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열하루 만에 25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영화 ‘범죄와의 전쟁’. 메시지나 여운, 화려한 액션은 없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격동의 시대인 1980년대 부산. 비리 세관 공무원으로 생활할 때나 뒷골목 건달 세계에 있을 때나 비열하기 짝이 없는 한 중년 남자 최익현(최민식 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코믹함에서 비열함까지 완벽한 반건달 캐릭터, 최민식
‘범죄와의 전쟁’속의 최민식은 지금까지의 모습과 다르다. 지독하고 치를 떨게 하는 잔인함을 버렸다. 그는 영화 속에서 몸을 10kg 이상 불린 채 느물느물하고 유들유들하며 눙치고 뭉게버리는 반건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동선이 큰 팔자걸음, 입버릇처럼 내뱉는 “니 내가 누군지 아나?” 할 때의 대사와 표정, 머리를 쓸어 넘기는 동작 하나하나가 다 허세다. 화려한 화술, 살아남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 동원하기 등 어쩌면 이리도 리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비열하고 ?코믹하다. 부산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라 석 달여에 걸친 개인 레슨을 했다지만 그의 대사 속에서는 코믹함과 비열함, 허세와 초조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캐스팅, 하정우
‘추격자’, ‘국가대표’, ‘비스티 보이즈’, ‘의뢰인’, ‘황해’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섭렵하던 연기자 하정우가 이번에는 보스 최형배 역을 맡았다. 인간문화재급 연기자인 최민식을 앞에 두고도 절대 눌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그는 화면을 채운다.
부산 사투리를 꽤 멋지게 들리도록 만드는 그만의 음색, 보스 가르마, 보스 콧수염, 수트 패션까지 하정우만의 독특한 보스 룩이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충격적인 전신 문신.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보스로 변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데 고품질의 문신을 만들기 위해 가슴, 양팔, 등, 옆구리까지 여섯 명의 타투 전문가가 꼬박 8~9시간을 교대해 가면서 진행한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고 한다. 아침 촬영이 있는 날이면 전날 밤부터 밤을 새며 그려야 하고 바늘을 쓰지 않으면서도 리얼리티를 위해 거의 바늘처럼 뾰족하게 깎은 매직, 네임펜 등으로 살을 찌르며 그려야 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잠깐 보이는 장면을 위해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공을 들여 만든 인물, 형배. 잔혹한 캐릭터임을 알면서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배우 하정우의 진지함과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연에 눌리지 않는 조연들의 화려한 비상
* 경쟁 조직 두목 김판호 역 조진웅 : SBS TV드라마 ‘뿌리깊은나무’의 조선 제일검 무휼, 조진웅이 이번에는 경쟁 조직의 두목으로 출연해 로비스트 최익현(최민식)의 배신에 불을 지핀다.
* 김서방 역 마동석 : 태권도 사범 출신이자 최익현의 오른팔, 제부이자 꼬붕으로 나온다. 건달이고자 하나 건달이 될 수 없는 익현과 김서방은 그래서 영원한 반달이다.
* 악질 검사 조범석 역 곽도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발굴해낸 보석 같은 배우다. 조직소탕의 일인자이자 최익현의 술수와 뇌물이 통하지 않는 악질 꼴통 검사다. 정의의 편인데도 어쩐지 범죄자 보다 검사인 그가 더 무섭다.
* 최형배(하정우)의 오른팔 박창우 역 김성균 : 형배 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철저한 오른팔 역할이다. 1980년대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인상적인 단발머리를 한 그를 앞으로도 많은 영화에서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범죄와의 전쟁’의 홍일점 김은혜 : 나이트클럽 여사장 역할로 거친 조폭들과 맞붙어 절대 기죽지 않는다. 대선배 최민식 앞에서도 껌 씹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녀가 등장하면 칙칙했던 80년대 풍 스크린에도 잠시 화색이 돈다.
