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연희 강남구청장>
2010년 7월 민선5기 강남구청장으로 취임한 신연희(64) 구청장이 임기 중반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신 구청장은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 수서-평택간 KTX 착공, 구룡마을 공영개발계획 확정, 예산절감 등 굵직한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 보육시설 확충, 번화거리 육성, 한류스타 비 공연 유치, 주민과 소통하는 1일 동장 등 구민 친화적인 섬세한 업무까지 전례 없는 탁월한 추진력을 보이며 성공적으로 구정을 수행해왔다.
올해는 ‘2012년 세계핵안보 정상회의’가 강남에서 개최된다. 2012년은 더 많은 일을 하는 ‘임기 최고의 해’로 만들겠다는 신 구청장의 구정 운영 계획을 듣기 위해 지난 13일 구청장실을 찾았다.
지난해 강남구의 대표적인 성과를 꼽는다면?
2011년은 강남 재도약의 시대를 여는 발판이 마련된 뜻 깊은 해였습니다. 그간 강남은 대한민국 대표도시로 자부하면서도 부도심권으로 계속 남아 있었는데 마침내 강남이 핵심도심권으로 격상되었고, ‘수서-평택간 KTX 노선’이 착공되어 서울 동남권 500만 인구가 이용하는 교통요지로 거듭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판자촌 지대로 방치되었던 구룡마을 공영개발 계획과 양재천 생태공원 조성의 마지막 장애였던 재건마을 정비계획이 확정되었고, 관내 75개단지 5만여 가구 노후아파트 재건축 계획도 거의 확정되었습니다.
또한 명동을 능가하는 번화거리 육성을 목표로 코엑스몰, 신사동 가로수길, 청담동 명품 패션거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 등 유명거리의 번화가 육성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원년이었습니다.
올해 지역개발사업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금년에도 작년의 추진 실적을 바탕으로 지역개발사업을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특히, 『제2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라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수서역 일대의 복합 개발계획이 더욱 구체화될 것입니다.
한전 이전부지는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무역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관련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전시·컨벤션 시설과 국제기구, 외국인전용 오피스, 관광호텔, 미술관 등의 복합·문화 공간을 마련해 첨단서비스 산업의 기반시설을 갖추도록 추진할 것입니다.
구룡마을 공영개발 계획은 2013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추진될 것이며, 재건마을 개발도 가시화될 것입니다. 또한 노후아파트 재건축 계획도 조기 착공을 적극 유도할 것입니다. 이 외에도 수정마을, 달터마을과 같은 무허가 집단 판자촌도 제 임기 중 모두 정비할 계획입니다.
올해 강남구의 대표적인 역점사업은?
먼저, 3월에는 세계 주요 5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2012년 세계핵안보 정상회의’가 강남에서 개최됩니다. 강남의 활기찬 모습과 선진시민의식을 발휘해 ‘G20 정상회의’에 이어 또 한 번 강남인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자 합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청년일자리 3천여 개, 저소득계층 생활안정 일자리 3천 3백여 개를 포함해 올해 1만6천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려 합니다. 유망기업 유치와 내수 진작을 위해서도 노력하겠습니다. ‘번화가 육성 계획’도 명동을 능가하는 번화가 육성을 목표로 더 강도 높게 추진하고, 의료관광객 유치 운동을 전개해 의료산업 호황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대책은?
출산율 증가를 위한 노력은 가장 시급한 시대적 요구입니다. 저는 취임 초인 2010년 11월 전국 최초로 맞벌이 부부에게 반드시 필요한 365일 24시간 전일 보육시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다섯 곳을 운영하고 있는데 널리 알려 보다 많은 구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보육문제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가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문화센터 프로그램 구조조정을 통해 생긴 유휴공간에 지난해 4개소의 공공보육시설을 확충했으며 올해는 구청 직장어린이집과 세곡5단지 구립어린이집 등 7개소의 보육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입니다. 이밖에도 다자녀 양육수당 지원, 출산장려금 지급 등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보육특구 강남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날 노인문제는 가정 차원에서 해결할 수만은 없습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노인복지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의료·요양·여가 등 종합노인복지시설인 전국 제일의 ‘어르신행복타운’을 세곡동에 건립추진 중이며, 금년 3월과 7월이면 노인전문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이 착공되어 2014년부터 운영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관내 어르신들의 활기찬 노후를 위해 노인일자리 사업, 노인복지센터 운영, 시니어플라자 운영 등 다양한 노인복지사업을 꾸준히 확충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교육특구로서 교육지원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교육주무기관은 따로 있지만 공교육 내실화를 돕기 위해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교육 지원 사업도 계속 확충해 나갈 것입니다. 올해에도 방과후 학교, 영어체험센터 운영, 원어민영어교사 지원 등 공교육 프로그램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초등학교 중심의 보육과 교육을 함께 하는 에듀케어 프로그램과 중등학교 중심의 학력향상 프로그램을 두 개의 큰 축으로 삼아 방과후 학교를 포함한 공교육 만족화 프로그램을 확대 개발하여 지원하겠습니다.
