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람들-제16회 참여자치시민상 수상한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정승기씨

“언젠가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겠죠”

지역내일 2012-03-06



“함께 일하던 동료들의 죽음을 바라볼 수만은 없었어요. 누군가는 죽음의 행렬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한국타이어 해고노동자 정승기(50)씨 부부는 오늘도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를 시작한지 벌써 4개월째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MB 사돈 기업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은 부당해고 노동탄압을 해결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정씨가 해고를 당한 이유는 지난 2006년 5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이 공장에서 발생한 연쇄 사망사건 때문이다. 당시 공장과 연구소 노동자 16명이 심장질환과 암 등의 질병으로 돌연사했다. 이 사건을 세상에 알린 사람이 정씨다.
정씨는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 사망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언론에서  한국타이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2010년 3월 부당 해고 됐다.
이후 정씨는 지난해 10월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복직 판결을 받았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도 각각 복직 판정을 받았지만 복직이 되지 않은 상태다.
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대전공장 정문 앞과 서울 본사를 오가며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아내 민선희씨도 정씨의 뜻을 좇아 피켓시위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 민씨는 “남편에 대한  한국타이어의 부조리한 처사에 분개한다”며 “남편이 복직할 때까지 행동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부당해고 이후 수입이 없는 정씨는 살고 있던 아파트를 처분했다. 그 돈으로 전셋집을 마련했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다. 하지만 정씨의 통장은 금세 바닥을 보였다.
지금은 동료들 몇몇이 뜻을 모아 매달 보내주는 성금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정씨는 “한국타이어 사망사건 책임자는 단 한사람도 징계하지 않았다”며 “복직판결까지 받은 나는 한국타이어에서 강제이행금까지 물어가며 왜 복직을 시키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반드시 복직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복직을 하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참여자치시민연대는 지난달 16일 정승기씨에게 한국타이어 노동자 집단사망 사건을 세상에 알려 직장 내 작업환경을 개선시킨 점을 인정해 제16회 참여자치시민상을 수여했다.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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