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공과금 등 1년 동안 쌓인 서류를 정리하던 주부 남씨(고잔동)는 학기 초, 아이가 가져 온 통지서를 발견했다. 그때, ‘이건 뭐야’ 하면서 밀어놨던 통지서의 제목은 ‘학생 정서·행동 경향 분석 결과 안내문’. 안내문에는 학기 초에 아이의 정서 및 행동경향에 대한 검사를 하는데, 검사결과 ‘아이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 및 정서행동 선별검사 결과에서 2차 평가가 필요하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면서 아이가 일시적으로 겪는 스트레스 결과인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상담이 필요한 것인지 판별이 필요하다는 내용 이었다.
그 당시는 ‘아무 탈 없이 학교생활 잘 하는 아이에게 별의별 검사를 다하라고 하네!’하며 약간 언짢은 기분으로 서류를 한곳에 밀어 놨다. 하지만 한 학년을 보내고 보니, 검사의 필요성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었다. 저학년일 때 에는 그저 귀여운 마음에 ‘다른 아이들보다 명랑하고 쾌활하다. 호기심이 남다르다’라고 좋게 생각 됐던 것이 고학년이 되니 문제가 되었다. 무엇인가 오래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것이 특히, 다리를 1초가 멀다하고 달달 떠는 행동은 아이를 더욱 부산한 아이로 보이게 했다. 그래서 뒤 늦게 찾은 곳은 안산시정신보건센터.
부모의 꾸준한 관찰이 중요
단원구 보건소 내에 있는 안산정신보건센터는 지역민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설립된 단체로, 만성질환자 관리와 다양한 정신건강 증진사업, 아동·청소년 사업을 중점 사업으로 한다.
센터에 가기 전, 아이의 손을 잡고 ‘우리 몸이 감기에 걸리 듯, 마음도 아플 수 있거든. 감기 걸려 병원 가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 마찬가지로 여기 오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라고 설명해서인지 아이는 센터 문을 활기차게 열었다.
검사는 아이 행동 양태를 부모가 기입하는 방식으로 30~40분이 소요 됐다. 질문 유형은 아이의 심리에서부터 일상 행동까지 다양했다. 질문지를 제출하고 10여분을 기다리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 검사결과에는 강박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인지속도 등이 게재돼 있는데, 해당 아이는 불안과 우울 증세는 약하지만 주의집중 문제와 규칙위반 등의 수치는 높게 나왔다. 김진희 복지사는 “아이들의 정신적인 이상 징후는 부모님의 꾸준한 관찰과 조기 발견이 중요 합니다. 빨리 발견하면 치료 과정도 줄일 수 있 있습니다. 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거의 뛰다시피 노는 아이들, 원하는 물건 사주지 않는다고 매장 바닥에 드러눕는 아이들 등 의 과잉행동을 ‘우리 아이는 개성이 너무 강해, 혹은 활발해’하며 지나치는 경우가 있는데,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사회성 적응 프로그램도 운용
흔히 아동·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정신 이상 증후는 혼자서만 노는 전반적 발달장애(자폐), 산만한 개구쟁이에게 많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반항/품행 장애와 우울증 이라고 한다. 센터에서 1년에 검사를 받는 아동· 청소년는 대략 450여명. 학교 등의 집단검사에서 2차 검진을 받은 아이 외, 개별적으로 검사를 받은 아이가 포함 대상이다. 센터는 효과적인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관리를 위해 지역사회 복지관과 고려대 산학 협력단, 기타 청소년 관련기관과 연계해 정신건강 증진사업과 사회적응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경우 관내 유관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센터의 아동· 청소년 정신건강 사업팀의 이재은 팀장은 “몸의 건강은 신체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사회적인 건강을 말합니다. 이 세 가지는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지요. 몸이 아프면 병원을 가듯, 정신과 마음이 아프면 치료하는 것은 당연 합니다. 편견과 부담 없이 센터를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한다.
센터에서는 정밀한 치료가 요구되는 대상자에게 차수별 8~10회의 미술, 음악, 연극치료 등의 사회성 증진 프로그램을 운용하기도 한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상담 받을 수 있으며, 매월 셋째 주 화요일에 있는 전문의와 상담은 사전 예약을 하면 된다. 센터에서의 상담과 검진은 무료.
문의전화 :안산정신보건센터 -031-411-7573~4
남양숙 리포터 rightnam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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