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눈꽃편지>
아버지와 화해하게 하는 힐링 드라마
‘아버지처럼 살기 싫어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자식들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부모는 본인이 겪었던 실수와 어려움을 자식들이 겪지 않고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고, 자식은 언제나 부모보다 나은 사람이 되기를 꿈꾸지만 때로는 그런 각자의 바람 때문에 서로에게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연극 <눈꽃편지>의 주인공 ‘천식’도 마찬가지이다. 늦깎이 트로트가수로 데뷔한 연예인 천식은 밝은 성격과 재치 있는 행동으로 인기를 얻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천식의 마음속엔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아버지에 대한 것. 어려서부터 늘 술 먹고 행패만 부리던 아버지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과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에 아버지와의 관계는 좀처럼 회복할 수 없을 만큼 멀어져 버렸다. 그저 남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이기에 연극 <눈꽃편지>를 보고 나면 관객의 눈시울은 어느새 촉촉해지고, 그동안 소원했던 아버지에게 전화라도 한 통 걸게 된다.
웃음과 눈물이 있어 더 감동적인 연극 <눈꽃편지>는 인기 있는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의 진행을 따라 펼쳐진다. 광고와 춤, 노래 패러디, 진행자의 만담 등 관객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한 무대 위에 다양한 공간을 배치하고 조명을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는 장면전환을 시도하거나, 그림자 인형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등 다양한 연출은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연극 <눈꽃편지>에는 연기파 배우로 잘 알려진 배우 강태기가 아버지 역을 맡았다. 아들을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할 줄 모르고, 오히려 역정만 내는 아버지.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아 본 적이 없어 사랑을 말하는 방법조차 모르는 우리세대 대표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배우 강태기는 특유의 연기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표현한다. 대학로 예술극장 ‘나무와 물’, ~4월 15일까지 문의(02)766-2124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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