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제목 : 신년인터뷰- 최문순 강원도지사 인터뷰

“철원·동해안에 평화공단 추진”

“인천~평창 고속철 82분 노선은 돼야”

지역내일 2012-01-11


삼척
원전유치 반대알펜시아 전략 수정


 


올해는 남북경제 교류에 역점을 계획입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지난해 재보궐선거 이후 취임 8개월을 맞았다.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보다 묵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는 평가처럼 강원도는 알펜시아 골프장 의료원 폐광·접경지역 등 현안이 산적하다. 그나마 동계올림픽이 유치되고 일부 사업의 숨통이 트이면서 이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최 지사에게 남북문제는 강원도 경제와 직결돼 있다. 금강산 가는 길이 막히면서 인근 경제권은 폐허가 됐다. 그는 “평화공단 등 남북경제 교류를 위한 공청회를 1월 중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올해 목표 중 하나다. 이미 고속철도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만만치 않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최 지사는 지난해 강원도가 얻은 가장 큰 성과를 ‘자신감’이라고 했다. 그는 “올림픽을 유치하고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모두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강원도민의 몸부림”이라며 “지난해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해는 앞으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재보궐선거 이후 8개월 도정을 책임졌다. 평가를 내려달라.


8개월이 지났는데 8년이 같다. 최근 지역언론 여론조사를 보면 70% 정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던데 아무래도 초기인 만큼 기대를 담은 것으로 본다.


지난해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보다 도정을 안정시키고 묵은 문제를 풀어야 했다. 알펜시아 의료원 골프장 폐광지역 접경지역 등 현안이 산적하다.


그나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올림픽 특별법이 제정됐고 4조원대의 국비를 확보했다. 도민들의 소득과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레고랜드나 국회 고성연수원, 철원 개발촉진지구 등도 마무리 단계라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


 


-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 재정을 가장 압박하는 사업이다. 대책은 있는가.


올림픽 유치 이후 풀리는 듯 했지만 유럽발 경제위기가 시작되면서 일체 상담이 중단된 상태다. 현재 분양률이 23%에 불과하다.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전략을 바꿔 단칼에 모든 것을 해결하기 보다는 세밀하게 접근할 예정이다.


현재 알펜시아는 경기장 시설, 호텔과 리조트, 고급빌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고급빌라가 분양이 안돼 문제가 되고 있다. 우선 올림픽경기장 시설을 강원도가 선투자한 것으로 보고 국가에 1500억원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것만이라도 해결되면 숨을 고를 수 있다.


 


- 최근 인천공항에서 평창까지 달리는 고속철 건설이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에서 평창을 잇는 고속철 건설에 대해 국토해양부안은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안이다. 인천공항에서 기존노선을 활용, 4700억원 건설비에 102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약속한 노선이 68분이었다. 정부가 나서서 호언장담을 해놓고 유치되고 나니까 돈이 적게 드는 노선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수서를 거쳐 원주, 평창, 강릉으로 이어지는 82분 노선이 맞다고 본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 세계에 약속해놓고 이렇게 할 수는 없다.


 


- 올해 도정의 방향와 목표를 말해 달라.


올해는 남북경제 교류에 최대 역점을 둘 계획이다.


강원도는 유일한 분단도다. 평화가 깨지면 강원도 경제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당장 김정일 위원장 조문기간에는 군부대 외출도 면회도 안된다. 금강산 관광이 3년 중단되면서 인근은 폐허가 됐다. 정치나 이념의 문제가 아닌 생존권의 문제다.


철원과 동해안에 평화공단을 준비하고 있다. 북한 주민이 출퇴근하기 위해선 교통이나 법적인 복잡한 문제가 남아있다. 우선 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1월 중 개최하고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올림픽을 유치하고 남북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모두 폐쇄와 고립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앞장서 자신감 있게 활로를 뚫겠다.


 


- 남북문제는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하는 아닌가.


김정일 위원장 조문이 좋은 기회였다. 한꺼번에 남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조전이라고 보내려고 했는데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잘못하면 이 정권 끝날 때까지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 문제를 총선이나 대선주자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할 생각이다.


 


- 공약으로 소득 2배를 제안했는데 올해 강원도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7%인데 강원도는 2%다. 격차가 자꾸 벌어지고 있어 독자적으로 경제성장률을 3.2%로 잡았다.


우선 올림픽 투자가 시작된다. 두 번째는 기업들이 이쪽으로 옮겨오고 있다. 춘천 홍천 원주 등에 기업이 오면서 인구가 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북관계가 풀린다면 금강산 관광 등이 활성화되면서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본다.


 


- 공무원 조직 개편 방향에 듣고 싶다.


기본적으로 탈권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공무원 조직은 수직적인 질서로 운영돼 왔다. 일선에 있는 공무원들이 창의적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려고 한다. 문화방송 사장 시절 조직표를 뒤집어 놓은 적이 있다. 강원도 조직표도 뒤집으려고 한다. 그림만 뒤집는 게 아니라 문화를 바꿀 참이다. 마음을 맞추면서 조직을 만들어가고 있다.


 


- 교육과 문화, 복지에 중심을 두겠다고 밝히고 있는데.


복지는 생존전략이다. 경제위기가 일어나지 않은 곳이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대표적인 복지국가들이다. 이탈리아나 그리스는 복지도 제대로 안 돼 있고 정치도 엉망인 곳이다.


일부에서 계속 복지 때문에 망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다. 제대로 복지를 하는 곳은 성장률도 높고 위기에도 강하다.


최근 강원도립대 수업료 30%를 인하했고 무상급식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이 오고자 하는 곳은 교육과 문화, 복지가 잘 돼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사람들이 몰려온다. 교육과 문화가 해결돼야 사람도 기업도 온다.


 


- 강원도에 산재해 있는 골프장 문제도 골칫거리다. 지금도 도청 앞에서 주민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골프장은 2008년 규제완화 이후 강원도만 30여개가 한꺼번에 추진됐다.


현재 대부분 허가가 완료되거나 거의 완료된 상황이다. 3~4년 전 이미 허가가 됐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승복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다. 허가를 취소하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소송에 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주민들도 보상받기 힘들어진다. 민간협의회를 만들어 인내심을 갖고 지혜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더 이상 골프장은 짓지 않겠다.


 


- 삼척 원전 유치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선거과정부터 원전유치는 반대다. 이미 원전이 있는 다른 곳을 보면 주민들은 여전히 어렵고 떠나고 있다.


강원도는 청정이 생명이다. 워낙 살기가 힘드니까 찬성하는 분들도 있다. 삼척 영월 태백 인구가 줄면서 지역경제가 침체돼 있다. 하지만 삼척에 원전이 들어오면 득보다는 실이 많다.


한남진·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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