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묵골무공해쌈밥

입 안 가득 퍼지는 향긋한 쌈

지역내일 2012-02-01

쌈밥은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외식 아이템 중 하나로 건강 식단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더욱 신선하고 향긋한 채소와 짭조름한 쌈장이 생각나기 마련.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영양분이 살아있는 푸릇푸릇한 쌈 채소의 생명에너지를 한껏 충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삭아삭 신선한 채소 위에 고슬고슬한 밥 한 숟가락 얹고, 쌈장에 고기 한 점을 곁들여 한입 가득 물면 입맛이 되살아나는 것은 당연지사. 
나른한 몸과 마음을 깨워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쌈밥집이 이번호 맛멋 주인공이다. 푸짐한 시골식 밥상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인근 주부들의 모임 장소로 애용되는 ‘묵골무공해쌈밥’을 찾았다. 문정동 주택가에 자리해 찾아가기 쉽지 않지만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상차림으로 입소문이 난 집이다.


시골밥상처럼 인심·맛 만족할 밥집
묵골무공해쌈밥은 입소문 그대로 주택가에 숨어있었다. 건물외관부터 시골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랜 세월이 묻어나는 보통의 식당분위기다. 모든 좌석이 방안에 앉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 특징. 안쪽 방으로 자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삼삼오오 자리해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여성들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역시, 쌈밥은 여성취향의 음식이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이집 간판메뉴인 쌈밥을 주문했다. 곧이어 쌈밥의 주인공 쌈이 등장했다. 8가지 종류의 싱싱해 보이는 쌈 야채가 풍성하게 접시에 담겨져 나왔다. 상추, 깻잎, 배추, 적근대, 당귀, 치커리, 겨자 잎, 당근, 고추 등이 쌈의 주인공이다. 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쌈장은 이집의 비법 중의 한가지인데 일단 거무스름한 빛깔부터가 색다르다.
  콩나물 들깨무침, 무생채, 돌나물, 어묵볶음, 부추무침 등 밑반찬 5가지, 뚝배기에 담긴 야들야들한 계란찜, 된장찌개까지 한상가득 밥상이 차려졌다. 곧이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돼지두루치기까지 등장했다. 상을 가득 채운 밥상을 바라보니 이집의 인기비결이 푸짐함에 있음이 느껴진다. 

 
쌈 채소의 신선함이 미각 자극
쌈밥정식은 갖가지 쌈 채소의 신선함을 식사로 즐길 수 있다. 싱그러움이 듬뿍 담긴 쌈 채소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한 수저 떠 올리고 매콤한 돼지고기 한 점, 마늘과 쌈장을 척 발라 한입에 쏙 넣으면 새콤하며 쌉쌀한 맛과 알싸한 향이 그대로 느껴진다. 씹을수록 부드럽고 담백한데 생야채의 신선한 맛과 향, 그리고 그 안에서 어울려 씹히는 고기가 은은해서 색다른 맛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취향대로 다르게 싸먹는 쌈은 자신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자랑하면서도 투박하지만 구수한 쌈장과 함께 어우러져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맛이다. 상큼함과 고소함, 알싸한 매운맛이 함께 어우러져 미각을 절로 자극한다. 먹는다기보다는 음미하고 감상한다는 표현이 더 나을 듯. 특히 고추장과 된장을 알맞은 비율로 섞어 짭조름하면서 구수한 맛을 내는 쌈장은 빛깔처럼 특별한 맛이다.
함께 내오는 돼지두루치기는 양이 푸짐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산과 함께 칠레산과 미국산을 섞어 사용한다는 점. 고기 양을 줄이거나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이왕이면 국내산 고기를 사용하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행한 초등생 아들은 고기에서 떡볶이 양념 맛이 난다는 평가를 했다. 빨갛게 고추장 양념 옷을 입은 고기가 매콤 달콤한 맛 이다보니 아이들 입맛에는 떡볶이 맛과 비슷한가보다.
  보드라운 계란찜과 구수한 된장찌개와 함께 이렇게 저렇게 응용해서 싸 먹다보니 어느새 밥 한공기가 뚝딱 비워졌다. 밑반찬들도 맛깔스러워 자꾸 젓가락이 간다. 쌈 야채까지 바닥을 드러냈으니 포만감이 가득하다.



푸짐한 한방 족발, 저녁 인기메뉴
  넓은 홀 안쪽으로 20명이 족히 앉을 수 있는 방이 있어서 모임 장소로도 자주 활용되는 이집은 저녁에는 족발을 찾는 손님들도 많다. 국내산 돼지 족을 사용해 15가지 한약재로 직접 조리하는데 양이 푸짐하기로 소문이 났다. 함께 먹는 쌈 채소도 풍성해 쫄깃하고 담백한 족발을 취향대로 싸먹는 재미에 입이 호사를 누릴 듯하다.
  7년째 모녀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이집은 소문 그대로 주머니 걱정 없이 푸짐하고 맛깔스러운 한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간혹, 손님이 밀려들 때는 재료가 동이나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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