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남용이나 알코올의존으로 인한 후유증에는 건강의 문제가 가장 주요하고 직접적인데, 이는 크게 정신의학적 문제와 신체의학적 질환으로 나뉜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우울장애들, 불안 장애들, 공황 발작과 공황 장애, 사회불안 장애, 주의집중 과잉행동 장애, 반사회적 인격 장애, 양극성 장애, 조현병(정신분열병) 등의 여러 정신과적 상태를 촉발하고 악화시킨다.
그밖의 정신의학적 문제는 다른 중독성 질환들이다. 과음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담배를 비롯하여 다른 불법적 물질이나 습관성과 의존성이 있는 처방 약제들, 즉 안정제나 마약성 진통제 따위를 남용하는 수도 흔하다. 그밖에 일중독을 비롯하여 도박중독, 게임중독, 쇼핑중독, 섹스중독과 같은 행위중독들도 흔하다. 제대로 단주하자면 니코틴중독을 위시하여 다른 중독적 문제들도 함께 해결하는 것이 치료 성공률을 높인다.
신체의학적 문제로는 알코올의 뇌 손상에 따른 경련, 섬망이나 치매, 뇌졸중, 말초신경염, 식도암과 같은 식도 질환, 위염, 소화성 궤양, 위산 역류와 이로 인한 역류성 식도염, 간염, 지방간, 간경변, 췌장염이나 췌장암, 고혈압, 부정맥, 심근비대 같은 질환들이 있다.
과음에 따른 건강에 대한 악영향은 다른 무엇보다도 본인에게 충격적이다. 그래서 알코올의 건강에 폐해를 제대로 인지하면 단주의 좋은 계기가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과음에 따른 질환으로 수없이 내과 입원을 반복하면서도 진지하게 단주를 고려하지 않고, 끝내 내과적 치료만 반복하다 사망하는 수도 많다.
이런 세태의 문제점은 환자는 물론 진료하는 의료진들에게도 있다. 의료진조차 알코올 남용과 의존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다. 특히 의료진 본인이 과음하는 경우라면 자신의 음주 문제를 부정하는 만큼 환자의 과음이 눈에 보이지 않기 쉽다. 그러면 단호하게 단주를 지시하지 않고 막연하게 한마디 하거나, 전혀 가당치 않게 한두 잔쯤은 괜찮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호자들에게서도 흔하다. 과음에 따른 후유증에는 호들갑스럽게 반응하면서, 정작 근본적인 원인인 음주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다.
과음에 따른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문제는 드러난 질환 상태만 회복한다고 해결한 것이 아니다. 그 요인인 음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척결하여야 궁극적인 회복이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치료를 반복해도 조만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전락하는 것이 알코올의존의 전형적인 경과이다.
강원알코올상담센터 신정호 소장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