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기만 같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이 왔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두고 있는 새내기 학부모들은 긴장감과 걱정이 교차할 것이다. 안양과천교육지원청과 군포의왕교육지원청의 집계에 따르면 2012년도 초등학교 입학대상이 되는 학생 수는 안양 4925명, 과천 567명, 군포 2722명, 의왕 1148명이다. 이는 예년과 비교해 총 948명이 줄어든 숫자다. 아직 어리게만 보이는 자녀가 학교라는 울타리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선행학습을 어느 정도까지 시켜야 할지도 고민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 학부모와 자녀가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지 알아봤다.
적절한 선행학습으로 자신감 키우기
예비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것은 국어와 수학 등 학습에 대한 부분이다. 초등 1학년의 경우 수학, 영어보다는 국어가 중요한데, 읽기와 쓰기가 서툴면 국어는 물론 다른 수업까지 어려워지고 자칫 공부에 대한 흥미까지 잃을 수 있다. 동화책 등을 소리 내 읽도록 해 글자를 다 숙지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까지 점검해야 한다. 또 1학년은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활동이 대부분이므로 단순히 글자만 인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줄거리와 느낀 점을 조리 있게 말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수학은 두 자릿수까지 읽을 수 있고, 한 자릿수 덧셈·뺄셈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면 충분하다. 대신 단순 연산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말고 사고력을 기를 수 있는 여러 가지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게임이나 카드놀이를 통해 수의 개념을 이해하고 연산까지 해보면 최근 수학 교과에서 요하는 사고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안양의 강 모 초등 교사는 “지나친 선행학습은 오히려 공부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아이가 학습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하는 것이 좋다”며 “일부 과목공부에만 편중하기보다 미술이나 음악, 체육 등의 예체능 활동을 골고루 함께 지도해 학교생활 전반에 자신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학교는 집과는 달리 제도와 규칙이 있고 행동에 제약도 많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고 학교에 가면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자녀가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학교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야 한다. 또한 입학할 학교를 미리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앞으로 생활하게 될 교실과 복도를 돌아보고 화장실은 어디에 있는지, 운동장은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봄으로써 학교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다. 학교의 구조에 익숙해지면 첫 등교 시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 것이다.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습관 들여야
1학년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처음으로 학교 급식을 경험하는데 안 먹어본 음식이 있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급식을 앞에 두고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이 상당수. 못 먹는 음식에 대해서는 가급적 균형있는 식생활을 위해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아토피나 알러지 등으로 인해 먹어서는 안되는 음식에 대해서는 아이가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어야 한다. 또한 학교에는 포크가 없기 때문에 미리 젓가락 하는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좋다. 학교에 다녀온 후에는 손을 씻고 가방에서 책을 꺼내 책장에 정리하고 알림장을 점검하는 등의 행동들이 습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습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아이의 경우 학교에서도 정리정돈을 멀리하고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는 등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된다. 준비물을 챙겨야 하는 경우에는 부모가 나서서 도와주기보다는 스스로 준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초등 1학년 학부모로 지난 1년을 보낸 김지연(35 관양동)씨는 “4학년에 올라가는 첫 아이의 경우 1학년 때부터 준비물을 챙겨주었더니 지금까지도 엄마에게 의지하려는 버릇이 있다”며 “2학년에 올라가는 둘째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스스로 준비물을 챙기게 했더니 다른 일들도 스스로 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엄마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사소한 것부터 스스로 하는 습관을 들이면 고학년이 됐을 때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또한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등·하교시간과 수업시간, 쉬는 시간 등 시간에 대한 관념을 갖고 규칙적인 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 시간에 쫓기게 되면 학교 다니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고 등교 거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외에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생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적절한 대응 방법도 미리 알려주는 것이 좋다. 친구를 함부로 때리거나 따돌리는 등의 행동을 했을 경우 “친구 기분이 어떨까, 그럼 친구에게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 등 상대방에 대해 공감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친구 사이에서 지켜야 할 매너와 규칙, 약속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사를 바르게 하고 고운 말을 사용하는 등 기본적인 예의범절은 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는 뿌리가 된다. 식사 후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하고, 물건을 줄 때 양손으로 주고받기, ‘고맙습니다’ ‘맛있습니다’ 등 감사인사하기, 존댓말 쓰기 등 평소 바른 언어습관을 갖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Tip 취학 전 준비물 구입 노하우
▶ 가방을 고를 때는 아이와 함께 매장을 방문해 직접 메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의외로 교과서와 준비물이 많아 가방이 무거울 수 있으므로 가벼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
▶ 연필은 잘 부러지지 않는 HB로 사는 것이 좋고 색연필은 쓰기 편한 돌려서 빼고 넣는 12색 색연필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크레파스는 24색 정도가 무난하다. 24색 이상의 크레파스는 고학년이 되어도 쓸 일이 거의 없고 부피가 커서 가지고 다니기도 힘들다.
▶ 필통은 게임기와 놀이기구가 부착된 것은 피한다. 자칫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기 쉽다. 철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은 연필이나 자 등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서 면학 분위기를 해칠 염려가 있고, 천으로 된 필통은 소리는 나지 않지만 연필심이 자주 부러지는 단점이 있다. 아이의 취향과 성향에 따라 비교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색종이, 풀, 리듬악기 등 문구류는 입학 후 구입해도 늦지 않다. 학교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은 학교에서 제공해 주는 경우가 많고 입학 후 필요한 준비물에 대한 안내문이 나오기 때문에 안내문을 보고 구입해도 늦지 않다. 특히 묶음류의 공책은 구입하지 않는 게 좋다. 항목별로 필요없는 공책도 있고 다 쓰지도 못한 채 처치 곤란이 되기 십상. 학교 입학 후 교사의 지시에 따라 그때그때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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