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천안서북소방서 예방안전담당 류병철 계장

“화재 발생 5분 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역내일 2012-01-30

화재나 위급,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119. 구조의 대명사로 불리는 숫자다. 하지만 정작 그 당사자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때로는 목숨을 담보로 현장에 뛰어든다.
소방관은 위험한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가기 위해 늘 긴장 속에 산다. 천안시민의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256명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천안서북소방서 예방안전담당 류병철 계장을 통해 들어보았다. 



- 소방관으로 근무하면서 위험한 순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평택 화재진압 도중 안타깝게 동료를 잃었는데 심정은?

20년을 소방관으로 살면서 생명에 위험을 느끼는 아찔한 순간이 많았다. 소방관은 찰나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항상 공포감을 느낀다.
내가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가슴 졸이며 사는 가족들의 심정을 알지만 겉으로 표현을 잘하지 않는다.
사고에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 대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민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동료들과 서로 의지하며 이겨낸다.
그래도 천안서북소방서는 일하는 환경이 좋은 편이다. 천안시 소방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10월 28일자로 문을 열면서 최신 장비를 갖추었다. 산악인명구조를 위한 인공암벽등반장과 수난구조훈련을 위한 풀장 등 전국에서 손꼽힐 만한 기반 시설도 갖췄다. 지난해 아름다운 건축물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 최근 천안·아산에 고층아파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화재진압에 대한 안전사고 우려도 높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

천안·아산에 주상복합 등 고층아파트가 늘고 있는데 화재에 따른 안전사고에 매우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사다리차 활용 가능한 높이가 아파트 10~12층이기 때문이다. 그 이상 높이는 자체소방시설을 활용하거나 소방대원이 직접 안으로 들어가 고층으로 올라가야 한다.
따라서 고층 건물은 소방시설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소방서는 준공검사 시 스프링클러, 자동식 소화기, 재연설비, 방송설비, 옥내소화전 설비 등 소방시설 확인을 철저히 한다. 또한 소방서 내에서도 고층아파트 화재진압매뉴얼을 작성, 긴급상황 발생 시 활용할 방침이다.

- 최근 천안서북소방서에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다는데

지난해 12월 26일 충남 최초로 무인방수로봇을 들여왔다. 무인방수로봇은 붕괴가 우려되는 곳, 지하층, 불기운이 세서 대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현장에 투입한다. 각 시도 별로 한 대씩 전국에 총 13대가 있는데 충남은 천안서북소방서에 있다.
화재정찰로봇도 갖추었다. 화재정찰로봇은 충남 5~6곳에 있다.
그동안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소방관이 위험한 현장에 진입, 순직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해 왔다. 첨단소방장비의 도입으로 빠른 화재 진압은 물론, 소방관의 인명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소방서 업무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화재발생 최초 5분이 중요하다. 화재는 최초 5분 이내에 진압하지 못하면 대형화재로 번지고 구급환자도 최소 5분 이내 출동해서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협조가 없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로 돌아간다.
지난해 12월 9일부터 도로교통법에 따라 긴급차량 양보의무 위반차량을 단속한다. 소방차나 119구급차에 대한 양보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최고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단속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양보하는 시민의식을 기대한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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