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책 읽기

엄마, 다시 시작하는 독서코칭

지역내일 2011-12-29

아이에게 책을 몇 살까지 읽어주는 것이 좋을까? 가능한 한 오래 읽어주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은희 교사(그림책 전문가)는 “16살이 돼야 보고 듣고 인지하는 능력이 하나로 통합된다”며 16세까지 읽어주라고 조언한다.
문화공간 곰곰이 이봉열 대표(독서논술지도사)도 “아이에게 책을 던져주기만 하는 부모가 가장 위험하다”며 “아이가 글자를 모를 때는 당연히 읽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다가 글을 읽기 시작하면 ‘사주기’로 역할을 바꾸는 것이 대부분 엄마들의 실수”라고 지적한다.


◆책 읽기 성패를 가리는 시기=
아이가 책 읽기에 실패하는 시점은 엄마가 책 읽어주기를 그만뒀을 때다. 엄마들은 글자를 읽으면 내용까지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아이를 방치한다. 하지만 말 그대로 이 시기는 글자를 해독하는 수준이지 내용을 이해하는 차원이 아니다.
16세까지 읽어주라는 말이 현실성이 없다면 초등 3학년까지는 읽어주기를 권한다. 만10세 이전 아이들의 흡수성이 가장 좋다는 게 이유다.
초등학생이 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부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코 현실성 없는 선택은 아니다.
엄마와 함께 읽고, 듣고, 대화하는 습관이 몸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생각하고 비판하는 능력을 갖추기 때문에 잘못된 독서 패턴으로 빠질 여지가 그만큼 줄어든다.


◆많이 읽기? 깊이 읽기! =
요즘 책은 아이들이 있는 집안의 인테리어 소품이다. 책장이 거실로 나오고 TV가 안방으로 들어간 배치는 익숙한 풍경이다. 엄마들이 책에 대한 중요성과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현실 반영이다.
하지만 책읽기가 전인교육 차원을 떠나 입시용 논술대비책으로 도구화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질적인 측면보다 독서의 양적인 면에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이에 대해 문화공간 곰곰이 이 대표는 “책읽기는 음식 먹기에 비유할 수 있다. 밥을 오래 꼭꼭 씹어 먹으면 밥이 달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찬가지로 책도 한 권을 여러 번 깊이 읽으면 그 책 속에서 단맛 쓴맛 신맛 등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며 “100권의 책을 한 번 씩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100번 곱씹어 읽는 것이 낫다”고 충고한다.


◆ 나쁜 책은 없다? =
전문가들은 대체로 나쁜 책은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만 않는다면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기호식품처럼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만약 아이가 옳고 그름을 판단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막아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좋은 엄마는 단호한 엄마’라는 교훈은 책 읽기에도 적용된다. 반대로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고 무조건 ‘좋은 책’이라는 허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문장 한 줄, 그림 하나가 소통의 시작=
아산 거산초등학교 최은희 교사는 “아이들은 날 것으로 자기를 보여주지 않지만, 책을 읽으며 대화를 하면 자연스럽게 마음을 연다”고 말한다.
엄마가 줄거리 읽어주기에 매몰되지만 않는다면 책 한 페이지를 봐도 아이와 즐겁게 소통할 수 있다.
아이들은 글 한줄, 그림 하나를 통해서도 무한한 상상력과 야성의 직관력을 펼쳐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남주 리포터 biskette@naver.com


▶▶ 겨울방학에 아이들이 읽으면 좋은 책
◈ 유아~초등 저학년
1.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야- 국민서관.
2. 아모스와 보리스- 시공주니어. 
3. 미녀와야수- 비룡소.
4. 엄마 까투리- 낮은산.
5. 프로버디티!- 달리.
◈ 초등 고~중·고등
1. 부끄럽지 않은 밥상- 우리교육.
2. 당나귀 귀 시리즈(전3권)- 문원.
3. 4teen(포틴)-  작가정신.
4. 과학 천재가 된 카이우스- 살림Friends.
5. 루케미아 루미- 한겨레틴틴.


Tip. 전집과 단행본, 어느 쪽을 선택할까


책을 지나치게 많이 소장하는 것도 책 읽기에 독이 될 수 있다. 당장 구색을 맞출 수 있고 선택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전집을 선호하지만 출판 과정을 살펴보면 전집에 대한 기대 심리가 지나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전집의 경우 많은 책을 한 구성 안에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책을 질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허점이 있다. 단행본 그림책 한 권이 전문가들의 작업으로 대략 3년의 출판 기간을 거친다면, 전집은 대부분 신진 작가 위주로 작업한다. 또한 단행본은 작가의 사후 50년간 인세가 보장되는 반면, 전집은 통일된 계약 조건이 없다.
‘보리 아기 세밀화’ 등 어린이 전집류 시장에도 반드시 소장해야 할 추천 도서가 존재한다. 하지만 무턱대고 입소문이나 단행본보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전집을 선택하는 것은 고려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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