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가 있는 50대 후반의 S교수는 점심 때 보직교수들과 점심식사 중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고 학교로 돌아오다 음주 운전 단속에 딱 걸렸다. 셋이서 나눠 마신 것이라며 호기롭게 음주측정기를 불었는데, 생각 밖으로 알코올농도가 높게 나와 면허정지와 함께 창피와 곤란을 겪었다.
나이 50세를 넘으면 아직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조금 마셔도 손상이 더 크다. 나이 들어가면서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시력, 청력, 반응 시간들을 포함하여 정신적 신체적 기능이 감퇴한다. 알코올에 대한 반응 또한 마찬가지로, 노인들은 단 한두 잔의 음주만으로도 쉽게 기분이 들뜨기 쉽다. 이러한 전반적인 신체 기능의 감퇴가 알코올과 겹치면, 교통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고를 당하기 쉽다.
나이든 사람들에게 흔한 질환인 고혈압이나 당뇨병, 소화성 궤양과 같은 질환은 음주로 더 악화할 수 있다. 나아가 노인들은 젊은이들 보다 각종의 치료약을 먹고 있는 수가 많은데, 음주를 하면 약과 알코올의 상호작용으로 심각한 약물 부작용을 포함하여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하다. 따라서 신체적으로 건강하여 술을 절대로 금해야만 하는 의학적인 이유가 없더라도, 나이가 들어가면 하루 한잔 이내로 절주해야만 한다.
나이든 사람들의 경우 젊은이들과 같은 양을 음주하고도 더 많은 손상을 겪는데, 정작 자신에게 무언가 손상이 더 크다는 것을 지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그들처럼 마시고도 자신은 괜찮다고 여기는데, 사실 느끼는 것보다 손상이 훨씬 클 수 있다.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고 사망하는 사건들을 자주 접한다. 사망 사고만 비극의 전부는 아니다. 죽음만큼은 면했으나 부상으로 평생을 장애로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인생에 대하여서 사람들은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미국의 플로리다 대학에서는 50에서 74세까지의 나이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음주의 영향을 연구하였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25-35세의 대조군들과 차이가 없었는데, 두 잔을 음주한 후에는 과업 성취도가 5초 이상 늦었다. 자신의 손상에 대한 자가 평가에서, 자신의 손상을 제대로 평가하지도 못하였다.
나이가 50이 넘으면 저녁 식사 때 한두 잔 마셨다면 바로 운전하지 말고 차나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를 놓고 한 시간쯤 즐기거나, 노래방이나 영화 구경으로 얼마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강원알코올센터 신정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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