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네 살 총각, “연극하는 게 제일 행복하다”는 김동원(극단 나비)대표를 만났다. 곧은 예술인으로 불리는 그는 “꼿꼿하고 잘 바뀌지 않는 성격”이라는 표현에 맞춘 듯 눈이 참 맑다. 맑음의 비결이 ‘충․정․의’의 철학에 있음을, 순수 예술인으로서의 무심함이 그 비결임을 엿볼 수 있었다. 새로 시작할 ‘나비공연예술교육센터’를 통한 무료 교육 계획은 그 무심함의 일부다.
“마산에서 연극할 거야!” 약속 지켜 행복해..
김 대표는 마산 수정에서 태어나 부산과 서울에서 공부했다. 방송연예과 소속이면서도 일 년에 서너 편 무대에 오를 만큼 대학시절 연극에 빠져지냈다. 군대 가서는 영화 연극 제작과 함께 열편의 대본도 썼으며, 제대 후 대학로 등에서 활동하다 마산에 내려왔다.
“마산이 좋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산에 살기 때문”이었다. 영화 쪽에서의 콜(call)도 많았지만 “마산에서 연극 하겠다던 약속을 지켰다”며 그래서 더 행복하단다.
1996년 마산 석전동에 ''가야 레퍼토리''라는 이름으로 처음 극단을 연 뒤 양덕, 명서동, 합성동, 석전동으로 옮겨 다녔다. 한서 병원 뒤편에 지금의 나비극장을 개관한 것이 2003년, 개관과 함께 극장도 극단이름도 나비로 정한 예쁜 사연을 들려줬다.
개관을 목전에 둔 어느 가을 보슬비가 내리는 날이었단다. “시골 텃밭에 앉아 담배를 피던 제 눈으로 멋진 광경이 들어왔죠. 꽃술을 좇으며 까불고 노는 나비 두 마리였는데, 홀딱 반해버렸답니다.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어요”라고.
김 대표는 인간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호해 “사람 자체에 대해 보다 깊게 다루고 싶다”고 말한다. 지난 연말의 ‘아버지’나 ‘가시고기’, ‘아버지와 함께 걷는 길’ 등이 그런 심중이 깔린 있는 공연이었다. 그 외 로맨틱 코미디와 서정적 장르에도 관심이 많다.
연극은 행복으로 가는 길.. 충 정 의리는 세상과 소통하는 열쇠
“행복하다. 나만큼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단언하며, 창작의 영감으로 들숨 날숨을 고르는 그는 영락없는 딴따라다.
“연극은 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도구예요. 세상의 행복을 일구는 작업을 연극이라는 임무를 통해 완수한다는 생각이죠”라는데. 열정에 반해 지금껏 무대에 올린 작품 수가 몇 편인지 모른다. 지금여기 현재에 충실한 자유 영혼으로, “나서는 것 드러나는 것에 도통 관심이 없다”는 거다.
자기 분야에 몰두하는 사람이 좋고 연극만 열심히 하고 싶다며, “연극 외의 것에 물들게 될까봐 몸을 사릴 정도”라고도 한다. 그래서 연극 외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다른 사람의 형태를 만들어 내며 필요한 이웃에게 삶 자체로 연극이 도구가 되고 싶다”고 소망하는 그의 전(前)행동의 결정적 열쇠는 충성 정의 의리. 그 철학으로 “갈등을 풀고 세상과 소통하며 건강한 사회성의 밸런스를 유지한다.”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작업 과정을 즐기며 “연극은 늘 새롭게 배우며 ‘그래 이 맛이야!’라는 즐거움과 몰입, 짜릿함의 작업”이라고 강조한다.
연출, 무대감독, 극작 등과 함께 때로 교육 초빙에 응하기도 하지만 거의 나비에만 집중하는 그는 인간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일을 배우라고 생각한다. “역할은 스텝이지만 연기를 가장 좋아해요“라며 “자기 통제 자기억제 내면 등의 요소들이 조화로워야 연기가 나오죠. 내․외면적 요소와 영혼의 공유가 이뤄지는 게 배우의 역할이고 영역인 것 같아요”라고. 그는 또 영감의 원천은 음악에 있다고 여기며, 음악에 빠져 가수가 되고 싶었을 만큼 소리에 민감하고 소리를 좋아한다. “연극에서도 음악적 흐름을 보며 리듬과 템포 등, 배우와 관객들 사이에 존재하는 음악적 흐름을 느낀다”고 한다.
‘나비공연예술교육센터’통해 무료 교육 계획
김 대표는 3월안에 교육 전담 ‘나비공연예술교육센터’를 무료로 오픈할 계획이다.
“아트홀이나 단체 별 문화아카데미 등의 시민 강좌가 있지만, 공연 예술 쪽으로 응집된 것이 없기 때문”이란다. 교육에는 대학이나 유학 가기 전 단계 정도 수준으로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무대감독, 연출, 조명, 음향, 극작, 소품 등 공연 세부 분야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전문 무대제작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다.
극단 나비는 우리 지역에서 대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공연으로 오랫동안 함께하고 있는 젊은 공연예술집단이다. 단원은 핵심 멤버 4~5명과 함께 20명 정도, 남녀노소 누구나 극단 멤버가 될 수 있다. 48평에 86석 규모의 극장 나비(한서 병원 뒷골목)는 원하면 대여도 가능하다.
문의 : 275-0618 / 010-6248-0618
윤영희 리포터 ffdd77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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