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탐방-온고을여성축구단

주부가 축구하면 안 되나요?

한바탕 뛰고 나면 스트레스 풀려

지역내일 2011-12-23

“언니, 공 간다. 잡아, 패스 패스”
일요일 아침 7시,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축구연습이 한창이다. 유니폼을 입고 축구화까지 신은 주부들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팀 내 맏언니인 강희(49) 씨는 나이를 잊은 듯 몸을 날리는 슛팅 감각이 일품이다. 능숙한 발놀림으로 수비를 뚫고 전진하는 모습이 어설퍼 보이지 않았다. 



팀워크를 자랑하는 온고을여성축구단은 회원들 서로가 격려를 해가며 매주 일요일 축구게임을 즐기고 있다. 주부의 관심 운동이 아니었던 축구가 월드컵으로 이제는 주부들 사이에서 건강을 지키는 운동으로 선택되고 있다.
남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잘 느끼고, 스트레스 상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여성들에게 축구는 활력이 넘치는 운동이다. 운동장을 마음껏 뛰고 나면 쌓였던 스트레스가 풀리면서 기분까지 상쾌해지기 때문.


몸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일석이조’ 효과
온고을여성축구단은 20대에서 50대까지 대부분 주부들로 구성되어 있다. 강희 회장은 “우연히 축구를 시작했다가 지금은 건강과 함께 자신감까지 얻으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게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 남편들 반응은 ‘거친 축구를 여자들이 어떻게 하느냐’며 적잖은 걱정도 했었다. 그러나 축구가 건강에 좋고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등 가정 화목에까지 도움이 되자 대부분 남편들이 적극적으로 변해 아내가 운동할 때면 맡아 놓고 아이들을 봐준다고 자랑한다. 무엇보다 축구를 하면서 남편과 공감대가 형성되다 보니 자연스레 이야기가 잘 통하게 됐다.
여성축구는 주부들끼리 취미삼아 하는 운동이라서 부상은 적은 편이다. 여성축구단에 가입하면 체계적으로 체력을 키울 수 있다. 축구라고 해서 무작정 달리는 게 아니라 처음에는 기초체력을 기르는 운동부터 시작한다. 기초체력이 좋아지면 몸을 유연하게 하는 스트레칭과 스탭 등 기본기부터 시작해야 공을 찰 때 무리가 되지 않는다.
임미림 회원은 “축구는 혼자만의 운동이 아니라 서로 협조해 가야하는 운동이라서 성격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여성전용축구장 생기는 게 가장 큰 바람
가장 큰 어려움은 연습을 할 만한 운동장이 없어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만 한다는 것이다. 여성축구단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이다보니 남성축구단이 오면 운동장을 내줘야 하거나 축구장예약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온고을여성축구단의 가장 큰 바람은 타 지역처럼 여성전용운동장이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고 입을 모은다. 박지선 코치는 “회원들 중에는 직장을 다니는 주부로 정말 바쁘게 사는 맹렬여성들”이라면서 “축구매력에 미친 여성들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축구는 자신에 맞는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습경기를 통해 개개인의 체력과 스피드를 분석하여 포지션을 배정하고 있다. 온고을여성축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워크다. 개인 기량도 중요하지만 회원간 화합해가는 팀워크로 경기력을 높이고 있다.


많은 회원 확보로 내년 우승 목표 세워
도내 여성축구단은 4~5개 팀 정도이다. 그 중 온고을여성축구단은 5년째 활발하게 활동을 해오고 있다. 온고을여성축구단 회원 수는 20여 명으로 불혹을 넘긴 40대가 주축을 이룬다.
서울과 경기도 지역에는 실제로 젊어서 축구를 하던 선수들이 여성축구단에 가입해 전력을 과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지방에는 주부들이 취미로 시작하는 경우라 전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투지는 강하다.
박지선 코치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데 준우승을 한 걸 보면 선수들 의지와 투지가 강하다”며 “전주시내 많은 주부들이 축구를 통해 건강해지는 것이 바람”이다고 말했다.
올해 온고을여성축구단은 전북생활체육 여성축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새해에는 여성축구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당면 목표다. 이를 위해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일주일에 한차례씩 맹훈련중이다. 앞으로 목표를 향한 그녀들의 힘찬 활약을 기대해본다.
회원문의 : 010-5627-0307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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