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빨치산으로 몰려 실형을 산 농민들이 62년 만에 억울함을 풀었다.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4일 국가보안법 등의 혐의로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고 형기를 마친 뒤 숨진 김모(한국전쟁 당시 30)씨 등 농민 2명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했다. 김씨 등은 1950년 국가반란을 목적으로 조직된 자위대 등에 가입해 완주군과 임실군의 도로를 파손하고 살해당한 주민 2명을 땅에 묻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빨치산에 식량을 제공할 목적으로 쌀을 모아 전주시 당본부까지 운반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1951년 전북경찰국 기마경찰대에 붙잡혀 40일 이상 불법구금된 상태에서 폭행과 가혹행위를 당했다.김씨 등은 당시 각각 징역 7년을 선고받았고 모두 형기를 마친 뒤 숨졌다. 유족은 2008년 12월 "망인들은 주민을 살해하는 데 가담하지 않았고 인민위원회의 강압에 의해 시신을 매장했을 뿐"이라며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규명 신청을 냈다. 김씨 등은 시신을 매장하라는 인민위원회 자위대장의 강압적인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평범한 농민인 이들이 공산당원의 누명을 썼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위원회는 결국 "국가는 수사과정에서 불법구금과 가혹행위를 통해 김씨 등에게 중형을 받도록 했다"면서 "피해자와 유족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사과 등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했고, 유족은 소송을 냈다. 재판부도 "김씨 등이 불법구금 상태에서 자행된 폭행과 가혹행위 때문에 허위자백했고, 시신매장은 강요된 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면서 무죄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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