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청 앞에 자리 잡은 초가집 한 채. 언제가 ‘저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리고 김상국(69) 원장을 만나러 찾아간 그 곳, 그곳의 이름은 ‘읍내 집현전’이었다.
1만 권이 넘는 책과 5천여 개의 DVD가 심상치 않는 아우라를 풍기며 자리 잡고 있는 ‘읍내 집현전’은 자녀의 미래를 고민하는 부모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이다. 1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직접 정리한 막대한 자료까지 공개하며 무료로 이곳을 운영하고 있는 김원장은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아들에 이어 딸까지 사교육 하나 없이 서울대학교에 입학시키면서 그의 남다른 교육법은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시작한 그의 수업은 10년이 지나도록 계속되었다. 하지만 김원장의 10년 세월은 투쟁과도 같았다. 문학과 사회,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도록 하는 그의 교육은 점수를 위한 학공부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학습은 단편적인 지식 쌓기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 우리는 삶과 무관한 공부를 시키느라 막대한 시간과 돈을 내던지며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고, 생명력을 잃게 만들고 있습니다.”
김원장의 이야기를 구구절절 옳았다. 교육 환경을 탓하며 김원장의 안타까운 외침을 너무나 이상적인 혹은 너무나 혁명적인 이야기로 받아들인다면, 대학입시를 비롯한 최근의 교육계 변화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놀랍게도 김원장은 “이제 포기하고 싶다”라는 무서운 말을 던졌다. 변화가 불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바위에 계란치기’라는 표현에서 그의 막막함이 느껴졌다. 어쩌면 ‘읍내 집현전’이 그에게는 마지막 희망인지도 모른다. “이제 아이들의 희망은 부모들의 변화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을 제대로 성장시킬 수 있는 인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곳에서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김원장에게 안내받은 아이들은 그가 말하는 교육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으리라. 춘천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행복했다. 진정한 공부란 인생을 올바르게 사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읍내 집현전’을 한번 찾아가보자.
문의 010-5293-9455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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