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 속에 동장군의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번 주에도 영하 10도 안팎의 기온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동장군이 맹위를 떨칠 때면 뜨거운 국물 생각이 절로 난다. 파 송송 썰어놓은 뽀얀 설렁탕 한 사발에 밥 한 그릇 말아 먹으면 마냥 행복해질 것 같다. 그래서 수소문 끝에 제대로 된 설렁탕 한 그릇 맛볼 수 있는 맛집을 찾아 나섰다.
10년 한결같은 맛으로 단골 많은 서초동 맛집
서초동 뱅뱅사거리에서 남부터미널 방향으로 50여 미터 거리에 자리한 ‘참설농탕’은 이름처럼 참으로 진한 설렁탕을 맛볼 수 있는 집이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설렁탕집들도 인근에 식당을 오픈했다가 문 닫기를 여러 번 반복했지만 참설농탕 만큼은 10여 년 동안 이곳에서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며 서초동 맛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식당 입구에는 유명 연예인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의 친필 사인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어 꽤나 알려진 맛집임을 대변해 주고 있다. 24시간 영업하는 이곳은 120석 규모로 특히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야 먹을 수 있을 정도이다. 택시기사, 주변 직장인, 가족 단위 인근 아파트 주민 등 한번 찾은 손님들은 이내 단골이 된다.
무엇보다 10년 된 맛집이면 구석구석에 손때가 많이 묻어날 법한 데 이집은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집처럼 깔끔하고 정리정돈이 잘 돼 있다. 서초 건강식당 100호점이자 자랑스러운 한국음식점으로 지정되기도 한 참설농탕은 6개월에 한 번 고춧가루의 잔류농약 검사를 하고, 주방 역시 보이지 않은 구석구석까지 매일 닦을 정도로 철저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설렁탕은 종합예술이자 과학입니다”
국제 양식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황혜성 궁중요리 전수자에게 전통 한정식을 배우는 등 한식, 양식을 두루 거친 셰프 출신의 참설농탕 조영대 대표는 “설렁탕은 종합예술이자 과학이다”라고 말한다.
“육수와 고기, 파와 사리가 뚝배기 안에서 서로 조화를 이뤄야함은 물론이고, 뚝배기와 함께 상에 오르는 밥과 김치, 석박지 심지어는 보리차 한 잔까지 모자람이 없어야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설렁탕 한 상은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습니다.”
“진하고 뜨거운 육수와 냄새 없이 질기지 않게 삶아 낸 고기는 설렁탕의 핵심이다”라고 말하는 조 대표는 “설렁탕에 들어가는 대파는 흐르는 물에 씻어 잔류농약을 없앤 뒤 물기를 빼 송송 썰어야 하고 사리는 조금씩 자주 만들어 오동통한 식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뉴질랜드에서 자라고 뉴질랜드 더니든의 오타고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기도 한 조 대표는 미생물학 전공 덕분에 음식을 과학적으로 접근하게 됐다고 말한다
“설렁탕을 끊일 때마다 염도계로 나트륨 함량을 측정하고 농도계로 일정한 국물 맛을 유지하며 맛의 표준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조 대표 말에 의하면 “참설농탕의 밥은 주 1회 도정하여 수분이 많고 찰진 햅쌀로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지으며 겉절이는 조금씩 자주 만들어 물이 고이지 않게 하고, 석박지는 일정한 식감과 산도, 그리고 탄산미까지 갖추게 한다”고 덧붙인다.
방송 탄 매콤한 소꼬리찜도 인기 메뉴
직접 먹어본 참설농탕은 우유빛 뽀얀 국물이 진하면서 고소하고 감칠맛이 났다. 감칠 맛 때문인지 국물에 다른 것을 첨가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한다는 이 집 설렁탕 맛의 비결은 양지삼겹. 조 대표는 “무쇠가마솥에 사골육수를 12시간 푹 고아내는 것은 일반 설렁탕집과 별반 다를 게 없지만 보다 차별화된 맛을 위해 잘 숙성시킨 양지삼겹을 여섯 시간 고아서 사골 육수에 잘 배합한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설렁탕에 들어 있는 고기도 스테이크처럼 두껍고 질기지 않으면서 부드럽다. 특설렁탕(13,000원)의 경우에는 혼자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고기양이 많다.
참설농탕에는 매일 아침 마장동에서 3~4마리 분량의 고기가 배달된다. 10년 고기를 고른 안목으로 좋은 고기만을 까다롭게 고른 참설렁탕은 냉동고기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냉장육 상태의 고기만을 고집한다.
참설농탕에는 설렁탕(7,000원) 외에 KBS 생생정보통이 인정한 매콤한 소꼬리찜(소, 33,000원)이 인기이며 양지수육을 살얼음 동치미 육수에 말아낸 고기 냉국시(8,000원)도 별미로 추천할 만하다.
위치: 서초구 서초동 1340번지 대명빌딩 103호(서초동 버드나무집 바로 옆)
영업시간: 연중무휴 24시간
주차 : 건물 뒤편 주차 가능
문의 : (02)6471-2488
김지영 리포터 happykyk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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