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인문학 바람의 중심지 <인문학 카페>
다른 지역에서는 젊은 층의 자기개발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한 인문학. 아직 강남에서는 시간이 많은 주부와 노년층에서 많이 듣는 강의쯤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문학은 사회 활동이 활발한 젊은 층에서 많이 읽어야 하는 책이고, 사회활동이 왕성한 직장인들이 함께 나눠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인문학에는 오늘을 사는 지혜와 용기, 바른 생각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 작은 사무실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인문학 카페>는 평소 관공서나 기업을 상대로 생활 속에 인문학을 녹일 수 있는 인문학 대중화의 길을 모색하는 일을 한다. 그리고 주말이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펼친다. 무료로 하는 강의가 아니다. 소정의 수강료를 받고 오프라인 강의와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한다. 수강료는 강사료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취약 계층의 인문학 트레이닝을 위한 프로그램에 쓰인다. 수강생들은 즐거운 인문학 강의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활동하는 구성원이 되는 것이다.
‘古讀CLUB’ 강좌, 행복한 고전 읽기
<인문학 카페>에서는 지난 1월부터 8년간 지속되는 인문학 프로젝트를 새로 시작했다. 50여명의 인문학자가 8년에 걸쳐 일반인들과 함께 50권의 인문고전을 공부하는 ‘古讀CLUB(고독클럽)-행복한 고전 읽기’ 강좌를 개설한 것이다.
한 명의 인문학자와 책이 정해지면 2달 동안 6번의 강의를 진행하게 된다. 강의료는 2달에 12만원. 강의는 매주 토요일 오후 2∼5시 강남구 도곡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직접 들을 수도 있고, 생중계 되는 온라인 동영상이나 복습방에서 진행되는 VOD 공부도 겸할 수 있다. ?
“이번 강좌는 단순히 고전을 교양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삶에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강의입니다. <인문학 카페>가 비영리 시민단체로서 다른 곳에서 해주지 못하는 인문학·고전 읽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1년여를 고민하다가 50권의 고전을 읽는 기획을 하게 됐습니다.” 이관호 대표의 말이다.
쌍방향식 인문학 강의
이번 강좌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인문학 강의처럼 교수가 수강생에게 일방적으로 강연하는 형식이 아니다. 질의응답, 토론 등을 통한 쌍방향 강의로 진행된다. 그래서 재미있다. 참석자들은 고전을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조별 토론시간을 마련해 인터넷에 과제물을 올리고 강사들은 첨삭 지도도 해 준다. 힐스테이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커피와 다과를 즐기며 강의 중간 중간 열띤 토론을 펼치는 조도 있다. 다른 강좌와 달리 거의 강의료를 받지 못하지만 강의하시는 교수님들은 <인문학 카페>의 강의를 꼬박꼬박 챙긴다.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지 못하는 소통이 있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귀한 주말 저녁 시간을 다 비우고 오는 교수님들이나 수강생들 모두 조별 토론시간 후 저녁 식사 자리나 술자리까지 이어가며 토론을 펼친다. ?
지난 1월 14일 ‘고전은 왜, 어떻게 읽어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유헌식 단국대 교수의 론칭 오리엔테이션 강의 이후 1-2월, 두 달간은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가 진행되고 있다. 올 1년 동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논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 E H 카의『역사란 무엇인가』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 6권을 공부하게 된다. 강사는 신화연구가 김원익 박사, 유헌식 교수, 김시천 경희대 연구교수, 홍석민 연세대 학부대학 교수, 노왕구 정신과 전문의, 백민정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 등 인문학자 6명이 참여한다. “강좌를 진행하면 할수록 사람들이 이토록 얘기를 나누고 싶어 했구나. 다들 외롭게 답답함을 느끼면서 살고 있었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관호 대표의 설명이다.
인문학 강의를 들어야 하는 세대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인생을 돌아볼 여유가 생긴 노년이나 치열하게 살며 각박해진 마음을 돌볼 필요가 있는 중년,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야 하는 청춘들, 꿈과 희망을 세워야 하는 어린이들까지 인문학은 우리의 삶과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말랑말랑하게 기름칠을 해주는 윤활유가 된다.
그래서 현재 <인문학 카페>의 고민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또 다른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다. 마음이 허전할 때,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줄 필요가 있을 때 인문학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앞만 보고 달리기 쉬운 현대인의 삶, 남보다 앞서 달려야 할 것만 같은 조급한 생활을 잠시 멈추고 인문학의 이야기 속에 살짝 발을 담가보는 것은 어떠할지.
<인문학 카페> 인문학 강의 일정
연간 일정 |
※ 오프라인참여-힐스테이트갤러리(3호선 양재역 4번출구) 일시: 토요일 오후2시~5시 (2달 기간 중 6회) 수강료: 두달 과정 12만원 ※ 온라인참여-실시간 라이브강좌 (토요일 오후 2시~5시 동시간대) 현장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지방 거주 회원들을 위한 프로그램 수강료: 두달 과정 8만원 |
강남 인문학 강의 들을 수 있는 곳
강좌명 | 연락처 | 소개 | 비고 |
강남 수요 독서 모임 | naver 카페 | 매주 수요일 온갖 콘텐츠를 가지고 토론하는 모임. 주로 양질의 독서토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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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민회관 | (02) 2155-8606~9 | 논어, 사주 명리학, 삼국지와 삶의 세계를 주 1회씩 강연 | 3개월 90,000원 |
강남 시니어 플라자 | (02) 554-5479 | 인문학 강좌: 문학과 역사, 철학 | 수강생 추첨 |
강남문화재단 | (02)3447-0417 | 2011년까지 매월 2회씩 고급 인문학 강좌 진행 | 2012년 일정 미정 |
문의: (02) 6925-7215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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