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여성센터 ‘블로그 기자단’

취미로 시작했던 일, 이제는 전문인으로 거듭나다

지역내일 2012-02-05
젊은 시절 꿈도 많고 일 욕심도 많았던 여성들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아이들의 꿈을 위해, 남편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꿈을 접는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점점 엄마 손이 필요 없어지고, 엄마들은 그제야 자신이 꾸었던 꿈을 기억하게 된다. 일을 하다가 2달 정도만 손을 놓고 있어도 경력 단절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데, 10여년이나 아이 키우고 살림 하느라 놓은 일을 다시 잡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면서 취미삼아 하던 일, 봉사활동으로 하던 일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
요즘 크게 성장하고 있는 블로그, SNS 등 소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홍보산업에 주부들이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컴퓨터는 기본이고 글쓰기, 사진촬영 까지 다양한 전문영역을 넘나드는 블러그 기자단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전문영역을 넘나드는 블러그 기자단
서부여성발전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만든 전문 강좌를 통해 다수의 여성이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아 일하고 있다. 201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과정’도 이 중 하나이다. 이 강좌를 통해 1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고, 수료생 중 25명 정도가 블로그 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 서부여성발전센터에 개설한 ‘서부여성블로그’도 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 기자는 돌아가면서 한 달에 한 건 정도의 기사를 쓰는 데, 센터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 마다 행사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행사를 꼼꼼히 스케치해 올린다. 특별한 강좌가 신설되었을 때는 강좌를 수강하고 후기를 꼼꼼하게 기록하면 된다. 이와 달리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구정애(42세)씨는 주로 상품사용 후 후기를 쓰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주로 하는 데 그녀의 블로그 방문자가 많아 성공한 파워블로거가 되었다. 는 엄청난 조회 수를 자랑하는 파워블로거가 되었다. 방문자수가 많다보니 업체에서 사용해보고 글을 올려달라는 주문이 끊이지 않아, 한 달에 수백만원을 벌고 있다. 이정도면 주부 블로거로는 성공한 셈이다.
아직은 블로그 마케터와 기자의 경계가 분명치 않지만 홍보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는  방식은 다르지 않다. 이곳에서는 모두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다. 

학력,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전문인이 될 수 있어
서부여성센터의 블로그를 구축해 관리하고 있는 정원희(49세)대표와 한유정(43세)씨, 지무라 교꼬(50세)씨는 서부에서 교육받고 블로그 마케팅업체 ‘톡톡애드’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센터의 지원으로 3층에 ‘톡톡애드’ 사무실이 마련되었고, 이곳이 블로그 기자단의 모임 장소가 되었다. 기자단 모임을 자주 갖지는 못하지만 센터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곳은 방앗간 역할을 톡톡히 한다.
16년 전 일본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10여년 동안 사설 학원에서 일본어 강사로 일하던 지무라 교꼬씨는 전문적인 일을 찾고 있던 중 ‘결혼이민여성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과정’을 공부하게 되었다. 중학생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는 그녀는 같은 기수의 수료생 중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2012년 위민넷 블로그 기자단에 선발되어 1년간 다문화여성취재기자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같이 활동하는 기자들은 교꼬씨의 포스팅이 우리나라 정서와 잘 어울리고, 생동감 있는 기사작성으로 발전 가능성이 많은 블로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녀는 “처음 낯선 나라에 와서 겪었던 어려움을 바탕으로 경력 단절 다문화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센터 블로그 구축에 함께 참여했고, 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윤정씨는 전산학을 전공했다. 유치원생과 초등생 자녀 세 명을 두고 있는 주부이기도 한 그녀는 그야 말로 경력 단절 여성이었다.
“나이 제한에 걸려서 직장생활이 쉽지 않고, 어린자녀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내기가 어려운데, 이일은 나이와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할 수 있고, 재택근무가 가능해 하고 있다”는 한씨는 블로그 기자는 글쓰기와 컴퓨터사용, 사진촬영 능력만 있으면 도전할 수 있고, 학력과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전문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안정된 일자리 창출로 여성 전문 인력을 기르고 싶어
서부여성블로그를 구축하고 전반적인 일을 맡고 있는 정원희대표는 블로그 산업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고 이일을 기반으로 마케팅영역까지 넘나들 수 있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한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학창시절 내내 교내신문의 객원기자로 활동했었던 정씨는 꾸준한 시문학 활동과 아마추어 사진작가 활동, 주일 마다 성당에서 주보 발행 봉사를 하면서 했던 편집, 취재, 기사작성, 성당의 홈페이지 관리 경험으로 블로그 마케팅 전문가과정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녀는 2010년부터 양천뉴스신문에서는 신문기자로,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는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위민넷 기자단에서도 활동하게 되었다. “양천 뉴스 등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다가 블로그 기자로 활동하려면, 그에 맞는 기능을 더 갖추어야 하므로 사실 훨씬 더 어려울 수 있다”라는 정씨는 “경력단절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블로그 마케터나 기자단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톡톡애드’를 통한 안정된 일자리 창출로 여성 전문 인력을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이 그녀의 꿈이다.

블로그 기자단에 도전해 보자
작년 연말부터 인터넷 상에 블로그 기자단 모집이 한창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재정부, 외교통상부 등 정부부처부터 서울문화재단과 같은 공공기관,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관에서 모집하고 있다. 블로그 기자단은 보통 15명~20명 정도 선발해서 6개월이나 12개월간 활동하며, 매월 1회 기획회의에서 취재계획을 제출하고 협의한 뒤 현장 체험기, 인터뷰 등 기사를 작성하면, 기관에 따라 1건당 1만원에서 10만원까지 다양하게 원고료를 지급한다. 여러 기관이 모집하고 있어 자리는 많지만 선발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다. 시간을 가지고 꼼꼼하게 준비하면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성명욱 리포터 tim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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