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민 정보화경진대회 64세~75세미만 어르신팀 최우수 수상자 양계향 어르신

우리 시조 알리기 위해 블로그 와 카페 운영하는 멋쟁이 어르신

지역내일 2012-02-12

양천구는 지난해 12월 9일 양천구민을 대상으로 정보화경진대회를 개최했다. 4개팀으로 구분하여 개최한 ‘양천구민 정보화경진대회’에서 신정동에 사는 양계향 어르신(72)이 64세~75세미만 어르신팀에 참가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시조시인으로 등단(1990년)해 지금껏 열심히 시조작품을 발표하며 시조시인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양어르신은 시조 블로그와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양어르신이 좋아하는 우리 시조를 더 많이 알리고 싶어 운영하는 블로그와 카페를 꾸미기 위해 컴퓨터와 함께하는 시간은 양어르신에게는 하루 일과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이란다. 시조에 맞는 멋진 스위시를 만드는 등 젊은이 못지않은 컴퓨터 실력을 발휘하며 알찬 내용을 담아 자신 만의 색깔이 담긴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양어르신의 특별한 즐거움은 어떤 것일까?


평소 배우는 것 좋아해
“특별히 준비하고 공부한 것은 없어요. 배우는 걸 좋아하는 성격에 평소에 컴퓨터를 사용해 왔기 때문에 컴퓨터 강의 들을 때 다른 어르신보다 부담이 덜 되었던 것도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환하게 웃으며 말을 잇는 양 어르신은 양천구민 정보화경진대회 64세~75세미만 어르신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대회의 경진과목은 인터넷 정보검색과 문서작성 기능을 통합한 한글 생활문서 작성으로 75세이상 어르신팀, 64세~75세미만 어르신팀, 55세~64세미만 어르신팀, 55세미만 주부팀의 4팀으로 나누어 실시했다. 입상자는 각 팀별 상위 5명씩을 선정하였고, 상장이 수여되었다. 
대구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지낸 양어르신은, 1999년 40년 교직생활을 마치게 된다. 자신의 옷과 모자 등을 직접 손뜨개로 떠서 입고, 서예도 수준급으로 워낙 손끝이 야물었던 양선생은 오랜 교직생활에서 퇴직을 하게 되자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교직생활을 마치고 자신의 생활을 시작하려던 양선생은 하지만 얼마 안 돼 고향을 떠나 서울로 상경하게 된다. 2001년 맞벌이를 하는 큰 아들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2001년에 남편과 함께 서울 양천구로 올라오게 된 것이다.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양어르신은 손자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난 시간을 활용해 그동안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하나둘씩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컴퓨터 강좌, 교직생활 동안 해마다 아이들의 문집을 손수 만들어주다 보니 워드는 기본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던 양선생이었기에 컴퓨터 습득속도가 빠를 수밖에. 퇴직 후에도 평소 이메일을 주고 받고 사진을 올리는 등 별 어려움 없이 컴퓨터를 사용하던 양어르신이 양천구 어르신 컴퓨터교실에서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 한 것은 2001년부터였다.


우리 시조 알리려 ‘목련동시조카페’ 운영
“양천구에서 실시하는 어르신 컴퓨터교실에서 컴퓨터를 배우게 되었는데, 추첨에서 떨어지면 강의를 듣다가 쉬어야 하는 등 강의가 연결이 되지 않아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평소 컴퓨터를 해왔기 때문에 얼마 지나면 어렵지 않게 강의를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양어르신이 수강하던 양천구 어르신 컴퓨터교실은 무료로 강좌였다. 무료로 운영되는 지라 신청자가 많아 수강자를 추첨으로 선정하다보니 기수가 다시 시작할 때 추첨에서 떨어지면 강의를 쉬어야 하기 때문에 다시 강의를 듣게 되었을 때는 먼저 강의와 연결이 안 될때도 있었다. 하지만 양어르신은 금방 따라갔다. 신목 복지관에서 어르신 스위시 동호회원으로 활동하며, 회원들에게 스위시 강좌도 하고 있는 양어르신은 한달에 한번 장애인컴퓨터 강좌의 도우미 활동에도 함께하고 있다.
그런 양어르신의 컴퓨터 실력을 높이는데 한 몫을 한 것은 우리 시조를 알리기 위해 운영하는 ‘목련동시조’ 카페로, 양어르신이 운영하는 ‘목련동시조’ 카페에는 귀에 익은 우리 시조와 음악 등 양어르신이 정성들 다해 만든 멋진 스위시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이런 스위시를 만들정도가 되려면 컴퓨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으로, 이곳 카페에서는 다양한 우리 시조를 만날 수 있다.
어려서 카드놀이를 통해 우리 시조를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시조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양어르신은 지금도 100여편이 넘는 시조를 줄줄 외우는 우리 시조 마니아로 우리 시조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다. “우리 시조 종장부분의 3 5 4 3의 운율이 너무 좋아요. 여행가는 버스에서 제가 애창하는 시조를 낭독하고 시조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랍기도 하고 좋았어요”라는 양어르신은 “이런 좋은 우리 시조가 교과서에서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양천구민 정보화경진대회 64세~75세미만 어르신팀 최우수상을 수상한 양어르신은 5월 예정인 ‘서울시 어르신 인터넷 과거시험’ 양천구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요번 경진대회에도 문서작성 중에서 검색하는 부분이 까다로워서 좀 어려웠는데, 시대회를 위해 특별히 연습하기 보다는 차분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에요”라는 양어르신은 “올해 열심히 작품활동을 해서 시조집을 출간하고 싶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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