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의 이장이 쓴 자전 수필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전북 완주군 비봉면 동리마을 이성식(50·사진)씨. 대만 출신 아내와 사이에 18살 난 아들 대한이를 두고 있다.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나는 대한이 엄마''라는 글은 다문화가정으로 살아가는 이씨의 집안 이야기이다. 지난 2009년 전북도교육청의 ''다문화가정 체험수기''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한 이씨는 잘 나가는 외국어학원 대표였다.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대만을 찾았다가 아내를 만났고 귀국 후엔 전주에서 15년간 학원을 운영했다.
지난 2008년 고향인 비봉에 돌아온 그는 복분자와 감 농사를 농부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자신의 겪은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다문화가정 멘토 역할을 자임했다. 방과후학교에선 일본어와 중국어를 가르켰다. 이장을 맡고 난 후에는 또 행정기관과 함께 지역 문화산업 발굴에도 발벗고 나섰다. 비봉면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지역 유래 스토리텔링''이란 책을 거의 다 써간다. 이미 조선시대 대마도 정벌에 참여했던 유습 장군의 유적을 활용해 지난해부터 축제를 열기도 했다. 행정기관 도움만 기다리기 보다 주민이 먼저 나서 제안하고 키워야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씨는 "지역의 숨겨진 문화자원을 찾아 키우는 것이 농촌이 되살아나는 열쇠"라고 말했다.
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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