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다문화교육을 위한 제도나 재정을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시행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사업을 중복운영하거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다문화가정 학생들의 소외나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일반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 천안다문화가정 타 지자체의 두 배 =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수는 2008년 761만7796명에서 2011년에는 698만6853명으로 8.28%가 줄었다. 반면 다문화가정 학생은 같은 기간 2만180명에서 3만8890명으로 92.7%가 늘었다. 천안의 경우 충남도내 타 시군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596명이 재학 중이다.
지난해 충남도교육청이 실시한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은 거점학교 및 선도학교, 전인교육형 융합 캠프, 대학생 멘토링제, 다문화 어울림 축제 등이다. 천안교육지원청도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 다문화 역사 캠프, 다문화 어울림 행복기차 여행 프로그램을 자체 진행했다.
도교육청은 특히 지난해 한글사랑 선생님 제도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글사랑 선생님 제도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많은 20여개 초등학교에 전문 선생님을 배치해 다문화가정 학생의 학력 향상을 도모하도록 한 것이다. 아산시 다문화교육 거점학교인 금곡초등학교에서 다문화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이선주 교사는 “한글사랑 선생님 제도는 충남도만의 독창적인 제도로 다문화교육 전문교사가 없는 학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과 행사들이 시, 교육청, 민간단체 등에서 산발적으로 진행되면서 비슷한 내용의 행사가 되풀이되고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이에 동원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천안시다문화가족협의회 김문기 회장은 “장기적이고 내실 있는 교육 프로그램은 부족하고 일회성 행사가 많아 다문화가정이 여기저기 불려 다니기 바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천안교육지원청 다문화교육담당 김정식 장학사는 “유관기관협의회를 연 2회 이상 실시해 각 기관별로 프로그램이 겹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특별학급 신설 등 구체적 대안 마련해야 = 다문화가정에 대한 일반학생들의 인식 개선도 시급하다.
김 장학사는 “정부에서 다문화가족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지만 아직도 학교 현장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의 왕따, 폭력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차별적 시각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어울림 교육과 연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곡초 이선주 교사는 “아직도 다문화교육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중도입국자, 외국인 산업근로자 자녀들의 부적응 문제가 심각한 만큼 이들 학생을 위한 특별학급 신설 등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이 100만을 넘어선 지금 다문화교육을 도외시할 경우 향후 발생할 사회문제는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수 있다.
김문기 회장은 “사회통합에 실패한 다문화사회가 얼마나 심각한 대가를 치렀는지 프랑스, 미국 등 외국의 여러 사례에서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실패한 모델이 되지 않도록 사회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주 교사는 “현재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문화가정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양극화가 심해지고 각종 범죄의 우려가 있다”며 “다(多)문화의 가치를 존중하고 포용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개발하고, 이중언어 활용능력을 살려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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