강남구청 인터넷수능방송은 지난해 신설한 중3 내신강좌에 대한 호응이 좋아 금년에는 중2 내신강좌를 추가해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010년부터 운영한 학교보안관 제도는 보다 내실화하여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또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나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평생학습 중점 추진기구인 강남아카데미 설립을 추진할 것이며, 세곡동에 외국인 학교 유치를 위한 부지를 매입해 외국인들의 교육수요를 충족시키고 정주여건(定住與件)을 개선함으로써 우리구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주민들의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위한 계획은?
봉은사, 선정릉, 국기원, 광평대군 묘역, 중요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등 전통을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이 강남구에 있습니다. 또 강남은 청담동 명품패션거리, 신사동 가로수길, 압구정 로데오거리와 같은 현대적인 패션 및 문화의 거리도 갖추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에게 강남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씨티투어버스 운영을 확대할 것이며, 작년 10월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 한류스타 비의 공연을 열어 화제가 됐던 것처럼 한류스타와 축제를 접목한 강남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강남의 문화도시 면목을 전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목요상설무대, 브런치 콘서트, 길거리 공연 등 생활 속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확충해 문화예술 행사를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강남, 문화로 영혼이 풍요로워지는 강남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작년 여름 수해지역 주민들의 고통이 컸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100년 만에 기습한 집중폭우로 대치역 사거리, 선정릉 주변, 강남역 사거리 등이 침수되고 대모산, 구룡산 토사가 유출되어 구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고 대표도시로서의 자존심이 훼손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매년 폭우 때 마다 반복적으로 침수되는 대치역 주변 지역에는 하수관을 신설, 유하능력을 향상시켜 침수피해를 막을 계획입니다. 지난해 하반기 대치역 사거리~학여울역 구간의 하수관 공사를 완료한 데 이어, 학여울역~대치 우성아파트 구간의 하수관 신설 공사도 올 우기 전 완공을 목표로 지난 해 12월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또한, 이웃한 테헤란로보다 지대가 낮아 침수피해가 심각한 선정릉 주변의 수해 예방을 위해 시비 총 100억 원을 확보해 하수관 정비공사와 지하 빗물 저류조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행정안전부가 강남구를 ‘2011년 재정분석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는데, 강남구 재정여건은?
2008년 도입된 재산세공동과세와 2011년 시행된 서울시세 징수교부금 교부기준 변경으로 강남구 세수가 1,360억 원 이상 줄어 구 재정이 어려워졌습니다. 취임 이후 어디에서 예산을 줄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축제와 민간위탁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하고 도시관리공단 구조조정 등을 통해 130억 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하는 한편, 문화센터 및 구민회관의 문화강좌 프로그램 중 비인기 강좌를 통폐합하고 남는 공간에 구립어린이집 4개소를 설치함으로써 수백억 원의 보육시설 설치 예산을 절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단체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지만 구민들에게 빚을 물려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진정성 있는 장문의 편지로 설득하니 주민들이 이에 호응하면서 민원도 가라앉았습니다. 저는 이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강남구민들이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1일 동장으로 각 동을 순회하는 취지와 성과는 무엇인지
저는 현장중심의 행정을 강조하며 환경미화원 체험으로 첫 업무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반영해 주민이 체감하는 ‘생생 행정’을 펼치고자 하는 저의 강한 의지였습니다. 저는 이 초심을 임기 내내 잊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1일 동장 체험 프로그램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22개 전 동 주민들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직접 듣고 즉시 정책으로 발전시켜 지역 현안을 최단기간 내에 해결하고자 합니다.
작년 11월 23일부터 금년 2월 10일까지 주 1~2개동씩 1일 동장으로 사회복지시설 및 보육시설 등도 방문해 위로하고 지역 곳곳을 직접 도보로 순찰하며 불편한 곳을 찾아내 즉시 보수토록 꼼꼼하게 챙기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습니다.
또 동 민원실에서 민원서류도 직접 발급하며 주민들을 자연스럽게 만나 애로사항 등을 듣고 소통했습니다. 주민들은 다양하고 생생한 의견과 함께 많은 격려와 응원도 해주셨습니다. 1일 동장 체험을 통해 접수된 많은 주민들의 의견은 모두 해당부서로 통보되어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열린 구청장
내일신문이 만난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과감하게 핵심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주민과의 소통으로 신속하게 행정을 지원하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고루 갖춘 열린 구청장이었다. 취임 직후인 2010년 8월 신 구청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을 잘 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몸소 발로 뛰면서 신속하게 구정을 수행하며 공약을 실천하고 있는 신 구청장의 모습은 청춘이 무색할 정도였다. 지난해에 이어 강남이 어떻게 재도약하게 될지 기대가 커진 만남이었다.
이선이 리포터 sunnyye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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