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원(13·오성초6)군은 어엿한 화가다. 열 살에 공모전에 당선돼 현대미술 화가로 데뷔했고, 열한 살에 개인전을 열었다.
지원군은 2009년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사무국이 젊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한 ‘이머징 아티스트 콘테스트’에서 역대 최연소로 당선됐다. 공모전에는 200여 명이 넘는 응모자가 몰렸고, 지원군을 제외한 모두가 미술 전공자였다.
당시 지원군은 ‘판교교차로’와 ‘금강휴게소’를 소재로 한 독특한 그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심사에 참여한 청작화랑 손성례 대표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그림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화가로서 가능성이 있어 당선작에 넣었다”고 말했다.
지원군은 화가로 데뷔한 다음해, 유량동 ‘파랑 갤러리’에서 ‘편지원의 길 그림전’을 열었다. 지원군은 이 전시회에서 20여 점의 아크릴 화와 드로잉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개인전에 수많은 언론과 미술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전시된 그림의 절반은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지원군 그림의 소재는 언제나 ‘길’이다. 선천성 근육병인 ‘근이양증’을 앓고 있어 바깥나들이가 자유롭지 않은 지원군을 위해 어머니 류혜진(44·아트 테라피스트)씨는 아들을 데리고 자주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지원군은 여행지에서 본 길을 그림으로 그렸다. 아버지 편종철(44·남서울대학교 교수)씨는 처음엔 ‘몇 번 그러다 말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원군의 ‘길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스케치북 수백 권이 ‘길 그림’으로 채워졌다.
거실 한쪽 벽면을 도화지 삼아 서울 외할머니 댁에서 집까지 오는 길을 그린 적도 있다. 당시 지원군의 나이 다섯 살. 한쪽 벽면 전부를 사용해 조형적으로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린 지원군을 보고 부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원군은 직접 가본 길이나 지도에서 본 길을 그림으로 그리지만 원래 모습 그대로 베끼지 않는다. 다양하고 복잡한 길을 단순화시켜 아크릴 물감으로 독특하게 채색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지원군은 특히 고속도로 나들목 그리기를 좋아한다. “복잡하게 생긴 교차로를 그리는 게 흥미롭다”고 지원군은 말한다.
지원군의 부모는 모두 미술을 전공했지만 지원군을 따로 집에서 가르치거나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지원군의 순수하고 개성 있는 그림이 천편일률적인 미술교육으로 인해 훼손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편씨는 “지원이의 그림은 시원하다. 군더더기가 없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정확히 한다. 특히 지원이가 그림에 사용하는 색은 어른들이 전혀 생각지 못하는 색이다. 전공자 입장에서 보면 색 선택이 의아할 때도 있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면 지원이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지원군은 졸업하기 전 개인전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그림 그리기에 조금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마음을 잡고 개인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열심히 그린 그림을 혼자만 보면 아깝잖아요. 다른 사람들과 그림을 보며 희망을 나누고 싶어요.”
서다래 리포터 suhdr1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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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군은 2009년 서울오픈아트페어(SOAF) 사무국이 젊은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공모한 ‘이머징 아티스트 콘테스트’에서 역대 최연소로 당선됐다. 공모전에는 200여 명이 넘는 응모자가 몰렸고, 지원군을 제외한 모두가 미술 전공자였다.
당시 지원군은 ‘판교교차로’와 ‘금강휴게소’를 소재로 한 독특한 그림으로 화제를 모았다. 심사에 참여한 청작화랑 손성례 대표는 “상당히 신선하고 재미있는 그림이다. 나이는 어리지만 화가로서 가능성이 있어 당선작에 넣었다”고 말했다.
지원군은 화가로 데뷔한 다음해, 유량동 ‘파랑 갤러리’에서 ‘편지원의 길 그림전’을 열었다. 지원군은 이 전시회에서 20여 점의 아크릴 화와 드로잉을 선보였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의 개인전에 수많은 언론과 미술계의 관심이 쏟아졌다. 전시된 그림의 절반은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지원군 그림의 소재는 언제나 ‘길’이다. 선천성 근육병인 ‘근이양증’을 앓고 있어 바깥나들이가 자유롭지 않은 지원군을 위해 어머니 류혜진(44·아트 테라피스트)씨는 아들을 데리고 자주 여행을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오면 지원군은 여행지에서 본 길을 그림으로 그렸다. 아버지 편종철(44·남서울대학교 교수)씨는 처음엔 ‘몇 번 그러다 말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원군의 ‘길 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스케치북 수백 권이 ‘길 그림’으로 채워졌다.
거실 한쪽 벽면을 도화지 삼아 서울 외할머니 댁에서 집까지 오는 길을 그린 적도 있다. 당시 지원군의 나이 다섯 살. 한쪽 벽면 전부를 사용해 조형적으로 완성도 높은 그림을 그린 지원군을 보고 부모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원군은 직접 가본 길이나 지도에서 본 길을 그림으로 그리지만 원래 모습 그대로 베끼지 않는다. 다양하고 복잡한 길을 단순화시켜 아크릴 물감으로 독특하게 채색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지원군은 특히 고속도로 나들목 그리기를 좋아한다. “복잡하게 생긴 교차로를 그리는 게 흥미롭다”고 지원군은 말한다.
지원군의 부모는 모두 미술을 전공했지만 지원군을 따로 집에서 가르치거나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 지원군의 순수하고 개성 있는 그림이 천편일률적인 미술교육으로 인해 훼손되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편씨는 “지원이의 그림은 시원하다. 군더더기가 없고,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정확히 한다. 특히 지원이가 그림에 사용하는 색은 어른들이 전혀 생각지 못하는 색이다. 전공자 입장에서 보면 색 선택이 의아할 때도 있지만 완성된 그림을 보면 지원이의 선택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된 지원군은 졸업하기 전 개인전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그림 그리기에 조금 소홀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마음을 잡고 개인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열심히 그린 그림을 혼자만 보면 아깝잖아요. 다른 사람들과 그림을 보며 희망을 나누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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