 유리할 수 있는 과목이지요.”
 그의 수업 준비과정은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세계지리에 흥미를 가지고 공부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기반작업인 셈이다.
 수업 시간에도 되도록 실질적인 자료와 지도를 활용한다. 특히 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세계지도는 학생들의 함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마치 세계전도를 그대로 옮긴 듯 정확하게 그려내 학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김 교사는 “교실에 가만히 앉아서 전 세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세계지리의 매력”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전 세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지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대학 졸업 후 외환딜러가 된 그의 제자가 학교로 찾아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고등학교에서의 세계지리 수업이 특히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한 적도 있다고.
 
즐거운 수업 위해 성대모사의 달인 돼
 학생들은 김 교사의 수업이 즐겁다. 김 교사 또한 학생들과의 수업이 즐겁다. 수십 년 간 이어온 그의 교육 철학은 ‘열정을 갖고 학생들을 대하는 것’이다. “학생들과 수업에 대한 열정이 식으면 교사로서의 생활도 끝”고 말하는 그에게서 그의 확고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그의 열정은 수업시간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즐겁고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 그는 그가 가진 모든 재능을 수업시간에 드러낸다. 학생들의 “선생님, 탤런트 최불암 닮았어요” 한 마디에 “파하하하~” 최불암의 특유한 웃음소리를 흉내 낸다. 제법 비슷한 소리에 학생들은 웃음을 터뜨리고, 그의 이런 노력은 학생들이 다시 수업에 집중하는 데 하나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김 교사는 대원여고 많은 교사들의 성대모사가 가능하다. 학생들은 물론 성대모사의 당사자 교사까지 그 흡사함을 인정했으니 대원여고 성대모사의 달인인 셈이다. 그의 이러한 노력으로 김 교사의 수업은 늘 활기차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학생들의 희망 먼저 읽었다
 오랜 교사 생활을 하며 그를 거쳐 간 대입원서만도 엄청난 수에 달한다. 그의 진학지도 역시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교사의 입장이 아닌 학생들의 마음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다.
 예전 학력고사 시대는 물론 선지원후시험일 때에도, 또 수능시대인 요즘에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김 교사는 “교사는 학생들의 희망을 알고 그 희망을 실천하기 위한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일 뿐이다”며 “학생들의 생각과 희망을 고려했을 때, 그 결과 또한 좋다는 것을 오랜 교사생활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의 의견을 정학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평상 시 학생들과의 교감 역시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들의 미래까지 함께 고민하는 김 교사의 마음은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스승의 날이면 ‘제옥신(神)’이라는 커다란 별명이 쓰인 포스터가 학교에 등장하고, 졸업식이면 김 교사만을 위한 학생들의 ‘마음’의 선물이 쏟아진다.
 올해 졸업식에도 그는 잊을 수 없는 선물을 받았다. 그와 고3 수험생활을 함께 한 반 학생들이 1년 동안의 사진과 글을 ‘책’으로 만들어 그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 책에는 일일이 설명을 단 수많은 사진과 반 학생 전원의 편지도 있었다. 그는 학생들이 준 선물을 “평생을 간직해야 할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 말한다.
 “졸업 후 사회에서 제 몫을 하고 있는 제자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 교사. 김 교사야말로 학생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미래모습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원여고의 소중한 보물’이 아닐까.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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