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 성 경기 고양시장

“교육과 복지,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

기본적인 시정방향과 시스템은 생각보다 빨리 정착

지역내일 2012-01-15
서울시 기피시설 이르면 1월 말 가시적 성과 예상

“민생경제를 회복하는데 최우선 노력을 기울일 예정입니다.”
최 성 고양시장의 올해 목표는 민생경제의 안정이다. 유럽 금융위기 등으로 그 어느 해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 업무추진비 등을 깎아 교육과 복지, 일자리 창출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세워졌다.
최 시장은 지난 1년 반의 시정에 만족을 표시했다. 아직 시민들이 피부에 와닿는 부분은 작지만 전진할 수 있는 방향과 시스템을 세웠다고 보기 때문이다.
총선과 대선이 있는 올해는 혹시나 있을 정치적 대립으로 시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념이나 정치적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지난해 시정을 평가해달라.
자신감이 붙었다. 최 성에 대해 성실 열정 진정성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은 거의 못 봤다. 향후 행보에서 큰 자산이 될 것 같다. 시장이 정치인 출신이라 정치에만 관심을 둘 것으로 우려하는 시각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만족스럽다. 고양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시스템이 갖춰졌다. 시청 공무원들도 이렇게 빨리 변화할지 몰랐다. 처음엔 이런 분위기 조성이 3년 정도는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1년 반만에 갖춰졌다. 물론 아직도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은 만들어졌다고 본다.

- 지난해 사업 가운데 성공적이었던 사업은.
지난해엔 운이 좋았다. 시민참여형 문화체육축제로 치룬 제92회 전국체육대회와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했던 10월 글로벌 문화대축제, 역대 최대관객 최대계약실적을 올린 제16회 한국고양꽃전시회가 기억에 남는다.
아쿠아스튜디오 개장, 드림하이 지원 등 신한류 관광도시 추진, 킨덱스 제2전시장 개장 등도 큰 성과다.
특히 공공기관 최초의 희망보직 전면시행, 주민참여조례 추진, 무상급식 실현 등 ‘풀뿌리 민주주의’의 토대를 만들기 위한 제도정비를 완성했다. 고양시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 아쉬움이 남는 사업은.
아무래도 서울시 운영 기피시설이다. 우리시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주민 기피시설인 서울시립승화원 화장장과 서울시립묘지, 난지물 하수·분뇨·음식물처리시설 등이 40년 가까이 운영되면서 지가하락,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으로 피해를 입어왔다.
우리시는 서울시에 이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시설물 현대화, 공원화하여 주민친화적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게 기본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신뢰를 무너뜨리고 무대책으로 일관해 우리시를 우롱했다. 결국 행정대집행을 실시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등 파문이 컸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재야시설부터 공감대를 형성해온 박원순 신임 서울시장이 지난해 10월 당선되면서 적극적인 면담을 추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점이다.

- 현재 서울시 운영 기피시설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매일 보고를 받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전화통화도 하고 회동을 통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합리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
실무선에서 이미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구정 이후 1월 말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 같다. 가능하면 원론적인 합의보다는 구체성을 담보한 합의를 이뤄낼 생각이다. 조급하게 추진할 생각은 없다. 깊이 있는 로드맵을 구상 중이다.

- 올해 시정목표를 말해달라.
결실을 맺어야 한다. 임기로 보면 2년차인데 원래는 본격적인 사업의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단계를 뛰어넘어 올해 결실을 보려한다.
연말연초에 과·국·시장이 확실한 목표를 정했다. 의미있는 선물을 줘야 한다. 교육은 무상급식을 중심으로, 문화적으로는 시민이 참여하는 문화축제, 주민참여단 등을 통한 시민참여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생경제와 일자리, 주부나 영세상인을 위한 성과가 올해는 나와야 한다. 임기 마칠 때면 지속성이 어렵게 된다. 탄력을 받을 때 해야 한다.
가장 희망적인 것은 시민적 참여가 놀랍게 이뤄지고 공직사회가 적극성과 창의적 참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 올해 총선 대선 등을 고려하면 힘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데.
맞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초대형 정치적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 극도의 대립적 상황이 전개돼 자칫 고양시에 형성돼 있는 통합의 에너지가 깨질 수 있다.
서울시를 보라.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양분돼 마찰을 빚어왔다. 다행히 우리시는 글로벌 고양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데 분에 넘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 예산편성을 할 때도 문화도시사업이나 무상급식을 깎거나 하지 않았다. 시민사회에서도 극단적인 갈등이나 대립은 없었다. 절제력과 상식을 보여줬다.
벅찬 기대가 있다. 제대로 된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다.
진보와 보수의 정치적 화해를 위해 금정굴 위령사업과 현충공원 선양사업을 동시에 추진한다. 진보와 보수진영을 아우른 시정 자문·협의기구가 될 ‘시정주민참여위원회’ 위원을 최근 선임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야합이 돼서는 안된다.

