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눈물 흘리는 호남선

철도공단, 역사·교량 신축 뒤집거나 외면

지역내일 2012-02-10
2014년 호남고속철 1차 개통을 앞두고 전북권 지자체가 철도시설공단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철도가 정차하는 역사의 신축계획이 뒤집히거나 통과구간 교량 보수 등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철도공단은 호남선과 전라선이 교차하는 익산역에 선로 위에 역을 짓는 ''선상역사''를 건립 할 계획이다. 공단은 당초 현 역사의 증·개축을 추진했으나 도심이 동서로 양분될 것을 우려한 익산시의 줄기찬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2010년 선상역사를 세우는 것으로 변경했다. 계획변경 1년이 넘었지만 당초 예산보다 74억원 정도 더 들어가는 공사비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측은 역사 규모를 축소하거나 일부 구조물을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익산시가 반발하고 있다.
공단과 익산시는 익산시 평화동 구간 철로 위의 평화육교 개·보수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1975년에 건설된 이 교량은 지난해 3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보수가 시급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호남고속철도 노선이 한쪽으로 기운 교각 5m부근을 통과하게 돼 안전사고 위험이 높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익산시는 교량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 만큼 정부와 공단, 익산시가 예산을 나눠 부담해 새로 짓자고 했지만 공단측은 불가입장을 내놓았다. 공단은 철도 통행구간에 해당하는 교량 90만 보수하자고 답했다. 그나마 공사비의 절반은 익산시가 부담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전체 교량 신설은 400억 여 원이 들고 공단측이 주장한 부분보수에는 11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정읍시는 정읍역사 신축 문제로 공단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철도공단은 지난 2009년 호남선 KTX 운행에 맞춰 정읍역사를 새로 짓고 역사 앞 중앙로~동서로를 연결하는 지하차도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공사비 521억원은 정부와 철도공단이 각각 부담키로 했다. 지하차도는 지난해 9월 착공했고 역사는 올 1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자 공단측은 말을 바꿨다. 대전·대구 등과 같이 기존 역사를 고쳐서 사용하면 된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고속철 건설 누적부채가 18조6000억원에 달하는 공단 내부사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읍시 관계자는 "신축역사에 맞춰 지중화사업과 버스터미널 등을 연계하고 있는데 신축공사가 중단되면 수십억원의 예산낭비가 우려된다"면서 "역사신축 비용 가운데 철도공단이 부담해야 하는 260억원 정도를 정읍시가 부담하면 짓겠다는 식인데 사업을 하지 말자는 말 아니냐"라고 반발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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