뒷골목 건달 세계에서 아득바득 살아가며 끝까지 살아남는 한 남자의 이야기 ‘범죄와의 전쟁’. 아버지의 모습 같기도 하고, 선배의 모습 같기도 해 애틋하다가도 100% 허구가 아닌 사실을 극화한 영화라는 전재가 꽤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런 영화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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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함에서 비열함까지 완벽한 반건달 캐릭터, 최민식
‘범죄와의 전쟁’속의 최민식은 지금까지의 모습과 다르다. 지독하고 치를 떨게 하는 잔인함을 버렸다. 그는 영화 속에서 몸을 10kg 이상 불린 채 느물느물하고 유들유들하며 눙치고 뭉게버리는 반건달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동선이 큰 팔자걸음, 입버릇처럼 내뱉는 “니 내가 누군지 아나?” 할 때의 대사와 표정, 머리를 쓸어 넘기는 동작 하나하나가 다 허세다. 화려한 화술, 살아남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 동원하기 등 어쩌면 이리도 리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비열하고 ?코믹하다. 부산 사투리 연기는 처음이라 석 달여에 걸친 개인 레슨을 했다지만 그의 대사 속에서는 코믹함과 비열함, 허세와 초조함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가슴을 뛰게 만드는 캐스팅, 하정우
‘추격자’, ‘국가대표’, ‘비스티 보이즈’, ‘의뢰인’, ‘황해’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섭렵하던 연기자 하정우가 이번에는 보스 최형배 역을 맡았다. 인간문화재급 연기자인 최민식을 앞에 두고도 절대 눌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그는 화면을 채운다.
부산 사투리를 꽤 멋지게 들리도록 만드는 그만의 음색, 보스 가르마, 보스 콧수염, 수트 패션까지 하정우만의 독특한 보스 룩이 여성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등장하는 충격적인 전신 문신.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보스로 변신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데 고품질의 문신을 만들기 위해 가슴, 양팔, 등, 옆구리까지 여섯 명의 타투 전문가가 꼬박 8~9시간을 교대해 가면서 진행한 고난이도의 작업이었다고 한다. 아침 촬영이 있는 날이면 전날 밤부터 밤을 새며 그려야 하고 바늘을 쓰지 않으면서도 리얼리티를 위해 거의 바늘처럼 뾰족하게 깎은 매직, 네임펜 등으로 살을 찌르며 그려야 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잠깐 보이는 장면을 위해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공을 들여 만든 인물, 형배. 잔혹한 캐릭터임을 알면서도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배우 하정우의 진지함과 노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연에 눌리지 않는 조연들의 화려한 비상
* 경쟁 조직 두목 김판호 역 조진웅 : SBS TV드라마 ‘뿌리깊은나무’의 조선 제일검 무휼, 조진웅이 이번에는 경쟁 조직의 두목으로 출연해 로비스트 최익현(최민식)의 배신에 불을 지핀다.
* 김서방 역 마동석 : 태권도 사범 출신이자 최익현의 오른팔, 제부이자 꼬붕으로 나온다. 건달이고자 하나 건달이 될 수 없는 익현과 김서방은 그래서 영원한 반달이다.
* 악질 검사 조범석 역 곽도원: 영화 ‘범죄와의 전쟁’이 발굴해낸 보석 같은 배우다. 조직소탕의 일인자이자 최익현의 술수와 뇌물이 통하지 않는 악질 꼴통 검사다. 정의의 편인데도 어쩐지 범죄자 보다 검사인 그가 더 무섭다.
* 최형배(하정우)의 오른팔 박창우 역 김성균 : 형배 외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철저한 오른팔 역할이다. 1980년대에서 막 튀어나온 것 같은 인상적인 단발머리를 한 그를 앞으로도 많은 영화에서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범죄와의 전쟁’의 홍일점 김은혜 : 나이트클럽 여사장 역할로 거친 조폭들과 맞붙어 절대 기죽지 않는다. 대선배 최민식 앞에서도 껌 씹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녀가 등장하면 칙칙했던 80년대 풍 스크린에도 잠시 화색이 돈다.
뒷골목 건달 세계에서 아득바득 살아가며 끝까지 살아남는 한 남자의 이야기 ‘범죄와의 전쟁’. 아버지의 모습 같기도 하고, 선배의 모습 같기도 해 애틋하다가도 100% 허구가 아닌 사실을 극화한 영화라는 전재가 꽤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런 영화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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