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초연 당시 예술성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연극 <저승>이 오는 2월 1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연극 <저승>은 2000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가오싱 젠의 작품이다. 극작가이며 연극인이기도 한 가오싱 젠은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 수묵화가이며 최근에는 영화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1987년 북경에서 초고를 작성, 1991년 파리에서 비로소 완성했다. <저승>은 <장자>에 나오는 <호접몽> 이야기의 주인공 장주(莊周)가 독수공방하던 아내의 정조를 시험하다가 마침내 그녀의 자살을 야기하고 마는 경극 <관을 부수다>, 그리고 그 후의 불온한 사후세계를 다루는 또 다른 레퍼토리 <저승까지 찾아가다>를 모태로 한 희곡이다.
초연에 이어 이번 무대에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된다. 특히 스펙터클한 스케일의 무대에서 펼쳐지는 변검술은 신선한 볼거리이다. 변검은 눈 깜짝할 사이에 얼굴의 가면을 바꾸는 기술. 중국에서 경극 변검을 창시한 주홍무 선생에게 사사를 받아 직접 제작해 공연을 한 김동영 배우가 이번 공연에도 참여한다. 또 하나의 볼거리는 바로 공연 중 배우들이 입으로 불을 직접 뿜는 토화 장면이다. 비어 있는 대극장 무대를 적극 활용해 천, 탈, 막대기 등 다양한 소품과 함께 토화를 보여줄 예정이다.
<저승>의 앞 단락에서는 전적으로 억울함을 품은 아내의 입장에서 전개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아내가 벌거벗은 채 가슴에 사무친 억울함을 씻어내고자 피범벅인 창자를 끄집어내어 씻는데 이 잔혹하고도 강렬한 장면은 관객들에게 여인의 비참한 운명을 다시 한 번 경험하게 한다. 앞 단락인 이승에서 악사들이 북으로 장단을 맞추고 배우들은 상여를 메고 만가를 부르는 등 우리나라의 민요풍의 노래들이 다수 나오며 분위기를 신명나게 이끈다. 반면에 뒷 단락 저승에서 배우들의 짙은 분장과, 장중한 음악에 맞춰 쿵쿵 걸어 다니는 판관은 마치 중국의 경극을 떠오르게 한다. ~2월 26일까지 문의 (02)762-0010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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