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생활은 생각도 하기 싫다. 봄 방학이 끝나면 학교에 가야한다. 학교 갈 생각만 해도 배가 아프다.”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권유림양의 말이다. 3월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권 양은 최근 식욕이 없고 자주 배가 아프다. 그때마다 엄마에게 짜증을 낸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김소현양도 이와 비슷한 증세가 있다. 김 양은 “고등학교 생활을 생각하면 꼭 두통이 생긴다”며 “차라리 입학식 날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명 ‘신학기증후군’이다.
신학기증후군 원인과 증상
겨울방학이 끝나고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맘때쯤이면 위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자녀들 때문에 학부모들은 걱정이다. ‘신학기증후군’으로 알려진 이 증상들은 학생 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학교 적응 및 사회성 형성에까지 영향을 준다. 왕따, 학교폭력과도 연관성이 있어 엄마들은 더욱 걱정이다.
신학기증후군의 원인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이다. 그로 인한 다양한 질환 때문에 아이는 공부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잃을 수 있다. 신학기증후군을 겪는 아이는 원인 모를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고 심할 경우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나 비염 중이염 등이 쉽게 걸린다.
김대환 한의원장은 “2~3월이면 신학기증후군으로 병원을 찾는 환가가 많다”며 “스트레스는 한의학에서 기울(氣鬱: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생긴 병)에 해당하며 기의 순환을 돕는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예비초등생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장애는 일시적인 ‘틱 장애’다. 틱은 ‘빠르고 갑작스럽고 반복적인 운동이나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건양대학교 강지현(가정의학과) 교수는 “분리불안증이나 틱 장애는 강박관념이나 불안감, 부담감이 클 때 나타나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진다”며 “그러나 다양한 증상을 보이거나 일 년 이상 지속한 상태라면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신학기증후군 어떻게 대비할까
대부분의 신학기증후군 증상은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면 사라진다. 때문에 학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래초등학교 김위택 교사는 “학기 초에는 아이들끼리 빨리 친해지게 하기 위해 놀이 형식의 활동 수업을 많이 한다”며 “친해지기 시작하면 저절로 아이들의 등교시간이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사는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운동이나 관심 분야를 이용한 스트레스 해소가 중요하다(게임 제외)”며 “초등학생의 경우 부모님이 재밌게 놀아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부 이형경(월평동·45)씨는 “중학교에 입학하는 동생에게 형이 들려 준 이야기들이 큰 효과가 있었다”며 “누구나 갖는 두려움과 스트레스라는 것에서 아이가 위안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개학 1~2주 전부터 아이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도록 돕는다. 수면이 부족한 아이는 신경이 날카롭고 소극적인 태도로 학교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생의 경우 등·하교 친구가 있으면 학교에 대한 두려움을 덜 수 있다. 중·고등학생의 경우 문화 공연 관람이나 단기 여행이 긍정적인 사고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김대환 한의원장은 “새 학기엔 늘어난 학업 시간 때문에 아이가 쉽게 지칠 수 있으니 방학 동안 기초 체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도움말
김위택 대전 비래초등학교 교사
김대환 대전 아이누리한의원 원장
강지현 건양대학교 가정의학과 교수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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