- 올해 역점 사업은.
유럽의 금융위기와 유가불안정 등 그 어느 해보다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시는 시정운영에 민생경제를 회복하는데 최우선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우선 시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 긴축예산을 편성했고 세수확보에 노력을 다하고 있다. 업무추진비 10%, 경상적 경비 5%이상 감액, 공무원 건강진단비, 연가보상비, 해외연수 등을 감액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렇게 모아진 예산을 교육·복지·일자리 등에 집중투입한다.
우선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복지나눔 1촌맺기’를 더욱 활성하고 드림스타트 사업을 확대하는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대책을 세심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교육예산은 지난해보다 53.7% 증가한 373억원으로 확대했다. 초등학교 무상급식 실시에 이어 올해는 만 5세 이상, 중학교 2 3학년으로 무상급식을 확대실시한다.
화훼산업, 킨덱스 주변의 전시컨벤션 복합단지 조성, 의료관광, 신한류 문화관광사업을 연계, 자체 고용창출 능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교육 사업은.
기초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의 자녀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면 동복과 하복 각 1벌씩 지원하는 ‘저소득층 중학교 입학자녀 교복비 지원사업’이 처음 실시된다. 경기도에서는 우리시와 성남시만 추진하고 있다. 주 5일제 전면실시에 맞춰 ‘토요돌봄교실’을 신설 운영한다. 기초가 부족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위해 인터교사를 지원하는 ‘초중등 기초학습 지원사업’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학교 부적응 학생 단기 위탁교육사업’이 첫 선을 보인다.

- 지난해부터 신한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신한류 도시를 표방할 때만해도 ‘웬 신한류 도시’라는 의문이 많았다.
하지만 드림하이 제작지원, 런닝맨, 고양 오리온스, 원더스, 글로벌 문화축제가 이어지면서 우리시가 영화 방송 스포츠 전통문화까지 연결하는 신한류 시대를 주도하는 전진기지를 확실히 선점했다고 본다.
올 4월 말의 국제꽃박람회, 10월 글로벌 문화대축제 등을 잘 엮어나간다면 새로운 비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가장 살고 싶은 도시로 고양시를 선택했다고 한다. 전국체전 때 방문한 해외인사나 외국에 나갔을 때 느끼는 고양시의 위상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예전엔 약간 억지도 있어 내심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제 고양시의 위상은 어느 곳에서든 확인할 수 있다. 

- 올해 국제꽃박람회가 열린다. 준비상황과 목표는.
제6회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예산을 대폭 축소해 내실있게 개최할 계획이다. 적은 예산이라도 규모는 더 크면서 두배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올해는 런던올림픽에 앞서 ‘세계 꽃 올림피아드’를 주제로 세계 100여개 나라에서 온 아름다운 꽃들이 호수공원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국가관 25개, 해외 40개국 150개 이상의 업체, 국내 160개 업체를 유치, 100만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2000억원이 넘는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시장님은 통일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사망했는데 한반도 전망과 이에 대비해 고양시 자체 사업은 있는가.
우리시는 인구 100만 도시고 광역도시를 능가하는 잠재력이 있다. 또 위치나 교통, 지정학적 모든 면에서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적임도시다.
생각보다 빠른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한반도 불안정성은 커졌지만 새벽이 오면 짙은 어둠이 오는 것처럼 평화통일이 빨라질 수 있다. 올해는 극적인 대반전을 위한 물밑 조정기라고 본다. 김정은 등장 이후 속도감있는 내부정비가 있을 것이고 우리는 총선과 대선이 있는 만큼 차기 대통령은 빠른 시기에 3차 정상회담을 할 것이다. 3기 남북협력시기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고양시 자체로는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 다른 지자체나 중앙정부에 좋은 모델을 보여주고 싶다. 국제꽃박람회 때 남북화훼교류도 검토할 만하다. 고양시와 개성시간의 교류도 괜찮다. 아무리 남북간 갈등이 생겨도 문을 닫지 않는 곳이 개성이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난 1년 반동안 고양시민들은 시민으로서의 참여, 열정, 에너지를 보여줬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고양시는 국제적인 도시로 컸다. 교육 복지 문화 등에서 객관적인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시장과 공직자가 겸손한 마음으로 섬기는 리더십을 보여드리겠다. 올해 말에는 더욱 발전한 고양시의 위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 위기 등 어려울 때일수록 나눔의 정신이 고양시에 필요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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