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하 S풋살클럽 동호회 에이엠제로

친구 좋고 공이 좋아 “술보다 풋살”

지역내일 2012-02-06

일요일 밤마다 모여서 자정을 넘기도록 공을 차는 사람들. 그래서 이름도 에이엠제로(AM Zero)다. 지난 29일 밤 10시 무렵, 교하읍 하지석동에 있는 S풋살클럽을 찾았다. 환한 조명만이 구장 위를 비추고 있었다. 이 깜깜한 밤에 누가 공을 차러 나올까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축구화를 신은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죽마고우가 만든 풋살 동호회
에이엠제로는 서울 은평구에서 함께 자란 청년들이 만든 풋살 동호회다. 어릴 때부터 함께 공차며 놀던 선후배들이 어른이 돼 다시 모였다. 그런데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직장인들이 몰리는 저녁 시간, 서울의 풋살장에는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다. 물색하던 끝에 교하에 발길이 닿았고, 지난해 말 김성규 씨가 아예 풋살장을 차렸다. 구장은 1개로 조촐하지만 인조 잔디가 깔려 있어 푹신하고 조명이 밝아 야간 경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에이엠제로 회원들은 일주일에 하루는 술 대신 공을 차기로 약속했다. 동호회는 친구의 친구를 엮으며 점점 커져 지금은 30명에 가까운 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 회원들 나이는 20~30대, 최고 연장자가 80년생이다. 죽마고우들이 꾸린 모임이고, 비슷한 나이의 젊은이들이라 형 동생처럼 편안한 분위기다.  
“술 먹고 아랫목에 누워 있는 것보다 새벽에라도 뛰는 게 더 좋아요. 다음날 출근하려면 힘들지만 웃으면서 모여요. 좋으니까요.”
신범식 씨의 말이다.


일주일의 피로를 푸는 특별한 하루
공 하나로 쉽게 어울려 놀 수 있는 종목이 축구 아니면 농구다. 에이엠제로 회원들도 비슷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먼지 폴폴 날리는 운동장에서 공을 찼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농구장을 누볐다. 군대에 다녀오면서 운동에 뜸하다가 직장에 다니면서 다시 옛 친구들이 그리워졌다. 20대의 남자들이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술 말고 딱히 없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축구다. 70대 어르신까지 있는 조기축구회는 부담스러웠다. 축구와 비슷한 규칙에 좀 더 작은 공간, 운동량이 많고 5명만 모여도 한 팀을 꾸릴 수 있는 풋살이 이들에게는 꼭 맞았다.
문원준 씨는 스스로 운동신경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매주 만날 수 있어 좋다. 부족한 것은 친구들이 가르쳐주니까 괜찮다”면서 문 씨는 수줍게 웃었다. 그의 목표는 친구들 못지않은 실력을 갖추는 것이다.
에이엠제로 회원들은 일요일만 기다린다. 공 앞에서는 지위도 빈부도 신경 쓸 필요 없다. “일주일 동안 술과 담배에 찌든 몸을 땀 흘리며 푸는 거죠.”
권동완 씨가 웃으며 말했다.


체력 좋아지고 인맥 넓어져
회원들이 꼽는 동호회의 매력은 인맥이 넓어진다는 점이다.
“차가 고장 나면 카센터 하는 친구를 찾아가 고쳐요. 아기 낳으면 장난감 회사에 있는 친구가 선물을 해주고, 옷은 동대문에 있는 친구 매장을 찾아가죠.”
공이 좋아 시작한 운동이 사회생활도 풍성하게 해준다. 회원 중에 격투기 이광희 선수가 있어 시합 때면 함께 응원을 하러 가기도 한다. 풋살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인연들이다. 사람이 좋고 공차는 게 좋아서, 새벽까지 운동하고 곧바로 출근하더라도 풋살을 포기하지 못한다.
체력이 좋아진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발목이 약해 조그만 턱 앞에서도 수시로 삐끗하던 신범식 씨는 풋살을 꾸준히 한 후 훨씬 나아졌다. 권동완 씨는 폐활량이 커졌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도 함께 보냈죠. 나이 들어 늙어가도록 함께 할 거예요.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어요.”
김성규 씨의 말이다.
인터뷰하는 사이 구장에서는 몸 풀기가 끝나고 게임이 시작됐다. 오늘 진 팀은 컵라면과 음료수를 사야 한다. 작은 벌칙이라도 걸어 놓으면 더 열심히 뛴다는 김성규 씨의 설명이 재밌다. 11시 넘어 시작한 경기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그러나 새벽시간이라도 쪼개 실컷 달려야 또 일주일을 살 수 있다. 이들이 자정을 넘겨가며 공을 차는 이유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우리 지역 풋살구장
S풋살클럽 / 교하 하지석동 149 / 031-944-9544
식사동 풋살구장 / 일산동구 식사동 2-4 / 010-7935-8111
월드컵 풋살구장 / 덕양구 도내동 279 / 031-970-0096
훼릭스 풋살클럽 / 덕양구 성사동 1 / 031-968-0434
W풋살클럽 / 덕양구 내곡동 248-12 / 031-971-3636
마상근린공원 풋살경기장 / 덕양구 주교동 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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