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은 목적이 아닌 올바른 수단으로 활용해야

지역내일 2012-01-02

영어표현에 ‘Procrustean bed’ -프로쿠르스쿠스의 침대’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쿠르스쿠스’는 지나가는 나그네를 잡아다가, 쇠 침대에 뉘이고는 잡혀온 사람의 키가 침대보다 작으면 발을 늘이고, 침대보다 크면 발을 잘라 죽였다고 한다. 그래서 일방적인 기준을 세워놓고 남들은 거기에 맞추도록 강요하는 것을 빗대는 말로 쓰인다.
   우리 주변에서도 ‘프로쿠르스테스의 침대’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으며, 그중 우리의 아이들이 피할 수 없이 거치게 되는 입시도 그중 하나이다. 정시와 수시의 수 백여 가지의 복잡한 유형의 입시전형요소는 수험생이 자신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맞출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가혹한 대가가 기다리는 일종의 ‘‘Procrustean bed’이다. 하지만 이런 ‘타협점이 없는, 편협한 기준은 외부에만 존재할 것인가? 우리 내부의 ’편협한 무쇠 침대‘가 우리의 올바른 판단을 철저히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오늘은 영어 얘기가 아니라 학원선택에 관한 얘기를 해보자. 매년 12월은 학원에 상담이 가장 많은 기간이다. 각 학년의 2학기 기말고사가 끝나면, 새로운 학년을 준비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님으로부터 연중 가장 많은 방문, 전화 상담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때, 적지 않은 분들이 각자의 ‘무쇠 침대’라는 일방적 잣대로, 또는 내게는 너무나 소용이 닿지 않는 ‘남의 무쇠침대’로 자녀의 앞날을 가름하려는 분들이 있다. 분명히, 학원과 그 과정에 대한 선택은 좀 더 냉정해야 한다. 


Need or Want?
   첫째, 정말 필요한 것인지, 원하는 것인지 구분하라! 학년이 바뀌면, 특히 상급 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분명 주요과목에 대한 ‘선행학습이다. 이때 국영수 주요과목에서의 심화학습, 선행학습이 학생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우리 맘속의 욕심이 원하는 것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한다. 현재의 학생의 수준과 성향을 고려하여 정확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언제나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지는 않는다. 학원이라는 교육 공급주체도 수요자의 욕구를 만들어 낸다. 비싼 대가를 치루면서 내게 필요치 않는 상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


The more, the better?
   상담을 하면서 학부모로부터 가장 많이 질문을 받는 것 가운데 하나가 숙제의 양에 관한 것이다. “숙제는 많은 가요?”, “하루에 단어는 얼마나 외우나요?” 결론적으로 영어에서는 초중등과정이든 수능 또는 TEPS든 단어책에 있는 단어 하루에 수백 개 씩 외워도 별 쓰임새는 없다.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런 방법이 유용하다면 예전 2~30년 전에 영어사전 통째로 외우고 사전 찢어먹은 사전벌레들은 지금쯤 영어 박사가 되어있어야 한다. 단어를 외우게 하려면 학생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reading, grammar, listening 교재에서 단어를 외우게 하고, 꼭 “자신이 정리한  단어장”을 만들도록 해야 한다. 별개의 단어장이나 단어책은 보조적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더불어 숙제의 양과 학습의 효율성이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숙제는 분명히 기존 학습내용과 연관성을 가져야 하며, 과제를 부과한 사람이 학습자의 수행여부를 정확히 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 없이 많으면, 학부모는 흡족할지 모르지만, 결국 학생은 돌이킬 수없는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게 된다. 많다고 좋은 것은 절대 아니다. 숙제 많다고, 단어 많이 외우게 한다고 강조하는 학원보다는 적은 숙제라도 효율적으로 할당하며, 적더라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어휘를 습득하여, 익히게 하는 학원을 선택하라.


Balance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환상적이다. 전기요 하나면 추운겨울 난방비 걱정 하나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날수 있으며, 홈쇼핑 마스크팩 일주일 분은 백옥같은 피부를 약속한다. 하지만,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스카프 하나로 우리 모두가 김태희가 되지는 않는다. 스카프에 어울리는 옷과 신발, 그리고 장신구까지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은 손바닥 안의 진리다.
   어느 학원도 자기들이 공급하는 과목만이 입시에서의 성패를 결정한다고 강조하는 학원은 매력 없다. 국영수의 주요과목은 하나만 잘해서 입시에 성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예비중 1, 예비고 1이 된다고 주 5~6일씩 영어를, 또는 수학을 수강해야 성적이 향상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필요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선택하는 학원의 수업은 최소한 수강 학생이 학습내용을 “스스로 재생, 즉 복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용하다. 수강 학원의 숫자를 수강 시간을 늘이기 보다는, 과목간의 균형을 그리고 더욱 중요하게는 “수강과 자기 학습”간의 균형을 철저히 고려하자.
   학원의 선택도 분명히 “프로쿠르스쿠스의 침대”를 벗어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목을 붙들리게 된다. 학원은 목적이 아니다. 올바른 수단으로서 활용될 때 학생과 학원 모두에게 이로운 도구가 될 것이다.



이안의어학원
이안 원장
031-912-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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